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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 '페미니스트', 이렇게 핫한 신곡이라니 [ST이슈]
작성 : 2018년 11월 16일(금) 17:56

[스포츠투데이 한예지 기자] 래퍼 산이가 신곡을 발표했는데 이렇게 핫할 수가 없다.

16일 산이는 공식 유튜브 계정을 통해 신곡 '페미니스트'를 공개했다. 더불어 "저는 여성을 혐오하지 않습니다. 혐오가 불씨가 되어 혐오를 조장하는 상황을 혐오합니다"라고 덧붙였다.

산이 신곡 '페미니스트'는 현재 '뜨거운 감자'가 됐다. 대략 가사는 이렇다.

"여자와 남자가 현시점 동등치 않단건 좀 이해 안돼 우리 할머니가 그럼 모르겠는데 지금의 너가 뭘 그리 불공평하게 자랐는데/야 그렇게 권릴 원하면 왜 군댄 안가냐 왜 데이트 할땐 돈은 왜 내가내 뭘 더 바래 지하철 버스 주차장 자리 다 내줬는데 대체 왜 Oh girls don’t need a prince 그럼 결혼할 때 집값 반반 half I’m no fxcking prince 나도 할말 많아 남자도 유교사상 가부장제 엄연한 피해자야 근데 왜 이걸 내가 만들었어? 내가 그랬어?/여성부 좀 뻘짓 좀 그만하구 건강한 페미들 위해서라두 먼저 없애야해 남성혐오 워마드/거따 요즘 탈 코르셋 (huh) 말리진 않어 근데 (but) 그게 결국 다 남자 frame (what?) 기준이라니 우리가 언제 예뻐야만 된다 했는데 지네가 지 만족위해 성형 다 하더니 유치하게 브라 안차고 겨털 안 밀고 머리 짧게 짤러 그럼 뭐 깨어있는 듯한 진보적 여성 같애?"

이는 '한남'(일부 여성 커뮤니티에서 한국 남자를 비하할 때 쓰는 단어)이란 프레임에 씌여 무자비한 역차별을 당한 수많은 일반 남자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노랫말일테다. 실제 산이는 최근 논란이 된 이른바 '이수역 폭행 사건'에서도 '여성 혐오 폭력' 프레임을 뒤바꿀 수 있는 동영상을 공개적으로 게재하며 화제가 된 바 있다.

이수역 폭행 사건이란 이수역 인근 주점에서 여성 2명이 커플과 시비가 붙었다가 이후 남성 3명과 시비가 붙어 쌍방 폭행을 저지른 사건을 뜻한다. 애초 여성 측은 "머리가 짧다는 이유로 맞았다"며 '여혐 폭력'을 주장했고 이에 대중의 공분이 일어났다. 하지만 커플 측의 주장에 따르면 "여자 2명이 먼저 '한남 커플이다. 한남 만나 뭐하냐'라며 조롱했다"고 했다. 이어 커플이 자리를 뜬 후 시비가 붙은 남성 3명은 "성적 비하 발언을 하며 먼저 멱살을 잡았다"고 했고, 여성 측은 "화장도 하지 않고 머리가 짧다는 이유로 폭행 당했다"고 주장하는 등 점입가경으로 흐르고 있는 사건이다.

초반 '여혐 폭행' 논란이 일어 하루만에 청와대 국민청원 30만 명을 동원한 해당 사건에서 산이가 게재한 동영상은 또다른 국면을 야기했다. 해당 영상에선 여성 2명이 여자의 성기를 큰 소리로 부르거나 남자의 성기 크기를 말하며 도발하고 조롱하는 모습이 담겨 있었던 것이다. 물론 이로 인해 산이는 "불법촬영물로 2차 가해하는 男래퍼 산이를 처벌해야 한다"는 국민청원의 대상이 되었지만 말이다.

2차 가해란 말도 엄연히 또하나의 프레임이다. 성폭력 운동에서 피해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생겨난 말이 2차 가해다. 이수역 폭행 사건은 현재 엄연히 '쌍방폭행'으로 양 측 모두 입건된 상태다. '2차 가해 프레임' 역시 특정 성을 부각시키는 단어로 교묘하게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이수역 폭행 사건은 산이가 신곡 '페미니스트'를 발표케하는 도화선인 듯하다. 최근 사회는 젠더 갈등이 심화됐다. 단순히 여성의 주장과 권리만 외치며 여성 이기주의를 지지하는 일부 집단과, 여전히 남성 우월주의 의식에 사로잡힌 일부 집단들의 과도한 설전은 일반 대중들에게 피로감을 미치게 하는 것이다. 이수역 폭행 사건은 여성 측의 주장으로 인해 '여혐' 프레임에 갇혔고 결국 가해자인 줄 알았던 남성들이 알고보니 먼저 멱살을 잡는 여성들에 오히려 만세를 취하며 방어를 하던 모습이 공개된 이후에는 교묘하게 젠더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작금의 젠더 갈등과 혐오 사태는 집단의 광기가 어디서 비롯됐는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 불공정한 시스템 혹은 체제를 타파하기 위한 사회 구성원들의 역할과 책임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한다. 이는 매우 어려운 사회문제다. 단순히 서로 비난하고 혐오하며 갈등을 부추기고 지리멸렬한 싸움 끝에 얻는 결과는 상처와 허무함 뿐이다. 결국 젠더 갈등이란 권리를 찾기 위한 정당한 요구와 주장이 아닌, 집단의 광기와 이기주의에 대한 병폐일 뿐이다. 산이의 '페미니스트' 또한 이런 심정을 담고 있다. 물론 "그렇게 권릴 원하면 왜 군댄 안 가냐" 등의 가사는 논란의 소지가 있지만 말이다. 젠더 갈등에 대한 산이의 항변, 어느 정도는 공감가는 이유다.




한예지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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