[스포츠투데이 오대진 기자]류현진(27·LA 다저스)의 팀 동료이자 현역 최고의 투수인 클레이튼 커쇼(26)가 전설에 도전한다. 25세 시즌까지 두 번(2011·2013시즌)의 사이영상을 수상한 그는 올 시즌에도 사이영상에 도전, 사이영상 3회 수상자 가운데 역대 최연소 선수 등극을 노리고 있다.
커쇼는 사이영상과 더불어 최우수선수(MVP)에도 도전한다. 현재 내셔널리그 타자 중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는 선수가 없는 가운데 커쇼가 사이영상에 MVP까지 수상한다면 1968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밥 깁슨 이후 46년 만에 내셔널리그 투수 MVP에 오르게 된다.
아메리칸리그에서는 지난 2011시즌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의 저스틴 벌렌더가 투수 MVP를 차지했다. 이에 앞서 1986시즌 보스턴 레드삭스의 로저 클레멘스와 1992시즌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데니스 애커슬리가 투수 MVP의 영예를 안았다.
커쇼는 11일(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밀러 파크에서 열린 2014 메이저리그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8이닝 6피안타 2볼넷 6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다저스의 5-1 승리를 이끈 커쇼는 시즌 14승(2패)째를 거뒀다.
이날 14승을 기록한 커쇼는 윌리 페랄타(밀워키), 애덤 웨인라이트(세인트루이스)와 함께 내셔널리그 다승 공동 선두에 올랐다. 평균자책점 또한 종전 1.82에서 1.78로 낮추며 양 리그를 통틀어 1위 자리를 지켰다.
또한 지난 6월3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부터 이날 경기까지 13경기에서 11승 무패를 기록하며 다저스 투수로는 1985년 오렐 허샤이저 이후 29년 만에 처음으로 개인 11연승을 달성했다.
11일까지 커쇼가 보여준 모습은 '역대급'이다. 올 시즌 총 19차례 선발등판에 나선 커쇼는 14승2패·평균자책점1.78·탈삼진163개·136.1이닝·피안타율2할1리·이닝당출루허용률(WHIP)0.86·완투5회·완봉2회를 기록 중이다.
내셔널리그에서의 순위를 살펴보면 커쇼의 압도적인 면모를 더 느낄 수 있다. 다승 공동 1위·평균자책점 1위·탈삼진 4위·피안타율 2위·WHIP 1위·완투 1위·완봉 공동 2위 등 투수 전 지표에서 리그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신시내티 레즈의 자니 쿠에토(14승6패 평균자책점 2.05 탈삼진 181개)와 세인트루이스의 아담 웨인라이트(14승6패 평균자책점 2.28 탈삼진 134개)가 커쇼와 사이영상 레이스를 벌이고 있지만 커쇼의 기록이 워낙 압도적이다.
MVP 후보로 거론되는 타자들 또한 커쇼보다 압도적이지 못하다. 콜로라도 로키스의 트로이 툴로위츠키(타율 3할4푼 21홈런 52타점)와 마이애미 말린스의 지안카를로 스탠튼(타율 2할9푼 29홈런 79타점)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지만 팀의 성적이 좋지 못하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팀의 선수가 MVP를 수상하는 경우는 드물다.
이 외에도 다저스의 야시엘 푸이그(타율 3할1푼1리 13홈런 55타점)와 지난 시즌 MVP 수상자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앤드류 매커친(타율 3할1푼1리 17홈런 67타점)이 있지만 MVP를 수상하기엔 부족한 성적이다.
현재까지 커쇼의 성적과 내셔널리그의 판도를 살펴보면 커쇼의 개인통산 세 번째 사이영상 수상과 첫 번째 MVP 수상은 눈앞에 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커쇼의 역대급 시즌은 팀 동료 류현진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실제로 류현진은 인터뷰에서 커쇼의 슬라이더를 언급했고, 최근 경기에서는 이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던지고 있다. 최근 매팅리 감독 또한 "류현진이 커쇼로부터 새 슬라이더 그립과 팔 각도 등을 따라했는데 이 슬라이더가 류현진 무기가 됐다"고 호평했다.
류현진은 이에 힘입어 올 시즌 13승5패 평균자책점 3.21 탈삼진 115개를 기록, 메이저리그에서도 정상급 투수로 인정받고 있다. 류현진의 이 같은 페이스라면 왕첸밍(당시 뉴욕 양키스)의 동양인 최다승(2006, 2007시즌 19승)은 꿈이 아니다.
커쇼가 다저스의 '특급' 선발진을 이끌며 리그를 쥐락펴락하고 있다. '푸른피의 에이스' 커쇼가 남은 시즌 동안에도 압도적인 구위를 유지하며 개인 통산 세 번째 사이영상과 내셔널리그에서 46년 만에 투수 MVP의 영예를 안을 수 있을지 야구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오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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