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가수 이문세가 정규 16집으로 돌아왔다.

이문세의 정규 16집 '비트윈 어스(Between Us)' 발매 기념 음악감상회가 22일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진행됐다.

이날 이문세는 "일년 중 가장 좋아하는 달이 10월이다. 그래서 10월에 결혼도 했는데 10월에 새 앨범을 내게 돼서 행복한 시간이 아닐 수 없다"고 소감을 전했다.

'비트윈 어스'는 모든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열린 자세로 대하겠다는 이문세의 마음이자, 새로운 세대를 낯설지만 존중하는 마음으로 대하는 열린 기성세대의 모습을 상징하는 앨범이다.

이문세는 "사람 사이에 간극이 있고 깊이가 있듯이 음악에도 음악적 사이가 있다. 이 앨범에는 특히나 장안에서 곡 좀 쓴다, 가사 쓴다 하는 분들이 다 참여를 해주셔서 후배들이 많이 계시지 않나. 후배들과의 관계, 그동안은 서로 알고만 지냈는데 음악적으로 함께 만드는 사이가 된 것도 의미가 있고, 뜻깊다. 그래서 '비트윈 어스'를 이번 타이틀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3년 반 만에 선보인 정규앨범인 이번 신보에는 타이틀곡 '희미해서(feat.헤이즈)'와 지난 16일 먼저 발매된 선공개곡 '프리 마이 마인드(Free My Mind)(feat.개코)'를 비롯해 총 10곡이 수록됐다.

'희미해서'는 놓아버리지 못해 선명하게 아팠던 기억과 감정들이 시간이 지나 희미해져 아름다운 기억이 됐다는 내용을 담은 곡이다. 이문세는 "노래를 잘 살리기 위해 수십 번 불렀다. 이번 앨범에서 가장 많이 불렀던 곡"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애도 많이 먹였지만 저에게 애를 먹인 만큼 아주 값진 결과물을 가져다준 곡이다. 헤이즈가 저한테 선물처럼 준 곡"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이번 앨범은 헤이즈와 개코를 비롯해 화려한 콜라보레이션 라인업으로 이목을 끈다. 선우정아, 잔나비, 김윤희와 콜라보레이션 마지막 주인공인 임헌일 등 개성 강한 뮤지션들이 참여해 더욱 풍성한 앨범을 완성했다.

이문세는 "후배들하고 협업을 많이 했다. 누구하고 해야겠다. 그런 선입견 없이 곡을 받을 때 처음에 200곡에서부터 시작됐다. '누가 작곡해준 곡입니다' 하고 저한테 정보를 주지 않고 그야말로 블라인드로 음악만 듣고 100곡으로 압축했고, 50곡으로 압축했고 마지막 20곡으로 압축했다. 마지막에 이 사람이 어떤 작곡가다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후배들에게 "우선 고맙고 죄송하다. 저하고 각별한 친분이 있었던 작곡가도 블라인드 면접에서 참여하기가 어려워서 저한테 서운했던 분들이 많았다. 너무나 유명하고 좋은 후배 뮤지션인데 이번 앨범에만 같이 하지 못했던 거 아쉽게 생각하고, 이문세 선배에게 이 곡을 바칠거야 했던 분들에게 감사함을 드리겠다"고 말을 전했다.



또한, 이문세는 이번 앨범에 '프리 마이 마인드' '안달루시아' '리멤버 미(Remember Me)' 등 3곡의 자작곡도 수록했다. 모두 지난 봄 새 앨범 작업을 앞두고 떠난 스페인 여행에서 영감을 얻어 직접 작곡한 곡이다.

이문세는 "대자연 속에 파묻혔다. 작곡 여행을 간다고 했지만 작곡이 쉽냐. 여행만 했다. 그런데 이틀 남겨두고 조그마한 모텔방에서 이대로 들어갔다간 귀국이 안될 것 같아서 머릿 속에 가득 있었던 음악적 감성들을 하나씩 했는데 그 중에 한 곡이 '안달루시아'다. 안달루시아가 따뜻한 지방이다. 겨울에도 눈이 내리지 않는데 각국에서 힘들게 산 사람들이 경제적 망명이라고 하나. 집시들이 많이 살 수밖에 없다. 집시들의 아픔과 애환을 그린 게 춤으로 나온 게 플라멩코다. 춤과 음악과 삶의 정서를 한달 동안 내내 쫓아다니면서 들었다. 거기에 영감을 얻어서 만든 곡이 '안달루시아'다"고 말했다.

이문세는 트렌디함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그는 "트렌디한 걸 쫓아가냐. 2, 30대를 의식하냐고 물으시는데 이문세가 발라드를 계속해왔고 지금도 그걸 기대하시지 않나. 근데 그런 음악만 계속하면 듣지 않는다. '예전과 다를 거 없어?'라고 할 수도 있다. 저도 발전해야 하지 않나. 발전의 속도일 뿐이지 마음 속에 새로운 걸 항상 탐구해왔다"고 했다.

이어 그는 "트렌디를 쫓은 게 아니라 제가 트렌디해지려고 노력한 거다. 제 팬들에게 '당신들이 좋아할 음악도 있어요'가 아니라 '트렌디한 음악도 당신들이 좋아해야죠'다. 어렵다. '요즘 애들 음악이잖아'가 아니다"라며 "BTS가 세계를 강타하니까 4, 50대 분들도 BTS 음악을 듣는다. 이문세는 왜 올드한 음악만 해야 되나. 그런 트렌디한 음악도 해야 한다. 트렌디한 음악을 어르신들도 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문세는 "저는 새 앨범 준비할 때마다 어떤 고민에 빠지냐면 첫 앨범을 내는 그런 마음으로 항상 시작을 하고 그 곡을 하얀 도화지에서 어떤 색깔로 채워야 되나 어떤 그림을 그려야할까 그렇게 생각한다. '이문세의 지난 과거는 이랬는데' 거슬러가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지난 앨범은 이문세 것이 아니라는 생각으로 두부 자르듯 자르고 들어간다. 이문세 음악을 평가하시는 분들이 '예전에 비해 이렇구나. 이렇게 흘러가는 구나' 그 분들이 평가해주시는 것이 전 옳다고 본다. 저는 처음 시작이다. 이번에도 트렌디하게 해볼까. 클래식하게 해볼까. 이번에는 재즈? 장르를 구분하기 이전에 '나는 음악을 하면 돼'로 시작했다. 하다 보니까 그 과정에서 편곡을 어떻게 할까. 그 과정 속에서 첨삭되는 거다. '나는 다음 앨범은 이런 작전을 쓸 거야' 한 번도 해보지 않고 했다"고 밝혔다.




윤혜영 기자 ent@stoo.com
사진=팽현준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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