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추승현 기자] 밴드 봄여름가을겨울 김종진과 후배들이 암투병 중인 전태관을 위해 뜻깊은 프로젝트를 준비했다.
봄여름가울겨울(김종진, 전태관)의 데뷔 30주년 기자간담회가 1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올댓재즈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김종진이 참석했다.
봄여름가을겨울의 김종진 전태관은 지난 1986년 고(故) 김현식이 결성한 밴드 김현식의 봄여름가을겨울로 음악 활동을 시작했다. 지난 1988년 봄여름가을겨울 정규 1집을 발표하며 정식 데뷔해 올해로 30주년을 맞았다.
이날 먼저 김종진은 이번 앨범에 대해 "30주년을 맞아 동료 아티스트들이 트리뷰트하는 프로젝트"라며 "독특한 것은 뮤지션과 보컬리스트의 컬래버레이션이다. 보컬리스트라고 규정짓기 어렵다. 연주곡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참여 뮤지션에 대해 소개했다. 이번 앨범에는 각각 어반자카파와 에코브릿지, 혁오 오혁과 이인우, 윤도현과 정재일, 10cm와 험버트, 황정민과 함춘호, 윤종신과 최원혁·강호정, 장기하와 전일준, 데이식스와 차일훈, 이루마와 대니정이 컬래버레이션을 한다.
또 김종진은 "이번 앨범의 사진 촬영은 김중만 사진작가가 해주셨다"며 "앨범 재킷을 찍을 때 전 뮤지션이 다 모여서 캠페인송 '땡큐송' 뮤직비디오 찍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땡큐송'은 밴드 톡식의 김정우가 편곡하고 스윗소로우, 이시몬 씨와 피아니스트 이루마 씨가 협연해 음원을 만들었다"며 기대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날 '땡큐송'과 함께 이번 앨범의 첫 싱글 '하루가 가고 또 하루가 오면'이 발표된다. 이 곡에는 미국 출신 보컬리스트 제이 마리가 피처링에 참여했다. 김종진은 제이 마리가 피처링에 참여하게 된 계기에 대해 "봄여름가을겨울 3집 앨범이 국내 최초 전 레코딩과 믹스를 미국에서 한 앨범이다. '10년전 일기를 꺼내어'를 미국 여성 코러스들에게 한국말을 가르쳐 코러스를 녹음했다. 오혁과 이인우가 그 부분을 듣고 미국 여성이 한국말로 노래를 부르게 하고 싶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봄여름가을겨울 트리뷰트 앨범 / 사진=봄여름가을겨울 제공
이어 김종진은 앨범명이 '친구와 우정을 지키는 방법'인 이유를 밝혔다. 그는 "세상이 우리를 힘들 게 할지라도 친구 하나만 있으면 된다는 얘기다. 밥말리 형님이 '모두가 너를 힘들게 할 거야. 그게 진실이고, 넌 그럴 가치가 있는 놈 하나만 찾으면 돼'라고 했다"고 메시지를 전했다.
봄여름가을겨울은 30년동안 히트곡 '사람들은 모두 변하나 봐' '어떤 이의 꿈' '내 품에 안기어' '10년 전의 일기를 꺼내어' '아웃사이더' '브라보 마이 라이프' 등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이렇게 활발한 활동을 하며 대중가수로 불리던 중 멤버 전태관이 암 투병을 시작했다. 전태관은 지난 2012년 신장암 수술 이후 2014년 어깨에도 암이 발견돼 이후 현재까지 투병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번 앨범은 김종진이 수년간 암 투병 중인 전태관을 위해 올해 초부터 준비한 것이다. 앨범 수익금은 전태관을 위해 사용된다.
김종진은 전태관을 위해 수많은 뮤지션들이 모이게 된 것이 지난 4월 세상을 떠난 전태관의 부인 장례식장에서부터 시작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장례식장에 정말 많은 뮤지션들이 찾아왔다. 그때 전태관 씨의 병든 모습을 보고 마음 아파했다"며 "전태관 씨는 뮤지션들 사이에서 핸섬하고 젠틀한 신사다. 정말 잘 자라서 지금까지 한 번도 각을 흐뜨러진 적이 없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건강 앞에서 무릎을 꿇은 모습을 보고 윤종신, 김현철, 홍경민 씨 등 많은 뮤지션들이 우리가 도와야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음반을 통해 수익금이 생긴다면 후원하겠다고 계속 연락이 왔지만 사실은 쉽지 않았다"며 "저와 전태관 씨는 같은 사람이다. 저는 전태관의 그림자고, 전태관은 저의 그림자다. 그런데 제가 나서서 날 좀 도와달라고 하기가 쑥스럽고 쉽지 않나. 50통의 전화를 받고, 등 떠밀려서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봄여름가을겨울 전태관 김종진 / 사진=봄여름가을겨울 제공
김종진은 30주년을 맞은 소감도 전했다. 그는 "두 글자로 말하면 '감사', 일곱 글자로 하면 '감사감사감감사'다"고 재치 있게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 그는 "제가 1962년생 뮤지션이다. 제 시절에 주변 사람들이 전부 뮤지션이 되겠다고 했었는데, 지금 남은 뮤지션은 저 하나뿐이다. 한국에서 뮤지션으로 사는 것이 힘들구나라고 생각했는데, 전태관 씨와 함께 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며 끝까지 전태관에게 공을 돌렸다.
마지막으로 그는 "지난 수십 년간 뮤지션들의 헌신과 결과물이 힘들게 만들어진 프로젝트인 만큼 음악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따뜻한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 정성껏 준비했으니 많이 들어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후배들이 참여한 봄여름가을겨울 30주년 트리뷰트 앨범 '친구와 우정을 지키는 방법' 중 오혁과 이인우의 '하루가 가고 또 하루가 오면'(feat. Jay Marie)과 캠페인송 '땡큐송'은 이날 저녁 6시 각종 온라인 음원 사이트를 통해 공개된다.
추승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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