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샛별 기자] 강서구 PC방 살인 사건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피해자인 20대 아르바이트생의 담당의가 당시 상황을 전했다.
지난 14일 서울 강서구 PC방에서는 손님이 휘두른 흉기에 20대 아르바이트생이 무참하게 살해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피해를 담당했던 남궁인 응급의학과 임상조교수는 19일 자신의 SNS에 "처음엔 사건에 대해 함구할 생각이었다. 환자의 프라이버시를 위해서였고, 알리기에는 공공의 이익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혼자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으며 지냈다"고 시작하는 글과 함께 참담했던 그 날의 상황을 알렸다.
그는 "침대가 모자랄 정도로 키가 크고 체격이 좋았다. 검은 티셔츠와 청바지에 더 이상 묻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피투성이였다. 그를 본 모든 의료진은 전부 뛰어나갔다. 상처가 너무 많았다. 모든 상처는 목과 얼굴, 칼을 막기 위했던 손에 있었다. 하나하나가 형태를 파괴할 정도로 깊었다. 피범벅을 닦아내자 얼굴에만 칼자국이 삼 십 개 정도 보였다"
며 참혹했던 피해자의 상태를 밝혔다.
특히 그는 "보통 사람이 사람을 찔러도 칼을 사람의 몸으로 전부 넣지 않는다. 인간이 인간에게 그렇게 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가해자는 이 칼을 정말 끝까지 넣을 각오로 찔렀다"며 "모든 상처는 칼이 뼈에 닿고서야 멈췄다. 두피에 있는 상처는 두개골에 닿고 금방 멈췄으나 얼굴과 목 쪽의 상처는 푹 들어갔다. 귀는 얇으니 구멍이 뚫렸다. 양쪽 귀가 다 길게 뚫려 허공이 보였다. 목덜미에 있던 상처가 살이 많아 가장 깊었다. 너무 깊어 비현실적으로 보였다"며 사람이면 할 수 없는 일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미친 새끼라고 생각했다. 가해자가 미친 새끼인 것은 당연하지만, 그럼에도 평생을 둔 뿌리 깊은 원한 없이 이런 짓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 "같이 온 경찰이 말다툼이 있어서 손님이 아르바이트생을 찌른 것이라고 알려 줬다. 진짜 경악스럽고 혼란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순간 세상이 두려웠다. 모든 의료진이 그 사실을 듣자마자 욕설을 뱉었다"며 가해자를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계속해서 그날의 말도 안 되는 상황과 분노를 적어 내려가던 그는 끝으로 "다만 나는 억측으로 돌아다니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언급함으로써 이 사건의 엄중한 처벌과 진상 조사가 이루어지고, 사회적으로 재발이 방지되기를 누구보다도 강력히 바란다. 그렇기에 이 언급이 불씨나 도화선이 되길 바란다"며 "(이번 사건은) 비인간적인 범죄 그 자체"라며 글을 마무리했다.
김샛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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