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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민·유동근 대상, 손색없는 공동수상 [KBS연기대상]
작성 : 2019년 01월 01일(화) 09:13

2018KBS연기대상 김명민 유동근 / 사진=스포츠투데이DB 및 KBS 제공

[스포츠투데이 이호영 기자] 배우 김명민과 유동근이 나란히 박수받았다. 'KBS연기대상' 공동수상, 나무랄 데 없는 한 수였다.

지난해 12월 31일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2018 KBS 연기대상'이 개최됐다. 한 해 동안 드라마국을 빛낸 연기자들과 제작진이 한 자리에 모인 가운데, 전현무와 유이 MC체제로 진행됐다.

KBS는 사전에 대상 후보를 따로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그간의 성적과 대중의 호응에 빗대어 주말드라마 '같이 살래요' 유동근 장미희, '하나뿐인 내편' 최수종, 월화드라마 '우리가 만난 기적' 김명민, 수목드라마 '슈츠' 장동건 등이 대상 후보로 좁혀져 점쳐지던 상황이었다.

결과는 김명민과 유동근의 대상 공동수상이었다. 공동 수상은 때때로 공정성 시비를 불러일으키기 마련이다. 애매한 성적 탓에 방송사에서 상을 남발하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KBS의 경우 가장 큰 영예를 둘로 쪼개 나눈 것이 아니었다. 받을만한 이들이 한 해 둘씩이나 활약했으며, 겹경사가 일어난 것뿐. 두 사람 모두 충분히 박수받았고, 지켜봐 온 시청자 역시 수긍했다.

2018KBS연기대상 김명민 / 사진=KBS2 방송화면 캡처


김명민은 "자격도 없는 저를 이 자리에 설 수 있게 해 줘 감사하다"며 겸손을 표했다. 이어 "남보다 잘나지 못해서, 가진 재능이 부족해서 항상 노력할 수 있도록 해주셨다"며 "한때 모든 걸 포기하고 떠나려 할 때 제2의 연기 인생을 살게 해 준 곳이 바로 이 곳"이라고 KBS 드라마국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그는 "13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부족하지만 이런 영광스러운 자리에 설 수 있도록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배우가 어떤 역이 주어지느냐, 어떤 역할을 연기하느냐는 배우에게 큰 기회고 행운이라 생각한다. 기회를 주시고 맡겨주신 제작진에 감사하다"며 "언젠가는 잊혀질 것이다. 잊혀지는 그 순간까지, 창조 작업을 열심히 하겠다. 나 자신을 위해 연기하지 않는 배우가 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명민은 2005년 '불멸의 이순신'에 이어 13년 만에 'KBS 연기대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은 것이다. 그가 활약한 '우리가 만난 기적'은 전작 '라디오 로맨스'의 3%(닐슨코리아 전국기준) 시청률 기근을 단박에 두 자릿수로 끌어올린 작품이었다. 최고 13.1%를 기록했으며, 동시간 1위를 거머쥐었다. 이후 후속작들이 다시금 기근에 빠져 '우리가 만난 기적'의 활약은 더욱 도드라졌다. 기근에 빠진 KBS드라마국 평일 미니시리즈 중 유일무이한 효자 작품이었던 셈이다.

연기도 손색없었다. 영혼이 뒤바뀌는 극의 특성상 김명민은 냉철하고 이기적인 남자 송현철A와 순박한 송현철B(고창석)의 영혼이 빙의된 송현철A를 연기했다. 김명민은 아내를 향한 사랑과, 아빠로서의 애틋한 부성애, 더 나은 어른으로서의 성장을 스펙트럼 넓게 아울러 찬사 받았다.

2018KBS연기대상 유동근 / 사진=KBS2 방송화면 캡처


유동근도 마찬가지의 자격을 지닌 후보였다. 그는 수상 직후 울먹이며 "'같이 살래요'는 장미희 씨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는데 제가 뭐 한 게 있다고"라며 "나이가 많아서인지 모르지만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겸손하게 운을 뗐다. 유동근은 장미희와 함께 현장에서 노력했던 점을 언급하며 말을 잇지 못했다. 60대의 로맨스를 살리고 싶어 노력한 모든 이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그는 소신 있는 호소의 말도 더했다. 유동근은 "다만 황금돼지의 해를 맞아 올해에는 대하드라마가 제발 부활했으면 좋겠다. 전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멋진 연기도 좋았지만 그 드라마로 의병이라는 단어를 배웠다"며 타 방송국 작품을 언급했다. 이어 "시청자분들이 열기와 열정과 성원을 보내주시면 대하드라마가 반드시 부활할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도와달라. 살려달라"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유동근은 지난 1997년, 2002년, 2014년에 이어 4년 만에 4번째 'KBS 연기대상' 수상이었다. 그가 활약한 '같이 살래요'는 고전을 면치 못하는 KBS드라마국의 자존심이라 할 수 있는 주말드라마였다. 특히 '2017 KBS 연기대상'에서 '아버지가 이상해' 김영철과 '황금빛 내 인생' 천호진에게 공동대상이 돌아갈 정도로 혁혁한 공을 세운 자리였기에, 명맥을 이어거야만 한다는 부담도 상당했다. 결국 '같이 살래요'는 최고 시청률 36.9%란 걸출한 성적을 냈고, 그 축에는 유동근이 있었다.

유동근은 부인과 사별 후 홀로 4남매를 키워낸 아버지이자 수제화 장인 박효섭 역을 맡아 열연했다. 그의 수상 소감대로 첫사랑 이미연(장미희)와 60대 중년 로맨스를 펼쳤고, 큰 사랑을 받았다. 자식과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서 몸 다 바치는 수더분한 아버지, 우직하지만 때로는 더 못해준 죄책감에 눈물짓는 부성애 연기였다. 이러한 유동근의 아버지 캐릭터 해석은 보는 이들의 심금을 울렸다.

이렇듯 김명민과 유동근의 공동수상은 수치로 보나, 연기력으로 보나 받을만한 이들에게 돌아간 마침맞은 수상이었다.

[스포츠투데이 이호영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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