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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토' 빅토르 최 넘어 '청춘'에 바치는 음악 영화 [무비뷰]
작성 : 2018년 01월 03일(수) 10:05

레토 스틸 / 사진=엣나인필름 제공

[스포츠투데이 이소연 기자] 영화 '레토'는 러시아의 전설적 인물인 빅토르 최를 통해 자유롭기에 찬란한 청춘을 노래했다.

영화 '레토'(감독 키릴 세레브렌니코프)는 실화를 담아서 더 생생하게 다가오는 음악 영화다. 러시아 국민들이 사랑하는 록 뮤지션 빅토르 최의 젊은시절을 담아냈다.

레토 포스터 / 사진=엣나인필름 제공


1990년 교통사고로 28세의 나이에 사망한 빅토르 최. 한국계 러시아인인 그는 단순히 음악적 재능 발휘를 넘어 부조리함에 저항하거나 반전의 메시지가 담긴 노래를 불러 자유를 갈망했던 소련의 젊은이들을 뜨겁게 했다. 영화 '레토'는 뮤지션 빅토르 최의 천재성을 조명하기 보다는 그와 동료 음악인들의 젊은 시절을 담아내며 청춘들의 자유로운 저항 정신을 담아낸다.

극은 1981년 러시아 레닌그라드를 배경으로 빅토르 최가 본격적으로 유명해지기 전 있었던 일이 전개된다. 미소냉전시대에 록음악은 미국적인 것이라 여겨져 소련 정부가 탐탁지 않아한 장르다. 하지만 저항의 상징인 록음악은 젊은이에게는 희망의 문화이기도 했다.

자유를 통제했던 러시아의 암울한 역사를 배경으로 하는 이 영화는 한국 관객들에게 다소 이국적으로 다가올 수 있지만 어느 나라나 어둠의 시절은 있을 터. 영화는 만국인의 공통인 '자유에 대한 욕구'를 담아내며 공감대를 형성한다.

영화 초반 바닷가에 음악인들이 모여 나체로 자유를 만끽하는 신인 매우 파격적이면서도 에너제틱하다. 이따금 등장하는 빅토르 최의 히트곡과 1980년대 뮤직비디오를 보는 듯한 감각적인 연출기법도 개성이 넘친다.

음악 영화로서 빅토르 최의 당대 음악을 듣는 재미도 있다. 당대의 음악이 등장인물의 심리와 함께 어우러지는 장면은 매우 절묘하고 아름답다.

내용적인 면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무명이었던 빅토르 최와 당대 최고의 록스타 마이크, 마이크의 아내 나타샤의 삼각관계다. 빅토르 최와 마이크는 서로 존중하는 음악적 동지다. 하지만 빅토르 최와 나타샤가 서로에게 끌리면서 미묘한 갈등이 시작된다.

레토 출연 배우 유태오, 이리나 스타르셴바움 스틸 / 사진=엣나인필름 제공



보통의 삼각관계라면 소유욕과 질투욕에 불타 갈등이 폭발할 터. 그러나 이들은 그렇지 않다. 세 사람 모두 자신들이 삼각관계에 빠졌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누구 하나 상대방에게 자신만을 볼 것을 강제하지 않는다. 이들은 상대방의 '선택권'을 존중하면서도 제각각 '의리'를 저버리지 않는다. 사랑의 라이벌과도 굳이 경쟁하려 하지 않고 음악적 동반자의 관계를 이어가려 한다. 보통 사람들의 사랑 방정식과는 다르지만 낭만적이다.

이들의 사랑 방정식처럼 영화 '레토'는 어디로 튈지 모르게 자유로우면서도 나름대로 자신들의 인간적인 룰을 지키는 이들의 청춘을 보여준다. '자유'가 마냥 위험한 것이 아니라고 말하는 듯 한 이 영화는 흑백 화면으로 인생의 단 한번뿐인 청춘을 회상하듯 스크린에 달콤하고 씁쓸하게 구현했다. 1월 3일 개봉.



[스포츠투데이 이소연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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