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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의 낭군님' 김선호 "논산 육군훈련소 조교, 가능성 열게 된 경험" [인터뷰]
작성 : 2018년 11월 07일(수) 05:02

김선호 / 사진=솔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투데이 김현민 기자] 진중하면서 유쾌하다. 소심하면서 쿨하다. 배우 김선호는 짧은 대화에서도 다양한 얼굴을 보여줬다.

김선호는 최근 종영된 케이블TV tvN 월화드라마 '백일의 낭군님'(극본 노지설·연출 이종재)에서 현재의 경찰에 해당하는 한성부 참군 정제윤 역을 맡았다. 정제윤은 서자 출신으로 식견이 넓고 잡기에 능해 왕세자 이율(도경수)의 충신으로서 곁을 든든하게 지킨다. 자신이 짝사랑하는 윤이서(남지현)가 이율(도경수)과 맺어질 수 있도록 큰 역할을 하는 조력자이기도 하다.

지난달 30일 방송된 '백일의 낭군님' 최종회는 케이블, IPTV, 위성을 통합한 유료플랫폼 시청률(닐슨코리아 기준)에서 가구 평균 14.4%, 최고 16.7%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이에 따라 역대 tvN 전체 드라마 시청률 4위에 오르는 쾌거를 달성했다. 김선호를 비롯한 출연 배우들은 시청률 10% 돌파 공약으로 내걸었던 엑소의 '으르렁' 안무를 선보여 또 한 번 화제가 됐다.

'으르렁' 댄스 영상이 공개된 후 춤 실력에 관해 누리꾼들, 배우들 사이에서 많은 얘기가 나왔다. 특히 김선호와 한소희는 다른 인터뷰를 통해 누가 춤을 가장 못췄는지를 두고 갑론을박(?)했다. 김선호는 "제가 워낙 춤을 못추는데 소희가 저보다 잘춘다고 해서 저는 그게 속상하다"고 농담섞인 불평을 하고는 "연습 때는 제가 더 잘췄다. 카메라가 도니까 제가 얼어서 (동작이) 생각이 안 나더라. 연습 땐 괜찮았다. 사실 그 영상을 찍고 걱정을 많이 했다. 사람들이 성의없다고 할까 봐. 열심히 연습하고 다들 다음 스케줄이 있어서 급하게 마무리한 건데 동작이 많이 틀린 거다. 근데 다시 하기도 그랬다"고 강조했다.

한소희가 12월에 있을 포상휴가에서 담판을 짓자고 했다더라는 말에 김선호는 "왜 그런 소리를 하고 다니는지 모르겠다"고 반응해 폭소를 유발했다. 이어 "담판을 어떻게 지을지 모르겠지만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다. 둘이 무슨 망신인지 모르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 "제 생각엔 춤 실력은 동일선상에 있지 않았나 싶다"고 정리했다.

김선호 / 사진=솔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백일의 낭군님'의 송주현 마을에서 홍심(남지현)의 친구 끝녀로 분했던 배우 이민지는 다른 인터뷰에서 이선호에 관해 허당끼가 있다며 종이인형이라고 묘사했다. 이에 김선호는 "민지가 그런 인터뷰를 했냐"며 당황했다. 이어 "제가 촬영 막바지에 더위를 먹어서 주저앉았다. 그런 모습 때문에 종이인형이라고 하지 않았나 싶다. 종이인형이란 말은 태어나서 처음 들어본다. 저는 칭찬만 하겠다. 민지는 연기 잘하는 훌륭한 동생이다. 굉장히 똑부러진 성격이다. 역할이 끝녀라서 사람들이 예쁜 줄 모르는데 실제로 보면 되게 예쁘고 동안이다"고 칭찬을 쏟아냈다.

이민지에 관한 얘기가 칭찬 일색으로 마무리되는가 싶더니 그렇지 않았다. 김선호는 "끝녀도 사실 그렇게 춤을 잘췄나"라며 뒤끝(?)있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아무래도 사극이고 저는 극 중 송주현 사람들보다 추리하는 것도 많고, 한자나 사자성어같이 어려운 대사가 많았다. 심지어 중국말까지 했다. 그래서 조금 더듬을 수 밖에 없었는데 민지가 그렇게 얘기했단 말이냐. 돌려차기를 맞은 기분"이라며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종이인형에 관한 해명(?)도 했다. 김선호는 "제가 겁이 되게 많다. 말을 타는 장면이 있었는데 제가 말 위에서 펄럭거렸다. 근데 제가 단언컨데 도경수, 김재영, 강영석 등이 다같이 말을 타러 갔는데 제가 제일 잘탔다. 그때 당시 칭찬도 받았다. 근데 제가 카메라 앞에서 약한가 보다. 허당? 인정한다"고 털어놨다.

