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현민 기자] 자신만의 액션 장르를 구축한 배우 마동석은 겸손하지만 원대한 꿈을 가진 배우다. 그런 그가 '성난황소'로 또 한 번 '마동석표' 액션을 선보이며 흥행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22일 개봉될 영화 '성난황소'(감독 김민호·제작 BA엔터테인먼트)
는 한 번 성나면 무섭게 돌변하는 동철(마동석)이 납치된 아내 지수(송지효)를 구하기 위해 무한 돌진하는 통쾌한 액션 영화다. 마동석은 극 중 의문의 납치범 기태(김성오)에게 납치된 아내 지수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서민 동철 역을 맡았다.
마동석은 최근 개봉한 출연작 중 액션 장르가 많다는 견해에 관해 "사실 출연 제안이 들어오는 영화의 거의 90%가 액션영화"라며 "저도 다양한 걸 하고 싶은데 다른 장르 역할은 준다고 해놓고 잘 안 주더라. 오히려 '범죄도시' 개봉 이후로 액션 아닌 다른 장르 섭외 요청이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최근 연이은 출연작 개봉과 이에 따른 흥행 성적 부담이 있을만도 하다. 마동석은 "'성난황소'는 기본적으로 상업영화라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 예전에 어떤 분이 무슨 시나리오를 배우에게 주면서 액션영화라고 했다더라. 배우가 스토리를 물으니까 '액션영화라니까'라고 대답했다는 얘기가 있다(웃음). 그만큼 액션영화는 단순한 스토리 안에서의 과정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재미있게 찍었다. 촬영장 분위기만큼 영화가 재미있게 나온 것 같다"고 재치있게 답했다.
아울러 "성적이 안 좋으면 당연히 마음이 아프다. 제가 원래 타율이 좋은 배우가 아니다. 사실 주연 크레딧을 가지고 찍은 건 '부산행' 이후로 '범죄도시' '부라더' '챔피언' '신과함께' '원더풀고스트' '동네사람들' 등이 있다. 5할 정도 되는 것 같은데 타율을 늘리는 게 목표다. 제가 대단한 연기를 하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한 작품 한 작품 치열하게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기본적으로 제작진 모두가 꼼꼼히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제가 했던 드라마, 영화 중 급하게 들어간 것은 결과물이 아쉽기도 했다. 시나리오가 제일 중요한 것 같다"고 소신을 밝혔다.
이번 영화에서는 참신하고 과격한 액션 장면이 다수 있다. 마동석은 "박광재라는 배우를 들어 천장을 뚫는 장면이 있다. 그 친구가 키 2m에 몸무게 130kg인데 굉장히 무겁더라. 무술감독님이 색다른 액션 디자인을 원했고 저는 그걸 잘 소화해야 했다"며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가장 힘들었던 장면도 해당 신이란다. 마동석은 "천장 뚫는 게 힘들었다. 진짜 고생 많이 했다. 천장을 뚫고 앞으로 나가야 되는데 움직이질 않아서 힘들었다. 도구를 이용하면 뚫렸을텐데 그걸 사람 목으로 뚫으려니까 안 뚫리더라. 와이어도 쓸 수 없었다. 그 장면이 한 번 NG가 나면 1시간 정도 새로 천장 공사를 하고 다시 찍어야 된다. 그걸 5~6번 찍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 장면에서 함께한 박광재란 친구는 영화 '챔피언'에서 팔씨름하는 거인으로 출연했다. 그 친구는 프로농구선수 출신인데 늦게 연기를 시작했다. 운동하다가 배우의 꿈을 갖는 친구를 보면 저 같기도 해서 관심이 간다. 그 친구 휴대전화 케이스 무늬가 헬로키티다. 정말 착한 친구인데 사람들이 무섭게 본다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점점 더 격한 액션을 선보이면서 부담이 되는 부분도 있다. 마동석은 "제가 지금 못하는 부분은 유산소 액션이다. 무릎이 안 좋아서 뛰는 게 힘들다"면서 "중학생 때부터 액션을 했다. 제가 출연하는 영화 대부분의 캐릭터가 저한테 맞춰져 나온다. 어떤 분이 액션영화를 하다보면 캐릭터가 반복될 거라고 조언해주더라. 그걸 머릿속에 담고 있다"고 액션에 대한 애정을 보이기도 했다.
이어 "제가 하기 힘든 달리는 장면같은 건 무술감독과 논의해서 대역으로 한다. 그들과 함께한 작품이 정말 많다. 예전에 정두홍 무술감독님과 같이 할 때 제가 못 하는 걸 동료가 대신 연기해줬다. 이제 그 친구가 무술감독이 됐고 그 친구 밑에 윤성민이란 친구가 고생을 많이 하고 있다. 성민이가 최근에 아픈 데가 생겨가지고 좀 고생을 하다가 다행히 치료가 돼서 이번에 '성난황소'에 투입됐다. 제가 계단 내려가는 게 잘 안 되는데 성민이가 제 뒷모습까지 똑같이 따라해준다. 항상 고맙다. 영화에 액션이 잘나오는 건 다 그 친구들 덕이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성난황소'의 동철은 한없이 강한 남자인 건 아니다. 극 중 그는 소위 말하는 '잡혀사는 남편'이다. 이에 마동석은 "처음 시나리오에 대해 얘기할 때 감독님이 보여주고 싶었던 게 '큰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는 남자의 순정'이었다더라. 김민호 감독님이 되게 순수한 사람이다"고 너스레를 떨면서 역할에 많이 공감했다고 밝혔다.
이어 "송지효 씨와 촬영을 두세 번밖에 못 했다.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오랫동안 못 보다가 촬영 끝에 만났는데 굉장히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며 아내 연기를 펼친 송지효에 대한 관심을 표했다. 그는 "송지효 씨는 아시다시피 밝고 성격 좋고 열심히 해줘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예전에 촬영 끝나고 감독님하고 호프집에 식사를 하러 갔는데 송지효 씨랑 스태프들이 한쪽에서 식사를 하고 있기에 조용히 계산을 하고 나갔다. 송지효 씨가 그때 그게 마음이 쓰였다고 말하더라. '좀 더 많이 사줄 걸'하고 생각했다"고 에피소드를 밝히기도 했다.
이번 영화에서 조력자로 등장하는 배우 박지환과 김민재의 연기 비중이 크다. 마동석은 두 배우에 대해 "좋아하는 동생이자 배우다. 감독님하고 서로 추천을 해서 캐스팅됐다. 정말 잘해줬다. 사실 제가 이번 영화에서 재미를 줄 수 있는 부분이 없다. 할 수 있는 게 한계가 있다. 그렇게 코미디를 옆에서 재미있게 끌어줄 친구들이 필요했다. 그래서 감독님과 얘기를 많이 했다. 사실 애드리브같은 것도 다 대본에 있는 거다. 김민재가 웃음을 못 참는다. 연기하면서 너무 많이 웃어서 옆사람도 웃음이 터지고 힘들었다. 민재랑 지환이 때문에 웃음을 많이 참으면서 했다"고 칭찬과 함께 애정을 보여줬다.
마동석은 최근 할리우드에서 러브콜도 심심치 않게 받고 있다. 이에 그는 "사실 배역 제의는 여러 번 있었다. 그게 타이밍도 안 맞았고 일단 한국영화를 많이 사랑하는 편이고 외국 영화는 다른 기회가 있으면 꼭 할 생각이 있다. 한국말로 된 한국영화가 외국에서 박스오피스에 올라갔으면 좋겠다. 저에게 그런 꿈이 있다"고 포부를 전했다.
김현민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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