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문수연 기자] '계룡선녀전'이 해피엔딩 속에 막을 내렸지만 원작을 살리지 못한 연출과 저조한 성적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26일 종영한 tvN 월화드라마 '계룡선녀전(극본 유경선·연출 김윤철)'은 699년 동안 계룡산에서 나무꾼의 환생을 기다리며 바리스타가 된 선녀 선옥남(문채원)이 두 남자 정이현(윤현민)과 김금(서지훈)을 우연히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로 동명의 웹툰이 원작이다.
원작이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만큼 드라마화 소식에 기대가 모이기도 했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컸다. 판타지적인 요소가 많은 작품이기에 이를 얼마나 구현해낼 수 있을까에 대한 의구심이 일었던 게 사실. 기대 반 걱정 반 속 베일을 벗은 '계룡선녀전'은 아쉽게도 우려를 걷어내지 못했다. 제작진은 절반 분량 이상의 촬영을 이미 마쳤다며 자신감을 드러냈으나 작품은 사전제작이라는 호언이 무색할 만큼 어설픈 CG로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699년 동안 한 남자만을 기다린 선녀의 사랑'이라는 풋풋한 스토리와 문채원, 고두심이 2인 1역으로 함께 그려낸 순수한 선옥남 캐릭터, 주인공들의 풀리지 않은 전생 이야기가 궁금증을 자아내며 시청자를 끌어모으기도 했다. 여기에 구구단 강미나는 시도때도 없이 동물로 변하고 감정 변화가 심했던 어려운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해내며 연기 도전을 성공적으로 마쳤고, 첫 주연에 나선 서지훈도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러나 극이 진행될수록 '진짜 남편 찾기'에만 초점에 맞춰지는 지루한 전개와 무너지는 캐릭터는 배우들의 노력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특히 윤현민이 맡은 정이현은 코믹적인 모습만 부각되고 주연이라고 하기에 심각하게 적은 분량으로 아쉬움을 자아냈고, 친구 이함숙(전수진)과의 러브라인도 뜬금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무엇보다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후반 작업이었다. 초반부터 지적을 받은 CG는 조악한 만듦새로 시청자의 눈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여기에 의도를 알 수 없는 어두운 화면 보정은 혹평만을 자아냈다.
이처럼 연출이 마지막까지 갈피를 못 잡고 헤매면서 원작의 명성과 배우들의 열연만 아쉬운 꼴이 됐다. '계룡선녀전'은 올해의 tvN 마지막 월화극이었지만 결국 아쉬움 속에 막을 내리고 말았다.
문수연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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