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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휩쓴 고발 운동, 끝없는 '미투'·책임감의 '빚투' [스투연말결산]
작성 : 2018년 12월 20일(목) 00:28
[스포츠투데이 김샛별 기자] 2018년 연예계는 '미투'에 이어 '빚투'까지 계속된 고발 운동으로 떠들썩했다.

상반기 각 분야에서 성희롱·성폭력을 당한 것을 폭로하는 '미투' 운동이 있었다면, 하반기는 이러한 '미투'와 부채의 빚을 합해 각종 사기와 채무 관계 등을 폭로하는 '빚투'가 쏟아졌다.



◆ 끝없는 '미투' 운동

지난 2017년 12월, 최영미 시인은 계간지 '황해문화'에 '괴물'이라는 시를 발표하며 문단 내 성폭력을 고발했다. 그는 올해 2월 JTBC '뉴스룸'을 통해 가해자가 한국 문학계의 거장인 고은 시인임을 폭로했다. 이렇게 시작된 문학계 고발은, 문화계 미투운동의 방아쇠를 당겼다.

고발은 바로 연극으로 이어졌다. 연출가 이윤택은 연희단거리패 창단자이자 실질적인 운영자였고, 그는 이러한 절대적 권한을 100% 이용했다. 결국 이윤택은 2010년 7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여성 배우 9명을 25차례에 걸쳐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혐의에 대해 1심에서 유죄로 인정받아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 피해자가 9명이나 있는 사건이지만, 이윤택은 이 같은 판결이 부당하다고 판단 현재 항소한 상태다. 더욱이 그는 여성 극단원에게 유사 성행위를 시킨 혐의로 추가 기소된 건과 관련해서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연예계에서는 故 조민기를 비롯해 오달수, 김기덕 감독, 조재현, 최일화 등 수많은 미투가 쏟아졌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공분을 일으킨 건 조재현과 김기덕 감독이었다. 여러 피해자의 증언에도 자신들의 억울함만 강조하는 그들의 행보에 대중의 분노가 배가 된 셈이다. 더욱이 최근 두 사람의 근황이 알려지며 대중의 비난은 거세졌다.

먼저 김기독 감독은 '미투' 초반부터 "영화를 제작하면서 배우와 스태프들을 굉장히 존중했다"며 자신이 억울함을 강조해온 바 있다. 그랬던 김기덕 감독은 여배우 A 씨가 자신을 강제추행치상 등의 혐의로 고소한 건이 '혐의없음'으로 종결됨과 동시에 지난 6월 그를 무고 혐의로 고소했다. 이후 지난 11일 방송된 MBC 시사·교양프로그램 'PD수첩'을 통해 김기덕 감독의 근황이 공개됐다. 폭로 이후 두문불출하던 그는 카자흐스탄으로 건너가 유명 휴양지에서 새로운 영화 '딘'을 촬영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 영화는 내년 개봉 예정이다.

조재현은 미투 폭로 초반 당시 공식 입장을 통해 자신의 죄를 인정하며 연예계에서 물러났다. 이에 피해자들의 증언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숙으로 끝낸 것은 다소 가벼운 처벌이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던 중 지난 6월 조재현의 '미투'가 또다시 불거졌다. 하지만 조재현의 대응 방식은 달라졌다. 그는 '미투' 폭로자를 상습 공갈 및 공갈미수혐의로 고소했다. 특히 이와 동시에 "누구도 성폭행하거나 강간하지 않았다"고 입장을 번복했다. 끝이 아니었다. 지난 10월에는 미성년자 성폭행 혐의로 3억 원대 소송에 또다시 휘말리며 대중의 지탄을 받았다. 이는 지난 2004년에 일어난 사건으로 이미 소멸시효가 지나 민사, 형사 소송이 불가능한 상태다. 때문에 손해배상청구 소송으로 진행 중이지만 이마저도 소멸시효로 인해 강제 조정만이 가능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조재현 측은 상대방의 언론 보도로 인한 이미지 실추 때문에 합의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미투'를 폭로하는 데는 엄청난 용기가 필요했을 터다. 동시에 자신들을 이 자리에 서게끔 만든 이들에게 응당한 처벌이 내려지기를 바라며 시작된 운동이다. 하지만 약 1년이 지난 지금, '미투'로 언급된 가해자들은 여전히 자신들의 억울함을 호소하며 죄의 무게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미투'는 여전히 끝나지 않았다.



◆ 마이크로닷이 쏘아 올린 '빚투'

하반기 연예계는 '빚투'가 끊이지 않았다. 시작에는 마이크로닷이 있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마이크로닷의 부모가 과거 충북 제천에서 사기를 저질러 뉴질랜드로 떠났다는 글이 퍼졌고, 이에 따른 피해자들의 고백이 이어졌다.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마이크로닷은 초반엔 사실무근이라고 대응했다. 하지만 마이크로닷이 모를 리가 없다는 증거가 계속해서 나타났고, 결국 마이크로닷은 아들로서 책임질 부분이 있다면 지겠다고 입장을 번복했다. 그렇게 대중은 방송 속 순수하고 긍정적인 그의 모습을 떠올리며 책임감 있는 대처를 보여주길 기대했으나, 마이크로닷은 돌연 자취를 감췄다.

마이크로닷 사건은 기폭제가 됐고 이후 도끼, 비, 마마무 휘인, 차예련, 마동석, 이영자, 이상엽, 티파니, 한고은, 조여정, 윤민수, 박원숙, 김영희, 임예진, 비투비 민혁 등 수 많은 유명인이 '빚투'에 언급됐다. 이 중에는 마이크로닷 사태가 낳은 또 다른 피해자들도 존재했다. 사실관계가 밝혀지지 않은 '빚투'에 애꿎은 가정사를 털어놔야 하는 이들도 있었던 것.

먼저 휘인은 아버지가 딸의 이름을 이용해 2000만 원을 빌리고 갚지 않았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이에 휘인은 어릴 때부터 친아버지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자랐으며, 가족들 모두가 예기치 못한 빚에 시달렸다고 털어놨다. 또 이미 6년 전 부모님이 이혼을 했으며 자신은 아버지의 빚을 감당해야 했다고 덧붙이며 애써 눌러왔던 가정사를 밝혀야만 했다.

차예련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는 15년 동안 보지 못한 채 살아온 아버지로 인해 10년간 빚을 갚아야만 했다. 또 배우로 데뷔한 후에는 촬영장과 소속사로 모르는 사람들이 찾아오고, 돈을 갚으라고 폭행을 휘두르는 등 위협을 받기도 했다고. 더욱이 그가 지금까지 직접 변제한 돈만 10억 원인 게 드러나며 안타까움을 더했다. 하지만 차예련은 마지막까지 "사태 해결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책임감 있는 모습으로 논란을 잠식시켰다.

이밖에도 티파니, 한고은, 조여정 등이 유행처럼 번져진 '빚투' 논란에 원치 않는 가정사를 대중에게 낱낱이 드러내야만 했다. 본래 발단이 됐던 마이크로닷 사건 때와는 너무나 달라진 사태다. 마이크로닷은 폭로 내에 그 역시 포함돼 있었으며 사건을 인지하고 있었던 사람이었기에 가능했던 '빚투'였다. 하지만 현재는 '빚투'와 관련이 없더라도 연예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절연한 부모의 채무를 대신하라는 사태가 됐다. 마이크로닷이 쏘아 올린 책임감 없는 '빚투'의 현주소다.




김샛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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