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호영 기자] "막장, 재벌, 사랑 이야기가 지친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이는 5일 첫 방송된 KBS2 수목드라마 '오늘의 탐정'(극본 한지완·연출 이재훈) 출연 배우 김원해가 앞서 열린 제작발표회서 공언한 바다. 그의 호언은 적절했다. '오늘의 탐정'은 최근 안방극장을 점령하다시피 한 의학, 법정, 오피스 따위의 흔한 장르 드라마가 아니었다. 정통 호러를 전면 배치해 제대로 된 공포물을 만들어냈다.
'오늘의 탐정'은 귀신 잡는 탐정 이다일(최다니엘)과 열혈 조수 정여울(박은빈)이 의문의 여인 선우혜(이지아)와 마주치며 기괴한 사건 속으로 빠져들어 이를 해결해 나아가는 내용. '호러 스릴러'를 내세운 만큼 첫 방송부터 시청자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오늘의 탐정' 첫 방송에서는 이다일과 한상섭(김원해)이 아동 유괴 사건 수사에 착수했다. 범인은 악령에 씐 유치원 선생님이었다. 상자 안에 갇혀있던 아이들을 꺼낸 이다일은 마지막 한 명을 찾던 중 귀신 씐 선생님에게 망치로 머리를 가격 당해 생매장 위기에 처했다. 그 옆에는 의문의 빨간 원피스를 입은 여인 선우혜가 서있었다.
이다일의 긴박한 수사과정 중간중간 갑작스러운 장치들이 튀어나와 보는 이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이러한 연출은 공포물에 빠지면 안 될 이벤트적 요소로, 그럴싸한 볼거리를 만들어낸 셈이다. 더불어 고퀄리티의 컴퓨터 그래픽 역시 어색한 부분 없이 다가왔다.
무엇보다 '오늘의 탐정'은 전반적으로 깔린 음산한 분위기가 도드라졌다. 분장과 효과로만 무의미한 공포를 반복하는 것이 아닌 연출과 에피소드로 안방을 장악한 것.
배우들의 이미지와 열연도 분위기 연출에 힘을 보탰다. 최다니엘은 스마트한 이미지의 안경을 벗고 수염을 조금 길러 꺼칠한 인상을 만들었고, 신비주의가 강한 이지아는 묘령의 여인 역할에 제격이었다. 보조 탐정으로 지원했으나, 숨겨진 사연을 지닌 것으로 보이는 박은빈 역시 조와 울을 넘나들었다.
캔디 여주인공과 재벌 남주인공, 출생의 비밀, 장르물을 표방한 로맨스 곁들이기 같은 고루한 드라마 공식도 덜어냈다는 부분 역시 고무적이다. 호러에 추리를 곁들여 다채로움을 더했고, 오싹하게 자아내는 분위기에 집중한 연출이 압권인 '오늘의 탐정'. 보기 드문 드라마의 흥행, 기대를 걸어볼 법하다.
이호영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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