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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이시영표 액션으로 제2의 '아저씨' 될 수 있을까 [종합]
작성 : 2018년 12월 20일(목) 15:46

'언니' 이준혁 이시영 박세완 / 사진=티브이데일리 DB

[스포츠투데이 추승현 기자] 영화 '언니'가 이시영표 '아저씨'가 될 수 있을까.

20일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언니'(감독 임경택·제작 필름에이픽처스) 언론시사회가 개최됐다. 이날 행사에는 배우 이시영, 박세완, 이준혁, 임경택 감독이 참석했다.

'언니'는 사라진 동생 은혜(박세완)의 흔적을 찾아갈수록 점점 폭발하는 전직 경호원 인애(이시영)의 복수를 그린 이야기다.

'언니'는 복싱 국가대표로 활약하기도 했던 이시영의 첫 번째 액션 영화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임경택 감독은 "영화를 보셔서 아시겠지만 시나리오를 보고 이시영 씨가 최적화된 배우라고 생각했다. 시영 씨도 이 시나리오를 무척 좋아해줘서 무난한 캐스팅 작업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시영은 영화 '아저씨'와 '테이큰'이 연상될 정도로 영화 속에서 펀치 액션부터 하이힐을 신고 펼치는 목 감아 돌려치기 기술, 카 체이싱 액션까지 차례대로 선보이며 특공 무술까지 가능한 실력 좋은 전직 경호원 인애를 완벽하게 그려냈다. 특히 그는 영화 속 대부분의 장면들을 대역 없이 직접 촬영했다고 밝혀 놀라움을 자아냈다.

'언니' 이시영 / 사진=티브이데일리 DB


이시영은 "처음에 시나리오를 받고 감독님과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눴는데 액션을 어떻게 찍고, 어떤 생각을 가진 건지가 중요했다"며 "화려한 카메라 앵글이나 빠른 컷들로 찍을 수 있지만 감독님들이 원하는 건 좀 더 리얼한 액션을 풀샷에서 그리는 것이었다. 그래서 제게 혹시 대역 없이 해줄 수 있는지 물어보셨다. 연기하면서 대역 분이 도와주는 게 훨씬 더 액션이 자연스럽고 강하고 멋있게 보이긴 한다. 그런 부분에서 걱정이 있었다. 그래서 오히려 제가 감독님께 '제가 소화 못하는 부분은 대역이 해줄 수 있는데 제가 해도 괜찮냐'고 물어봤다. 그러면서 제가 하기로 결정했다. 제가 액션의 큰 호흡을 끌고 가는 게 부담이 됐다. 다행히 결과물로 찾아뵐 수 있는 것 자체가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박세완은 장애를 갖고 있는 여학생 은혜 역을 맡았다. 은혜는 극 중에서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성폭행 사건들에 휘말리게 된다. 박세완은 "은혜는 마음에 상처가 많은 친구다. 처음에 대본을 받고 제가 정말 잘 표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감독님과 매 신마다 굉장히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저와 감독님의 초점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저는 무엇보다도 은혜의 뿌리가 언니에 대한 사랑이라고 생각하면서 감정 연기를 했다"며 "배우로서 도전해보고 싶고 잘 표현해보고 싶었다. 연기하는데 감정적인 신들이 많아서 힘들었다. 연기를 하면서 실제 상황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걸 많이 느꼈다"고 털어놨다.

이준혁은 '언니'에서 선과 악의 경계를 오가는 야누스 같은 매력을 가진 정우로 분했다. 이준혁은 '언니'에서 자신의 분량이 적은 것에에 대해 "시나리오에서는 신이 더 있었다. 하지만 시나리오 상 인애와 은혜가 초점 돼 있었기 때문에 영화상에서 줄인 것 같다. 개인적으로 더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역할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본인이 선택할 수 없는 소속 집단이 있지 않나. 그런데 정우는 명령대로만 행동하다가 자신의 안에서는 어느 정도 선이 있지 않았나 싶다. 자신의 삶을, 조직을 완전히 바꿀 수는 없는 능력이 부족한 캐릭터였다. 그래서 영화 속에서 판타지를 주는 인애에게 뭔가를 걸어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언니' 임경택 감독 / 사진=티브이데일리 DB


'언니'는 처음부터 끝까지 이시영표 액션으로 가득 찰 만큼 볼거리가 다양하다. 그러면서도 극의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미성년자 성폭행'이라는 소재는 관객들에게 다소 불편을 야기할 수도 있다. 이에 임 감독은 '언니'에서 미성년자 성폭행 소재를 다룬 이유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한 동네에서 정신 지체가 있는 여학생을 동네 성인 대부분이 성폭행한 일이 있었다.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했다"며 "영화를 보면 여성이 압박받고 피해자로 보이는 현장들이 불편하게 보일 거다. 5년 전에 이 영화가 나왔으면 이런 이야기를 거의 안 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이제 불편하게 느껴지지 않나. 이런 불편함이 사회를 바꿔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영화 속에서는 더 강하게 보여줄 수도 있었지만 일부러 최소한의 부분만 놓았다. 표현방식 자체는 유연하게 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또 임 감독은 이시영이 과격한 액션을 펼치는데도 불구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불편한 빨간색 드레스와 하이힐을 신은 이유도 설명했다. 그는 "여기서 보이는 여성성은 초반과 후반이 다르게 표현된다. 초반에는 기존에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왜곡돼있는 여성성이 표현된다. 맨 처음에 여주인공이 로우 앵글에서 짧은 치마가 부각된다. 기존의 잘못된 남성이 바라보는 여성성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그것이 극복되고 잘못된 남성상이 전환되는 것을 보여주려고 했다. 중후반으로 넘어갈 때 붉은색의 표현이 '강함' '깨트림' '저항'으로 비춰지길 원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시영은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해서 일련의 일들을 찾아봤었다. 현실에서 공권력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사실은 누구도 처벌받지 않고 피해자만 남게 되더라. 이런 걸 분노하면서 응징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관객분들도 감정의 큰 덩어리를 가지고 봐주시면 깊게 생각해주실 수 있을 것 같다"고 당부했다.

'언니'는 2019년 1월 1일 개봉한다.




추승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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