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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 힙합에 발레 하던 소녀에서 배우가 되기까지 [인터뷰]
작성 : 2018년 10월 11일(목) 14:03

서현 / 사진=㈜한신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투데이 문수연 기자] 10년간 그룹 소녀시대 멤버로 가요계 정상 자리를 지킨 서현은 홀로서기를 시작하며 연기에 집중했다. 가수 활동을 하면서도 꾸준히 연기 활동을 해온 그이기에 대중의 기대는 크지 않았다. 하지만 서현은 MBC 드라마 ‘시간(극본 최호철·연출 장준호)’에서 어려운 역할을 완벽히 소화해내 시청자를 깜짝 놀라게 했다.

서현이 분한 설지현은 엄마와 동생의 의문스러운 죽음을 파헤치는 악바리 흙수저 캐릭터다. 돈과 권력에 부딪히면서도 진실을 위한 싸움을 포기하지 않았다. 서현은 드라마를 촬영하는 동안 설지현이 되기 위해 서현을 내려놨고, 종영 후 몸살을 앓을 정도로 큰 후유증을 겪었다.

“이번 작품에 들어가기로 결정하고 대본을 읽는데 설지현이라는 캐릭터가 슬픔의 깊이가 깊어서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고민이 많았어요. 단순한 슬픔이 아니라 사랑하는 가족을 잃는 게 슬픔의 시작이었거든요. 그래서 제가 부모님과 같이 사는데 제 공간을 따로 부탁드렸어요.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했거든요. 이번 작품 하면서는 서현과 설지현의 경계가 없었던 것 같아요. 촬영하면서 다른 촬영도 일부러 안 했거든요. 집중하고 싶었어요. 설지현은 제 인생 같았어요.”

서현은 혼자만의 시간을 많이 가지며 점점 설지현이 돼 갔다. 평소에도 설지현이 어떻게 생활했을 것 같은지 고민하며 캐릭터에 접근해나갔다. 이뿐만 아니라 서현은 외적으로도 과감한 선택을 했다. 메이크업을 거의 하지 않고 출연한 것이다.

“‘시청자분들 눈이 불편하면 어떡하나’ 살짝 걱정했어요. 항상 꾸미는 모습만 보였었는데, 흙수저 캐릭터라 거의 메이크업을 안 했거든요. 감독님이 입술도 바르지 말라고 하셔서 입술 색도 죽이고 피부 화장만 했어요. 처음엔 걱정됐지만 제 마음가짐이 달라졌던 것 같아요. 정말 내려놓고 할 수 있었어요. 카메라 감독님도 신경 써서 잡아주셨고요.”

이 같은 서현의 노력은 빛을 발했다. 첫 방송부터 서현에 대한 극찬이 쏟아졌다. 극 중 설지현에게서는 소녀시대 서현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고 오롯이 설지현만 있을 뿐이었다. 지난해 11월 종영한 드라마 ‘도둑놈 도둑님’ 후 1년도 채 되지 않는 시간 급성장한 서현의 모습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짧은 시간 안에 다시 채워서 새 캐릭터를 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각오를 단단히 했죠. 체력적인 것도 미리 준비를 해놨고, 감정적으로는 언제든 버튼만 누르면 설지현으로 나올 수 있는 상태로 만들어 놓고 싶었어요. 전작 때도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그때는 소녀시대 10주년 활동도 병행했었거든요. 집중도가 분산될 수밖에 없었죠. 이번에는 최대한 그런 상황을 안 만들려고 노력했고, 캐릭터의 감정을 고스란히 느끼면서 연기하고 싶었어요. 시청자분들에게 그게 전달이 되지 않았나 싶어요.”

서현 / 사진=㈜한신엔터테인먼트 제공



‘시간’을 통해 서현은 많은 호평을 받았지만 드라마 자체에는 여러 잡음이 있어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남자 주인공 김정현(천수호 역)의 제작발표회 태도 논란과, 건강으로 인한 중도 하차 등 악재가 이어진 것이다. 소녀시대 막내에서 드라마 주인공으로서 극을 이끌어가야 하는 위치에 놓인 서현은 이러한 우여곡절을 이겨내며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었다.

“제가 소녀시대를 하면서도 언니들 챙기고, 건의도 많이 했었거든요. 저는 그런 게 잘 맞는 것 같아요.(웃음) 수동적으로 있는 것보다는 제가 얘기해서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다면 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그게 더 마음도 편하고요. 이런 거를 해야만 그 자리에 있을 수 있는 것 같아요. 이번 작품 하면서 주인공에 대한 책임감도 되게 많이 느꼈어요. 사실 카메라 앞에 서는 건 배우잖아요. 배우를 위해 정말 많은 스태프들이 몇 개월 동안 잠도 못 자고 그 사람을 위해 일하는 건데, 내가 그러한 노력에 대한 걸 받을 수 있는 사람인가 생각을 많이 했어요. 이번 작품은 참 경험이 많이 됐고 앞으로는 웬만한 일에는 절대 무너지지 않을 것 같아요. 너무 단단해졌고, 인생적으로도 연기적으로도 공부가 많이 됐어요.”

