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문수연 기자] 아직 공식적인 후보가 공개되지 않았지만 시청자의 마음속에는 이미 'MBC 연기대상'의 유력한 대상 후보들이 자리 잡았다.
올해 MBC 드라마국은 힘든 한 해를 보냈다. 많은 드라마 시청률은 바닥을 쳤고 월화드라마 '위대한 유혹자'는 역대 MBC 최저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주중 미니시리즈는 '내 뒤에 테리우스' 단 한 작품만이 자체 최고 시청률 두 자릿수를 기록했고 대부분의 드라마가 부진한 성적으로 아쉬움을 자아냈다.
하지만 성적이 안 좋다고 해서 배우들의 연기까지 폄하할 수는 없다. 수치로 평가할 수 없는 열연을 펼쳐준 배우들이 있기 때문이다. 먼저 수목드라마 '내 뒤에 테리우스' 소지섭이 가장 유력한 대상 후보로 꼽히고 있다. '내 뒤에 테리우스'는 사라진 전설의 블랙 요원과 운명처럼 첩보 전쟁에 뛰어든 앞집 여자의 수상쩍은 환상의 첩보 콜라보를 그린 드라마로, 올해 MBC 미니시리즈 중 가장 시청률이 높았다.
또 2년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한 소지섭은 첩보원과 베이비시터로 변신해 상반된 두 가지 모습을 완벽하게 소화해 호평을 받았다. 블랙 요원일 때는 넘치는 카리스마와 흠잡을 데 없는 액션 연기를 보여줬고, 베이비시터일 때는 코믹한 모습을 보여줬다.또 아이들의 엄마 고애린 역을 맡은 정인선과의 설레는 로맨스까지 소화하며 호평을 이끌어냈다.
이에 대항하는 유력한 대상 후보로는 월화드라마 '검법남녀' 정재영이 꼽힌다. '검법남녀'는 피해자를 부검하는 괴짜 법의학자와 가해자를 수사하는 초짜 검사의 공조 수사를 그린 드라마다. 4.5%(이하 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저조한 시청률로 시작한 '검법남녀'는 방송 초반 개연성 없는 스토리로 혹평을 받았지만 회가 거듭할수록 나아지는 모습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이후 시청률이 꾸준히 상승해 9.6%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한 '검법남녀'는 특히 정재영의 연기가 돋보였다
. 정재영은 천재적인 법의관이지만 사회성은 결여된 백범 역을 맡아 입체적인 캐릭터를 섬세하게 그려냈다. 상대역 정유미의 연기 논란에도 꾸준히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극을 이끌어 시즌2까지 확정 짓게 한 정재영이 대상을 거머쥔다고 해도 반박할 이는 없을 듯해 보인다.
'숨바꼭질' '이별이 떠났다' / 사진=MBC 제공
하지만 유력한 후보는 또 있다. 바로 주말드라마 '숨바꼭질' 이유리다. 2018년에 방송된 MBC 드라마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숨바꼭질'은 대한민국 유수의 화장품 기업 상속녀와 그녀의 인생을 대신 살아야만 했던 또 다른 여자에게 주어진 운명, 그리고 이를 둘러싼 욕망과 비밀을 그린 드라마다.
이유리가 맡은 민채린 역은 세 번의 아픈 파양 경험이 있는 보육원 출신의 재벌 상속녀다. 이유리는 격한 감정 연기가 요구되는 캐릭터를 맡았음에도 명불허전 연기력으로 극을 이끌었다. 막장이라는 혹평에도 '주말극 퀸'의 명성에 맞게 연기력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은 이유리. 올 한 해를 웃으며 마무리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마지막 대상 후보로는 '이별이 떠났다'의 채시라가 있다. '이별이 떠났다'는 50대와 20대, 기혼과 미혼 등 너무나도 다른 두 여자의 동거를 통해 남편의 애인과의 갈등, 결혼과 임신으로 '나'를 내려놓게 되는 현실 등을 풀어내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시청률 면에서는 그렇게 좋은 성적을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채시라의 연기는 매회 극찬을 받았다.
특히 채시라는 상처받은 한 여자가 스스로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호평을 받았다. 육아에 전념하며 연기 활동을 쉬던 채시라는 3년 만에 컴백했음에도 녹슬지 않은 연기력으로 남다른 존재감을 드러내며 '역시 채시라'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처럼 누가 대상의 주인공이 돼도 이상하지 않은 'MBC 연기대상' 후보들. 뜨거운 각축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누가 웃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문수연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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