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스포츠
포토
스투툰
장승조, 잘나가던 뮤지컬 배우→드라마 조연 "무너져도 연기할래요" [인터뷰]
작성 : 2018년 09월 30일(일) 13:35

장승조 / 사진=스포츠투데이 DB


[스포츠투데이 문수연 기자] 뮤지컬계에서 '장승조'라는 이름을 모르는 이는 찾기 힘들다. 하지만 그는 여기에 멈추지 않고 새로운 무대로 도전에 나섰다. 데뷔 10년 차가 되던 2014년 OCN 드라마 '신의 퀴즈 시즌4'를 시작으로 매체 연기를 시작한 장승조는 조연부터 차근차근 올라오다 지난 2월 종영한 MBC 드라마 '돈꽃'에서 악역 연기를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주목받았다.

그러던 그가 tvN 드라마 '아는 와이프'로 2연타에 성공했다. 차주혁(지성)의 은행 입사 동기 윤종후 역을 맡은 장승조가 철없고 밝은 캐릭터까지 소화해내면서 전작과는 180도 다른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드라마 종영 후 지난달 초 태어난 아들 육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던 장승조는 짬을 내 마련한 인터뷰 시간을 통해 윤종후를 떠나보내고자 했다.

두꺼운 수첩을 들고 인터뷰장에 들어온 장승조는 "이렇게 여러 기자님들과 인터뷰하는 게 처음이라 까먹을까 봐 적으려고 가져왔다"며 수줍은 인사를 전한 뒤, 정신없는 일상으로 잠시 잊고 있었던 '아는 와이프'의 기억을 다시 더듬었다.

"드라마 종영 후 추석 연휴가 있었지만 아기가 자다가 계속 깨서 별로 못 쉬었어요. 명절이 지나고 나서야 종영 인터뷰를 하니까 기분이 이상하네요. 인터뷰 오면서 '내가 '아는 와이프'라는 작품을 만나서 잘 마무리했나' 생각해봤는데 일단 잘 마치게 돼서 기분이 너무 좋아요."

'아는 와이프'는 4.7%(이하 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로 스타를 끊어 8.2%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는 등 매회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그리고 '믿고 보는 배우'로 자리 잡은 지성과 한지민에 이어 가장 큰 주목을 받은 배우는 바로 장승조였다. '돈꽃'에서 악역 연기를 선보인 그가 매사 긍정적이고 의리 있는 윤종후로 180도 변신했기 때문이다.

"작품 임할 때마다 걱정도 많고 어떻게 표현해야 하나 고민도 많아요. 그래서 작품을 할 때마다 스트레스가 많고 예민한데 저의 패턴인 것 같아요. 작품 시작하고 그 인물을 표현하게 되면서 점점 익숙해지다 보면 그 안에서 아주 조금은 자유로워지죠. 매 작품이 도전이지만 '아는 와이프' 윤종후는 전작이랑 다른 캐릭터다 보니까 특히나 더 잘 해내고 싶었고 즐기고 싶었어요. 그랬던 순간들도 있었고 힘들었던 순간도 있었는데 이런 건 항상 공존하는 게 아닌가 싶어요."

장승조 / 사진=스포츠투데이 DB



'아는 와이프'는 주 배경이 은행인 만큼 은행원들끼리의 '케미'도 큰 재미 요소 중 하나였다. 이 같은 '케미'가 안방극장에까지 전달될 수 있었던 이유는 배우들의 실제 호흡도 좋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장승조는 이를 선배들의 공으로 돌렸다.

"저희가 초반에 은행 견학도 갔어요. 각자 맡은 대부계 수신계 직원과 얘기도 많이 했고요. 막상 현장에 가서 해보니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우리는 그냥 고객이었을 뿐이잖아요. 그런 혼란스러움이 있을 때 선배님들이 많이 잡아줬어요. 특히 손종학(차봉희 역) 선배님과 박원상(변성우 역) 선배님이 큰 틀을 잡아주셨어요. 그래서 배우들끼리 '케미'가 잘 맞아떨어진 것 같아요. 은행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선배님들이 중심이 돼 많이 노력해주셨죠. 그런 시간들이 쌓이다 보니까 점점 더 은행에 익숙해졌어요."

은행에서 윤종후는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했다. 직원들과도 스스럼없이 잘 지냈고, 매사에 밝은 모습을 보여줬다. 마치 실제 장승조로 윤종후와 많은 부분이 닮았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장승조는 밝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스스로를 다독이며 노력했다고 털어놨다.