서현은 쏟아지는 칭찬에도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본인의 부족한 부분만 보인다는 서현은 점차 그러한 모습을 줄여나가는 게 목표라고 전했다.

“전 모니터하면 제가 못하는 거만 그렇게 보이는 거예요. ‘왜 저렇게 했지’ 이런 생각도 들고요. 앞으로는 그런 부분을 줄여나가고 싶어요. 팬들 반응도 어느 정도는 소통을 하는 게 좋으니까 보긴 보거든요. 어떤 부분을 좋아하는지 참고하려고 볼 때도 있고요. 그런데 너무 자주 보면 영향이 있더라고요. 자기만의 생각이 있어야 하는데 주변에 사람도 많고 말도 많으면 중심이 흔들릴 수 있어서 조금만 보고 있어요.”

서현 / 사진=㈜한신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실 서현은 연습생으로 연예계에 발을 들여놓을 때부터 가수보다는 배우의 꿈이 더 컸다. 어린 시절부터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하며 꿈을 찾아 나간 서현은 우연한 기회에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연습생이 됐고, 다양한 트레이닝을 받으며 연기에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저희 어머니가 제가 어린 시절부터 교육 쪽으로 다양한 경험을 많이 하게 해주셨어요. 그래서 피아노도 10년 배우고 바이올린도 7년 배웠어요. ‘해보고 네가 하기 싫은 건 하지 말아라’라고 하셨는데 그중 제일 잘 맞는 게 피아노였고 유학 준비를 하다가 초등학교 5학년 때 지하철에서 SM에 캐스팅됐어요. 사실 그때는 별로 관심이 없었고 이게 뭔가 싶어 어머니께 말씀드렸더니 ‘굳이 연예인 안 해도 좋은 기회일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제가 외동이라 사회성도 부족하니까 경험하면 좋지 않을까 싶으셨던 거예요. 어머니가 ‘해볼래? 하기 싫으면 하지 마’라고 하셨는데 전 해보고 싶었어요. 아무것도 모르고 오디션에 가서 동요 부르고 힙합 노래에 발레를 했죠.(웃음) 연습생 생활을 해보니 신기하고 재밌고 매력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꿈이 바뀌게 된 것 같아요. 저는 연기자 팀에 가까웠는데 연기자도 노래 트레이닝은 기본적으로 했거든요? 어떻게 하다 보니 노래가 늘어 보컬이 된 거예요. 그러다 정말 운이 좋게 소녀시대를 하게 됐고 언니들과 활동을 하면서 아주 행복한 삶을 살게 됐죠.”

그렇게 17세에 소녀시대 활동을 시작한 서현은 꾸준히 활동을 펼치며 대중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고, 10년간의 활동을 끝으로 또 다른 꿈을 향해 도전을 시작했다. 하지만 대한민국 톱 걸그룹 멤버였던 만큼 새로운 도전에 어려움도 있었다. 대중에게 서현은 ‘소녀시대 멤버’라는 이미지가 각인돼 있었기 때문이다.

“모르는 사람이면 좀 더 극 중 인물로 보일 수 있을 텐데 아이돌은 화려하고 대중에게 친밀한 직업이잖아요. 10년 넘게 활동했으니 당연히 ‘소녀시대 서현’이라고 생각하실 거예요. 너무 감사하지만 큰 숙제인 것 같아요. 제가 더 많이 노력해서 깨야 하는 부분이고요. 그런데 ‘극 중 인물로 보인다’는 말을 들었을 대는 쾌감이 더 느껴지기도 해요. 너무 행복하고 감사해요. 앞으로 이걸 깰 수 있는 건 연기밖에 없는 것 같아요. 연기는 정답이 없으니까 모두가 만족할 수 없고, 나라도 만족하면 더 많은 분들이 알아주지 않을까 싶어요.”

서현은 벽을 깨기 위해 앞으로 다양한 캐릭터에 도전하며 서현이 아닌 여러 모습으로 대중을 찾아갈 예정이다. 이뿐만 아니라 서현은 솔로 가수로도 목소리를 들려줄 계획이다.

“앞으로 킬러 등 파격적인 역할을 연기해보고 싶어요. ‘서현’을 떠올렸을 때 잘 떠오르지 않은 캐릭터요. 저 스스로가 하기 힘들다는 생각이 드는 역할은 좀 아닌 것 같고, 사람들이 저에 대해 모르는 모습을 ‘짜잔’ 하고 보여드리면 재밌을 것 같아요. 그리고 내년쯤에는 솔로로 앨범도 낼 계획이에요. 언제 내야겠다는 기간을 두고 있지는 않고 좋은 곡이 나왔을 때 들려드리고 싶어요.”




문수연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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