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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블리 호러블리' 종영] 어설픈 변주로 잃어버린 시청자
작성 : 2018년 10월 02일(화) 18:23

'러블리 호러블리' 포스터 / 사진=KBS2 제공

[스포츠투데이 이호영 기자] '러블리 호러블리'가 로맨틱과 호러라는 두 마리 토끼 잡기에 실패했다. 손에 쥔 소득은 고작 1% 시청자뿐이었다.

2일 KBS2 월화드라마 '러블리 호러블리'(극본 박민주·연출 강민경)이 종영됐다. 이 작품은 운명을 공유하는 한 남녀가 각각 톱스타와 드라마 작가로 만나면서 일어나는 기이한 일들을 그렸다. 설레는 로맨스와 오싹한 호러의 절묘한 조화를 이루겠다는 의중이었다. 배우 유필립(박시후)과 작가 오을순(송지효)이 운명으로 엮어져 있어 한쪽이 행운을 갖게 되면 다른 한쪽은 불운해지는 설정이다.

무속신앙에 얽힌 남녀 주인공 앞에는 끊임없이 귀신이 튀어나왔다. 비교적 오랜 시간 공을 들이는 공포 영화와 비교했을 때 다소 조악한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들어진 공포 효과들이 대부분. 보는 이들에게는 어설프게 받아들여질 수 밖에 없는 한계로 작용했다. 그렇다고 곱씹었을 때 간담이 서늘해지는 소름 돋는 이야기나 설정도 아니었다. 제대로 된 호러 장르라 손뼉 쳐주기에는 역부족인 셈.

귀신과 마주한 주인공들은 그들에게 쫓기고 맞으며 괴롭힘 당했다. 몹시 비현실적인 전개 중에도 유필립은 사랑하는 연인을 보호하고 상처를 보듬기 위해 노력했다. 이 과정은 복잡했고, 구구절절한 사연을 모르는 중간 유입 시청자가 로맨틱을 느끼기에는 힘들었다. 로맨틱 코미디 중 '코미디'라고 꼽을 만한 웃음 터지는 명장면은 없었다. 코믹을 전담 마크했다 일컫을만한 명품 조연도 없었다.

상반된 장르의 조화를 이루겠다 공언했으나, 어설픈 변주로 다 놓친 모양새다. 결과는 처참한 시청률로 여실히 드러났다. 지난 8월 13일 전국 기준 1회 4.8%, 2회 5% 시청률로 출발했던 '러블리 호러블리'는 10회에서 자체최고시청률 6.2%를 기록하며 반등을 노렸다. 그러나 다시 하향곡선을 그렸다. 심지어 추석 연휴였던 지난 9월 24일 방송된 25회는 자체최저시청률 1%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이후 9월 25일 방송된 27회, 28회는 2%%, 3.2% 시청률을 각각 나타냈다.

일각에서는 방송 전 일었던 '세월호 비유 논란'을 시청률 참패의 요인으로 꼽는다. 메인 PD인 강민경 PD가 제작 현장에서 슬픈 연기를 하는 배우에게 "왜 세월호 유가족 표정을 짓고 있냐"는 발언을 해 논란을 빚었던 것.

관련해 제작진은 사과했고, 이후 제작발표회에서 또 한 번 상황을 설명하며 고개 숙였다. 이후 '러블리 호러블리'는 절차대로 방송됐다. 나쁘지 않았던 첫 방송 시청률에 비쳐 볼 때 논란은 작품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방송 시작 이후로 누리꾼 사이에서 논란과 관련된 언급도 없었다. 단순 '보이콧'에 의한 결과가 아니라는 반증이다.

'러블리 호러블리'는 그저 어설픈 연출과 빈약한 대본, 복잡한 전개가 모여 시청자에게 외면받은 것뿐이다.




이호영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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