"제가 핸드폰에 메모를 자주 하거든요. 드라마 초반에는 '종후가 밝아야 하는데 지금은 내가 굉장히 어둡네'라고 썼어요. 그런데 1, 2회 보시고 작가님께서 저한테 '비타민 같다'고 해주시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비타민 같은 존재가 되겠습니다'라고 했죠. 쫑파티 때 작가님께서 '비타민이 되어줘서 고맙다'고 해주시더라고요. 너무 감사했어요. 제가 한 번도 보여드리지 못했던 밝은 모습,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렇다고 장승조의 실제 성격이 어두운 건 아니었다. 실제 모습에도 윤종후의 모습이 분명히 있었다. 하지만 촬영 현장이 화기애애했기에 장승조만의 윤종후가 더욱 잘 표현될 수 있었다. "모든 사람들이 만나는 상대나 환경에 따라 성격이 조금씩 달라지잖아요. 가장 편안한 사람들과 있을 때 제 모습은 굉장히 밝아요. 그러다 혼자 있거나 어려운 상황일 때는 굉장히 딥해지기도 하죠. 윤종후라는 인물은 제가 가장 편안하고 유쾌할 때 나오는 모습 중에 하나인 것 같아요. 또 촬영장이 불편하거나 힘들었다면 긴장하고 굳어져서 이런 모습을 못 보여줬을 텐데 편하게 할 수 있는 여건이 돼서 감사했어요."

장승조 / 사진=스포츠투데이 DB



'돈꽃'과 '아는 와이프'로 2연타에 성공하면서 장승조는 드라마에서도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명성을 날리던 뮤지컬계에서 방송계로 와 차근차근 계단식 성장을 한 장승조. 그에게 인기를 실감하는지 묻자 SNS를 통해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SNS 팔로워가 방송 한 번 끝나면 많이 늘더라고요. 원래 SNS를 즐기지는 않아요. 시간을 너무 많이 뺏기는 것 같아서 지금은 어플도 지웠어요. 제가 다른 사람들 뭐 하나 계속 보면서 부러워하고 그러더라고요. 그럴 시간에 아이 한 번 더 보고해야 할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그래도 팔로워, 주변 사람들이 연락해주는 모습을 보며 '드라마를 많이 봐주시는구나' 싶더라고요. 작품을 통해 계속 보여줄 수 있다는 것에 너무 감사해요."

'아는 와이프'를 성공적으로 마친 만큼 차기작에서 장승조는 또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지 궁금해졌다. 하지만 장승조는 잠시 동안 생각에 빠지더니 "그건 잘 모르겠다"며 조심스럽게 입을 뗐다. "아직은 제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닌 것 같아요. 예전에는 이런 질문을 받으면 사이코패스, 다중인격 등 쉽게 얘기했었는데 아닌 것 같아요. 주어진 걸 색에 맡게 표현해내고 싶은 생각이 가장 커요."

배우로서의 목표를 묻는 말에도 그는 신중했다. 쉽사리 목표에 대해 털어놓지는 않았지만 그가 얼마나 이 직업을 사랑하고 열정을 느끼는지는 분명하게 느껴졌다. "어떤 배우가 되고 싶다는 바람은 있죠. 제가 주말극을 정말 해보고 싶었는데 '돈꽃'을 하게 됐잖아요. 너무 기뻤죠. 또 미니시리즈를 해 보고 싶었다는 바람이 있었는데 '아는 와이프'를 하게 돼서 기뻤어요. 그런데 바람이 있다고 해서 어떻게 될지는 모르는 거잖아요. 주어진 것을 충실하게 잘 해내려는 마음을 가져야 하는 것 같아요. 그래도 크게 '내가 배우로서 어떤 길을 걸어야겠다'는 건 마음속에 가지고 있어요. 구체적이지는 않지만요. 그래도 말씀드릴 수 있는 건 평생 연기를 하고 싶다는 거예요. 가는 여정에 있어서 무너질 때도 있고, 반면에 쭉 올라갈 수도 있겠지만 크게는 배우를 한다는 게 꿈이에요. 그게 공연이든 드라마든 영화든 관계없이 일을 꾸준하게 쭉 하고 싶어요."




문수연 기자 ent@stoo.com
사진=방규현 기자 ent@stoo.com
<가장 가까이 만나는, 가장 FunFun 한 뉴스 ⓒ 스포츠투데이>
스투 주요뉴스
최신 뉴스
포토 뉴스

기사 목록

스포츠투데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