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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익VS백종원 '막걸리 전쟁', 저격→반발→내기 제안 [ST이슈]
작성 : 2018년 10월 02일(화) 15:34

황교익-백종원 / 사진=스포츠투데이 DB


[스포츠투데이 이호영 기자]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이 백종원에 일침을 가했다. 갑론을박의 여지가 다분한 공개비판에 누리꾼은 설전을 벌였고, 황교익은 내기 제안에 각종 사례까지 나열하며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2일 황교익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12개의 막걸리 브랜드를 미리 알려주고 찾아내기를 했어도 '신의 입'이 아니고서는 정확히 맞힐 확률은 매우 낮습니다"라며 청년사업가에 막걸리 테스트를 한 SBS 예능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언급했다.

이는 지난 12일 방송된 '백종원의 골목식당'의 내용을 꼬집은 것으로, 백종원은 솔루션을 신청했으나 막걸리 맛에 대한 고집을 굽히지 않는 청년사업가에게 "동호회가 아니고 막걸리를 만드는 사람이니까 어느 지역의 막걸리인지는 맞혀야 하는 거 아니냐"며 테스트를 제안했다. 12개의 각기 다른 지역 막걸리를 펼쳐두고서 블라인드 테스트를 진행, 지역을 맞추는 방식. 결과는 백종원의 승리였다.

황교익은 "방송에서 이랬다고요? 아무리 예능이어도 이건. 전국에 막걸리 양조장 수가 얼마나 되나요? 저도 꽤 마셔봤지만 분별의 지점을 찾는다는 게 정말 어렵습니다. 무엇보다 한 양조장의 막걸리도 유통과 보관 상태에 따라 맛이 제각각이라"라며 '맛 구분'이 쉽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또 "막걸리 맛을 잘 안다고 잘 팔리는 막걸리를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라며 "대구의 대박 떡볶이집 할머니는 떡볶이를 싫어하셔서 맛도 안 보신다는 거, 다들 아시지요?"라고 예시를 들었다.

황교익과 백종원은 식(食) 관련 업계에서 일가견이 있는 인물들이다. 황교익의 저격글은 백종원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셈. 테스트 방식에 문제제기를 한 것은 해당 테스트를 주체적으로 진행한 백종원의 멘토 자격에 의구심을 품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애청자들은 즉각 반박했다. 백종원이 해당 테스트를 진행한 의중은 "맛을 구분하라"는 것보다는 "관심을 가지고 노력하라"에 있다는 것이다. 이에 황교익은 재반박했다. 그는 "내가 전국에서 12종 막걸리를 선별해 가져오겠다. 모두 맞힐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나와라. 내기를 걸어도 된다"고 적어 올렸다.

방송을 제대로 보라는 지적이 이어지자 황교익은 또다시 게시글을 올렸다. 그는 "방송 안 봤다. 이 기사 봤다"며 하나의 링크를 게재했다. 해당 방송 내용을 서술한 내용의 기사였다.

황교익은 이 기사가 틀리지 않았다. 명욱 씨 말에 나는 동의한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는 "막걸리 맛에 물이 미치는 영향은 물론 있다. 물에 함유된 미네랄의 종류와 양에 따라 막걸리 맛에 변화가 생긴다. 물에 든 미네랄을 따져가며 막걸리를 빚으면 더없이 좋을 것이나 자체 연구소 정도 차려놓은 양조장에서나 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현실에서는 양조장마다 쓰는 물이 다 달라 '어떤 물이 막걸리 맛을 좋게 한다'가 아니라 '우리는 이런 물을 쓰니 이런 맛의 특징이 있다' 정도의 일로 여긴다. 그러나 실제로 물의 차이로 인한 막걸리 맛의 차이를 분별하여 구체적으로 말을 해보라 하면 불가능하다. 쌀과 누룩, 발효실의 조건 등 기타 요소가 막걸리 맛에 미치는 영향이 워낙 커서 물의 차이는 크게 신경 쓸 거리가 되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막걸리를 잘 빚으려면 잡맛이 없는 위생적인 물이면 충분하다. 수돗물은 안전하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염소 냄새가 문제이면 수돗물 받아다 하루이틀 두었다 쓰면 된다"고 주장해 백종원과 대립각을 이어갔다.

논란은 점차 커졌고, 황교익은 사례들을 제시하며 수차례 반박했다. 그는 자신이 했던 강연 내용을 언급했다. 황교익은 "의뢰받은 강연이 아니라, 내가 기획하여 던진 첫 대중 강연의 주제가 '당신의 미각을 믿지 마세요'였다"며 "미각을 갈고닦고 다양한 경험을 하면 음식 맛에 대한 분별이 일부 생길 수도 있으나 인간의 감각이란 게 워낙 허술하여 그 분별에 한계가 있음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이었다. 음식 공부하다가 인간 공부로 넘어가면서 깨달은 것이었다. 맛은 음식에 있지 않다. 우리의 감각에, 궁극적으로는 뇌에 있다. 당신의 뇌를 믿지 마시라"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황교익은 한때 자신이 방송 출연을 거절했던 사례도 들었다. 이유와 맥락은 이번 막걸리 맛 평가와 같은 '맛 구분'에 있었다. 그는 "요즘은 뜸한데, 한때 방송 제작진이 전화를 하여 '이것과 저것을 맛으로 구분하는 프로인데 출연 가능할까요'하고 제의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간장이며 된장 등 장류, 조미료 넣은 음식과 안 넣은 음식, 천일염 음식과 정제염 음식 등등. 내 대답은 늘 '인간의 감각으로 이를 분별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또 그것을 분별하였다고 특별난 의미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전 그런 거 안 합니다'였다"고 적었다.

이어 "똑같은 메주로 똑같은 조건에서 각각 천일염과 정제염으로 담근 장류를 테이스팅한 적이 있다. 참석자들은 절반은 맞고 절반을 틀리고 했다. 그냥 운으로 맞히는 수준이었다"며 "전통장류를 오랫동안 담가왔던 ‘전문가’도 이 둘을 구별하지 못하였다. 그는 무척 황당해했는데, 내가 해준 위로의 말은 '이 둘을 구별할 수 있는 미각을 가진 인간은 없습니다. 인간의 미각은 원래 허술해요. 그것만 인정하면 마음이 편할 것입니다'였다"고 전했다.




이호영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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