김선호 / 사진=솔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드라마에서 정제윤은 짝사랑 상대인 홍심에게 낯간지러울 수 있는 말도 서슴지 않고 내뱉으며 직설적이면서 능청스럽게 호감을 표한다. 실제 모습은 배역과 많이 다르단다. 그는 "저도 어렸을 때 짝사랑 경험이 있다. 실제로는 그렇게 돌직구에 직진을 하지 못하는 성격이다. 극 중 정제윤은 솔직하게 얘기하는 게 나랑 다르구나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성에 관한 얘기가 나온 김에 이상형으로 생각하는 외모에 대해 질문하자 김선호는 한참을 고심하다 "뭐랄까. 굳이 외모에 대해 얘기를 해야 한다면 동양적인 이목구비"라며 "세련된 도시 여성보다는 풋풋한 모습이 좋다"고 답했다.

최근 그에 관한 기사에는 칭찬 댓글이 많다. 특히 목소리와 보조개가 매력적이라는 댓글들이 눈길을 끈다. 이에 김선호는 "감사하다. 제 연기를 제가 보고 힘들 때 댓글 보고 진짜 많이 위안이 됐다. 나쁜 글 안 쓰고 잘해주셔서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백일의 낭군님'은 사전 제작 드라마다. 촬영 일정이 빠듯하기로 알려진 한국 드라마 제작 환경에서 사전 제작 드라마의 차별점에 관해 묻자 "사전 제작이 꼭 힘들지 않은 건 아니더라. 사전에 미리 힘들다는 느낌이다. 다들 그렇게 얘기하더라. 촬영이 여유가 있다기보다 촬영 후 시청자로서 방송을 시청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밝혔다.

김선호 / 사진=솔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서울예대를 졸업한 김선호는 자신의 대학생 시절을 '아웃사이더'라고 표현했다. 그는 "술자리도 잘 안 가고 방송연예과인데 연극 수업만 듣고 그랬다. 제 동기로 이동휘 형, 권혁수가 있다. 이시언 형은 같은 과 동기다. 지금 보면 다 유별났던 것 같다. 저는 생각보다 얌전한 학생이었는데 지금 한 10년 흐르고 보니까 성격이 많이 변한 것 같다. 원래 말이 별로 없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이시언 형은 '투깝스'에서 다시 만났는데 반갑기도 하고 정말 많이 도움이 됐다. 형과 이런 저런 얘기도 많이 하고 챙겨주더라"며 이시언과의 남다른 관계를 설명했다.

김선호는 논산 육군훈련소 조교 출신이다. 데뷔 전 겪은 군 생활은 세상을 넓게 볼 수 있는 자양분이 됐다. 그는 "제가 당시 현역 훈련병 훈련을 시키다가 공익근무요원 담당으로 바뀌었다. 그때 세상에서 할 수 있는 간접 경험은 다 했다. 훈련병들을 상담해야 되는데 입대를 미루다 연말에 온 분들이 있다. 그런 분들 중엔 성전환 수술한 분, 정신적으로 고통을 겪는 분, 복권 1등에 당첨돼서 부모님을 외국에 보내드리고 온 분, 센 형님들 등 다양한 사람이 있었다. 제가 연기하면서 '이럴 수도 있어'라고 생각하면서 가능성을 많이 열게 한 곳이 군대였다"고 설명했다.

지금의 김선호가 있기까지는 부모님의 역할도 컸다. 그는 "저희 어머니는 굉장히 내성적이고 소녀같다"며 "어머니는 한 번도 저한테 제 꿈에 대해 뭐라고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과거 형편상 적극적인 지지를 하진 못해도 어머니는 항상 아들을 응원해왔다. 김선호는 "어머니 역시 본인이 평생 하고 싶었던 게 있었지만 한 번도 그 꿈을 위해 살 수가 없었다. 그 시대는 그러지 않았나. 먹고 살기 급하니까 꿈이라는 걸 생각조차 못했던 것 같다. 그러다 보니까 내 자식만큼은 꿈을 위해 즐겁게 사는 걸 바랐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건 저희 아버지도 마찬가지다. 하고 싶은 걸 하라는 마인드다. 아버지는 워낙 외향적이고 밝고 열려있는 분이다. 아버지도 어렸을 때 꿈이 많았다고 하더라. 아버지가 춤도 잘추고 노래도 잘한다. 제가 아버지를 닮았어야 하는데 어머니를 닮아서 춤을 못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김선호의 꿈은 다양한 역할을 소화할 수 있고 사람 냄새가 나는 편한 배우가 되는 것이다. 대학생 시절부터 지금까지 간직해온 목표는 다음 작품에서도 꼭 같이 하고 싶은 사람이 되자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연기 뿐만 아니라 인성, 성향 면에서도 자신을 가꿔야 한단다. "무슨 역할을 맡든 실제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그런 인물로 보이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그의 바람이 이뤄지는 모습이 기대된다.




김현민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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