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스포츠
포토
스투툰
정은지 "80세까지 '열일'한다는 사주, 믿어보려고요" [인터뷰]
작성 : 2018년 10월 19일(금) 11:11

에이핑크 정은지 / 사진=플랜에이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그룹 에이핑크 정은지가 '청춘'을 노래한다. 그 속내가 퍽 뭉클하다. 어릴 적 음악으로 위로받았던 그가 가수가 되어 음악으로 청춘들에 위로를 건네고 싶다는 것. 정은지의 세 번째 미니앨범 '혜화(暳花)'다.

'혜화'는 '별 반짝이는 꽃'이라는 뜻으로 이제 막 꽃을 피우며 반짝이는 청춘들을 지칭한다. 동시에 부산 혜화여고 출신인 정은지는 이번 앨범을 자신의 청춘이 담긴 학창시절과 연결 지었다. 그는 "처음으로 가수가 돼야겠다고 생각했던 시기가 고등학생 때였다. '혜화'가 제 학창시절이기도 하고 의미를 부여해보니까 그 의미가 너무 예쁜 거다. 잘 짜맞춘 제목이지 않나 싶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정은지는 첫 앨범을 낼 때보다 이번이 더 떨렸다고 했다. 이번 앨범 전체 프로듀싱을 맡으며 모든 곡에 자신의 이야기를 녹아낸 탓이었다. 곡이 한 곡 한 곡 나올 때마다 벅차고 기다려졌다고. 만족도를 묻자 그는 "기분은 100%인데 만족도는 솔직히 넉넉하게 줘서 70% 정도다. 배움은 끝이 없다고 하지 않나. 하면서 부족함을 너무 느꼈고 '갈 길이 멀구나' 생각했다. 저 혼자만 프로듀싱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모든 분들 마음이 다 모아져야 만족도가 올라가는데 모두가 신경 쓰니까 마음으로 만족도는 100이었던 것 같다"고 답했다.

"아쉬운 건 가사 쓸 때였어요. 예쁘고 귀한 말들을 쓰고 싶은데 표현이 부족해서. '평소에 책을 진짜 안 읽는구나' '드라마를 줄이고 책을 봐야 하나' 그런 생각도 많이 들었고.(웃음) 가사 쓸 때 귀한 단어가 나왔으면 좋겠는데 안 나올 때 아쉬웠던 것 같아요. 타이틀은 가사만 일곱 번 바뀌었어요. 콘서트를 했는데 전에 쓴 거랑 헷갈려서 빨리 가사 숙지해야겠다 했죠."

에이핑크 정은지 / 사진=플랜에이엔터테인먼트 제공



'혜화'에는 가족을 떠나 살아가는 모든 사람에게 바치는 타이틀곡 '어떤가요'를 비롯해 '어떤가요'의 속편 '별 반짝이는 꽃을 위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온다는 위로를 담은 '계절이 바뀌듯', '언제쯤이면 내가 살고 있는 이 상자를 깨고 나갈 수 있을까' 정은지의 상상을 담은 '상자', 사랑과 '썸'의 감정을 담은 '신경 쓰여요', 비라는 외로운 가사에서 출발한 'B', 직장인 위로곡 '김비서', 새벽에 잠을 푹 잘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은 '새벽' 등 8곡이 수록됐다.

"요즘에 CD를 많이 안 사시잖아요. MP3로 듣고 싶은 노래만 들으니까 아쉬웠어요. CD로 들을 때 '다음 곡 뭐 나올까' 기대감이 있잖아요. 돈 주고 사는 CD니까 꽉꽉 차 있는 앨범을 선물하고 싶었어요. 또 또래뿐만 아니라 여러 연령대의 청춘을 위로하려면 많은 곡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옛날에 써놓은 곡도 많아서 많이 넣었어요. 다만 감정 기복을 맞추고 싶었어요. 너무 잔잔한 노래만 넣으면 지루할 수 있으니까."

정은지는 인터뷰 내내 노래로 의한 '위로'와 '공감'을 강조했다. 그 역시 힘들 때마다 노래를 부르면서 스트레스를 풀었다고. 그는 가수가 된 후 힘들었던 순간에 대해 "저는 노래가 좋아서 서울에 올라온 건데 노래가 직업적으로 느껴졌을 때 힘들었다. 예전엔 사람들 앞에서 노래 부르는 게 마냥 좋았는데 컨디션 때문에 부담되고 결과를 생각해야 되고 책임감이 있는 만큼 버거웠던 것 같다. 마음이 갈 곳을 잃었다는 느낌도 받았다. 제가 하고 싶은 걸 조금씩 해나가다 보니까 이제는 '힘들다'보다는 재미를 느끼고 있다"고 털어놨다.

에이핑크 정은지 / 사진=플랜에이엔터테인먼트 제공



데뷔 후 지나온 7년의 시간이 준 깨달음이었다. 정은지는 "예전과 비교하면 얼굴도 달라지고 몸도 달라지고 마음가짐도 바뀌었다. 많이 달라졌다"며 웃었다. "그땐 내가 어제 뭐했는지도 기억 안 날 정도로 잠에 취해 있었다"고 회상한 그는 "성장기였나보다. 인터뷰하면서도 졸아서 얼마나 눈치 보였는지 모른다. 이제는 제가 끌고 가는 느낌이라 다르다. 아무것도 모르고 배움만 있었다면 이젠 같이 하는 느낌도 있고 내 얘기를 할 수 있는 나이가 된 것 같다. 그땐 가사 쓰면 엄청 화려한 사랑 얘기를 쓰고 싶었는데 안 나오고 촌스러웠다. 이제는 한탄도 쓸 수 있고 이것저것 녹일 수 있는 것들이 생겨서 지난 시간에 대한 뿌듯함이 있다"고 설명했다.

에이핑크에 이어 솔로 앨범, 그리고 연기에 뮤지컬까지 다방면에서 활약해온 정은지는 "욕심이 많다"며 "솔로로 춤도 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팔십까지 '열일'한다는 사주를 읊으며 "뭐든지 다 해보고 싶다"고 열의를 불태운 그였다.

"도전해보고 싶은 건 싱어송라이터예요. 연기도 이제 재미를 조금씩 느껴가고 있는 것 같아요. 그전에는 부담감이 너무 커서. 첫 술부터 너무 배가 불러서 다음 술 부담이 컸거든요. 어쨌든 계속 연기도 해보고 싶고 뮤지컬도 하고 싶어요. 힘은 빠지는데 기를 받는다는 느낌을 뮤지컬하면서 느꼈거든요. 하루 종일 지쳐 있다가 커튼콜 박수받을 때 기분이 좋아요. 약간 군부대 간 느낌도 들고. 제가 발 들일 수 있는 곳이면 다 한 번 해보고 싶어요. 사주를 봤는데 80세까지 열심히 일할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사주가 그렇다고 하니까 믿어보려고요."




윤혜영 기자 ent@stoo.com
<가장 가까이 만나는, 가장 FunFun 한 뉴스 ⓒ 스포츠투데이>
스투 주요뉴스
최신 뉴스
포토 뉴스

기사 목록

스포츠투데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