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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뒤에 테리우스' 첫방] 소지섭 보려고 틀었다가 정인선에 반했네
작성 : 2018년 09월 28일(금) 00:30

'내 뒤에 테리우스' 소지섭 정인선 / 사진=MBC 방송화면 캡처


[스포츠투데이 추승현 기자] '내 뒤에 테리우스'가 첫 방송부터 소지섭의 의외의 코믹 연기와 정인선의 열연으로 120분을 순식간에 몰입하게 만들었다.

27일 밤 MBC 새 수목드라마 '내 뒤에 테리우스'(극본 오지영·연출 박상훈)가 1회부터 4회까지 연속 방송되며 첫 포문을 열었다.

'내 뒤에 테리우스'는 사라진 전설의 블랙요원 김본(소지섭)과 운명처럼 첩보 전쟁에 뛰어든 앞집 여자 고애린(정인선)의 수상쩍은 환상의 첩보 콜라보를 그린 이야기다.

이날 방송에서 김본은 누군가에게 쫓기는 듯 은둔 생활을 했고, 6살 쌍둥이를 키우며 '경단녀(경력이 단절된 여성)'가 된 고애린은 취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앞 집에 사는 두 사람은 엉뚱한 첫 만남을 가졌고, 김본은 고애린이 자신을 감시하고 있다고 착각했다. 고애린의 남편 차정일(양동근)은 우연히 누군가의 살해 현장을 목격하고, 범인에 의해 자신도 살해당했다. 이에 혼자가 된 고애린은 충격에 빠졌다. 김본은 차정일의 죽음이 자신이 쫓고 있는 사건과 연관이 있음을 알고, 고애린을 지켜보기 위해 쌍둥이의 베이비시터로 일하기로 자처했다.

해당 작품은 방송 전 제작발표회에서부터 첩보, 액션, 코믹, 로맨스 등 다양한 장르가 복합적으로 섞여 있어 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고 포부를 내비친 바 있다.

이를 반증하듯 드라마는 방송 시작 부분, 어둠 속에서 김본이 등장하며 마치 첩보 영화를 연상케 했다. 김본이 홀로 등장하는 신마다 무거운 공기가 흐르는 듯 어두운 분위기를 이어갔다. 그러나 화면이 전환되며 햇볕이 잘 들고 아이들의 목소리로 가득 찬 밝은 고애린의 집이 그려졌다. 고애린은 아이들과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연출하며 코미디 드라마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이는 김본과 고애린이 얼마나 다른 캐릭터이고, 다른 장르인지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각자의 캐릭터에 흡수된 배우들의 연기 또한 돋보였다. 앞서 '내 뒤에 테리우스'는 2년 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온 소지섭에게 초점이 맞춰졌던 극이었다. 하지만 임팩트가 필요한 1~2회 방송에서 정작 시선을 끈 건 큰 기대를 받지 못했던 정인선이었다. 그는 말투부터 표정까지 6살 쌍둥이를 키우는 억척스러운 주부 고애린에 녹아든 모습을 보이며 전작에서 선보였던 JTBC '으라차차 와이키키'의 싱글맘 역할과 전혀 다르게 느껴지게 했다. 남편과 부부싸움을 하며 억눌렸던 감정을 토해내는 장면은 현실감을 더했다. 특히 남편의 사망을 확인한 후 오열하는 연기는 저절로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붉게 만들었다.

소지섭은 1~2회 방송에서 전 작품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연기를 선보이는 듯했다. 하지만 소지섭의 진가는 3~4회, 김본이 본격적으로 베이비시터 일을 시작하면서 발휘됐다. 그는 나홀로 같은 공간, 다른 세계에 있는 듯 무뚝뚝한 표정으로 선글라스를 끼고 엄마들 틈에서 쌍둥이의 하원을 기다리는가 하면, 진지한 얼굴로 쌍둥이와 놀아주고 집안일을 해 웃음을 터뜨리게 만들었다. 또 전혀 웃음기라곤 없었던 그가 쌍둥이를 돌보며 입가에 미소가 도는 모습은 소소한 감동을 선사했다. 소지섭은 자칫 극에서 동떨어져 보일 수 있는 캐릭터다. 하지만 블랙요원일 때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베이비시터일 때는 미묘하게 변하는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고애린과 김본이 살고 있는 킹캐슬 아파트 단지의 주민 심은하(김여진), 봉선미(정시아), 김상렬(강기영)은 감초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들은 고애린과 쌍둥이에게 일이 생길 때면 제 일처럼 두 팔을 걷고 나서며 극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특히 쌍둥이가 납치됐을 때 심은하가 킹캐슬 주민들을 불러 모아 쌍둥이를 찾는 장면과 심은하 봉선미 김상렬이 김본을 고애린 집의 베이비시터로 고용할 것인지 면접을 진행하는 장면은 재미를 더했다.

다만 손호준은 다소 아쉬웠다. 손호준이 맡은 진용태는 차정일 죽음의 배후로 불법적인 일들을 은밀하게 지시하는 악역의 모습을 보여주다가, 고애린 앞에서는 이와 대비되는 능청스럽고 넉살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인물. 하지만 손호준의 연기는 역부족이었다. 이면을 보여줄 수 있는 매력적인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어색한 연기톤과 제스처는 극에 집중할 수 없게 만들었다.

첩보전이 주는 짜릿한 긴장감과 소소한 일상의 웃음과 행복의 완벽한 합을 꾀한 '내 뒤에 테리우스'가 첫 방송 후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앞으로 베일에 싸여 있는 김본의 과거 이야기와 고애린 남편의 죽음의 비밀이 어떻게 밝혀질지 기대가 더해진다. 또 김본이 육아를 하며 어떤 일들이 펼쳐질지 주목된다.




추승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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