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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사란도 강미래도 아닌 임수향, '강남미인'과 함께 성장하다 [인터뷰]
작성 : 2018년 09월 20일(목) 16:52

임수향 / 사진=FN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투데이 문수연 기자] 단아한 마스크에 큰 키, 흠잡을 데 없는 연기력, 독특한 분위기 등 배우로서 많은 걸 갖췄지만 '임수향'을 떠올리면 드라마 '신기생뎐'의 단사란을 떠올리는 이가 상당수였다. 하지만 10년 만에 임수향은 그 벽을 완전히 깨부쉈다. JTBC 드라마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극본 최수영·연출 최성범)' 강미래를 만나면서부터다.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은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웹툰이 수많은 독자의 뜨거운 사랑 속에 연재되면서 온라인상에서 가상 캐스팅이 이루어지기도 했다. 그리고 강미래 역에 늘 1순위로 꼽히던 임수향이 드라마화되는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에 출연하게 됐고, 이러한 소식이 전해지면서 방송 전부터 기대와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첫 방송 후 임수향은 시청자의 기대에 완벽히 부응했다. 외적인 싱크로율뿐만 아니라 연기적인 면에서도 완벽하게 캐릭터를 구현해낸 것이다. 원작보다 더 강미래 그 자체가 돼 사랑받은 만큼 임수향에게는 의미가 남다른 작품이었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 강미래를 떠나보내고 있었다.

"원작 팬이었지만 제가 가상 캐스팅에 꼽혔다는 건 몰랐어요. 이 드라마 제안이 오면서 알게 됐죠. 성형이라는 설정이 부담스럽기는 했는데 미래 캐릭터가 너무 사랑스럽고 좋아서 출연하게 됐어요. 이 작품을 해서 일단 너무 행복했어요. 저도 많은 힐링을 받았고, 덕분에 올여름을 행복하고 따뜻하게 보낼 수 있었어요. 많은 관심과 사랑을 주셔서 너무 감사드려요. 인터뷰를 앞두고 어떤 얘기를 할까 생각하다보니 마음이 헛헛해지더라고요. 어떻게 미래를 잘 보내야 하나 생각도 들고 여운이 많이 남아요."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외모지상주의를 꼬집은 작품인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그 어떤 직업보다 외모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연예인이라는 직업을 가진 만큼 임수향은 작품을 통해 누구보다 힐링을 받았고, 강미래와 함께 성장했다. "외모에 대한 평가나 집착은 제 직업과 너무 밀접하잖아요. 저희는 하루에도 몇 천 번씩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이고요. 그런 이야기들을 그냥 넘기려고 하지만 저도 사람이다 보니까 잘 안 될 때가 있는데 이 작품을 통해 저도 많이 치유 받았고 단단해지는 계기가 됐어요."

임수향 / 사진=FN엔터테인먼트 제공



작품이 전하는 메시지와 스토리뿐만 아니라 원작과의 싱크로율로 주목받은 만큼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은 캐릭터의 외적인 면에도 시청자의 이목이 집중됐다. 특히 패션에 대한 관심이 가장 컸던 가운데 원작과 다른 밋밋한 의상에 아쉬운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패션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미래 패션에 대한 고민이 굉장히 많았어요. 웹툰 속 미래는 되게 예쁜데 웹툰에 그려진 옷을 그대로 입으면 그 옷이 되게 올드해보이는 거예요. 그래서 초반에는 튀게 입지 않으려고 했어요. 티에 청바지, 청치마를 주로 입었죠. 후반부로 갈수록 내면의 변화가 생기면서 좀 더 꾸미기 시작했어요. 사실 저희 스타일리스트가 조우리(수아 역) 씨랑 같거든요. 비교를 많이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미래 스타일링 진짜 어려웠어요. 저도 함께 고민했어요."

의상에 대한 아쉬움은 조금 있었지만 그래도 임수향은 강미래 그 자체였다. 또 실제 나이 스물 아홉살에 스무살 역을 맡았지만 임수향은 연기로 모든 것을 납득시켰다. 스무살에 데뷔하게 되면서 캠퍼스 생활을 즐기지 못한 그가 이토록 캐릭터를 잘 표현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작품을 하면서 정말 주책스럽게도 스무살로 돌아간 것 같았어요. 대학생활을 오래 즐기지는 못했지만 입학, OT 등 제가 잠시나마 즐겼던 대학생활 시기가 드라마와 똑같아서 즐겁게 촬영했죠. 그리고 사실 제가 아직 학생이에요. 졸업을 못했는데, 복학해서 학교에 갈 때마다 스무살 친구들이랑 수업을 듣거든요. 근데 그게 또 재밌어요. 그리고 이런 경험을 하고 있는 게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임수향 / 사진=FN엔터테인먼트 제공



스무살의 강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실제 임수향의 스무살은 어땠는지 궁금해졌다. 그리고 그의 입을 통해 '신기생뎐'의 단사란으로 살았던 스무살 임수향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신기생뎐'의 단사란 역할을 했을 때는 제가 여성스럽고 단아해야 하고 사람들이 원하는 현모양처가 돼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집에서 꽃꽂이를 하고 호프집, 클럽 같은 곳은 안 갔어요. 대중이 원하는 모습이 아니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렇게 20대 초반을 지냈죠. 그걸 깨부수는 데 오래 걸렸어요. 언젠가 독립영화를 찍는데 감독님이 '수향 씨 좀 나가서 노세요'라며 저 자신을 내려놔 보라고 하시더라고요. 제가 너무 짜여진 연기를 한다며 '진짜 수향 씨를 보고 싶은데 왜 갇혀 있냐'고 하셨어요. 그 이후로 조금씩 저 자신을 찾아갔고, 그걸 연기에 스며들게 하려고 했는데 이번에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에서 제 색깔을 많이 보여준 것 같아요."

임수향에게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은 한계를 뛰어넘고 다시 한 번 도약하게끔 만든 발판이 된 작품이 분명했다. 임수향은 이 작품을 한 마디로 정의해 달라는 말에 '선물'이라고 표현하며 "시청자분들이 저의 새로운 모습을 많이 봐주셔서 힘이 많이 됐다. 제가 되게 큰 선물을 받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작품을 통해 많은 것을 느끼고 얻어간 만큼 그가 생각하고 바라는 '미인'의 의미도 달라지지 않았을까 싶었다. 임수향은 '참 좋은 사람'이 '미인'이라고 생각한다며 입을 뗐다.

"좋은 향기가 나는 것 같은 사람 있잖아요. '참 좋아 보인다. 저 사람'이라는 말이 나오는 사람이 되는 게 되게 힘든 것 같아요. 항상 경쟁하면서 살고 있고, 그 '좋음'을 잃기가 딱 좋은 그런 시기인데, 저는 그냥 겸손하게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많은 분들이 알아봐주셨으면 하는 바람보다는 스스로가 하는 다짐이에요. 그게 진짜 '미인'이지 않을까 싶어요. 사실 외모는 전 이미 이렇게 태어나서 어떻게 할 수가 없잖아요. 그렇게 때문에 저는 '저 배우는 참 좋아 보인다' 그런 말을 듣고 싶어요."




문수연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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