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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류사회' 변혁 감독, 日 AV 배우 캐스팅 이유부터 간절한 속내까지 [인터뷰]
작성 : 2018년 09월 02일(일) 19:55

'상류사회' 변혁 감독 /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투데이 이채윤 기자] "불편한 신 존재하지만 다른 이야기도 봐주세요."

영화 '인터뷰'(2000), '서프라이즈'(2002), '주홍글씨'(2004), '오감도'(2009)를 연출한 변혁 감독이 9년 만에 영화 '상류사회'로 돌아왔다.

'상류사회'(감독 변혁·제작 하이프미디어코프)는 각자의 욕망으로 얼룩진 부부가 아름답고도 추악한 상류사회로 들어가기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최근 '상류사회' 개봉을 앞두고 만난 변혁 감독은 "불안에 떨고 있다. 영화에 대해 좋게 말해 주시는 분들도 있지만 불호에 대한 게 선명하고 또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라서 걱정이 많다. 어쨌든 잘 돼야 할 텐데"라며 걱정을 내비쳤다.

'오감도' 이후 9년 만에 스크린에 돌아온 변혁 감독은 '상류사회'에 쏟은 시간만 약 5년이 걸렸다고 밝히며 그동안의 근황에 대해 전했다.

그는 "9년이라는 시간 동안 공연 작업도 하고 전시도 하고 이런저런 작업들을 하고 있었다. 2014년부터 '상류사회'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해 작년에 촬영하고 올해 개봉하게 됐다. 내가 준비를 하는 동안 영화 현장 시스템이 많이 바뀌었더라. 계약 문제라든지 많은 것들의 훨씬 체계적으로 바뀌어서 정상적인 근로를 하게 돼 좋은 것 같다"고 밝혔다.

상류층의 위선과 허위를 적나라하게 표현한 '상류사회'가 베일을 벗자 호불호에 대한 반응이 극명하게 나뉘고 있다. 변혁 감독은 이러한 반응에 대해 "영화 자체가 다양성을 다루고 있다고 생각한다. 또 이 영화는 상류사회 문제에 대한 태도가 시작부터 조금 다른 지점이 있었다"고 입을 열었다.

'상류사회' 변혁 감독 /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어 "기존 상류사회를 다룬 플롯의 방식은 선악의 구조 대결, 저들은 부당하고 나쁘고 우리는 정의롭고 옳다는 구도였다. 하지만 '상류사회' 속 상류층들은 부당하지만 멋진 게 있다"며 "성인들의 고민과 주제의식을 담아 30~40대들을 위한 성인 영화를 하고 싶었다는 것은 기획부터 있었던 내용이다"고 덧붙였다.

앞서 재벌들의 갑질이나 정치인들의 도덕적 해이 등 상류층의 문제를 다룬 작품들은 다수 존재했다. 그럼에도 변혁 감독은 왜 상류사회 이야기를 또다시 꺼내 들었을까.

그는 "예나 지금이나 상류사회에 대한 관심이 있는 것 같은데 지금이 더 심한 것 같다. 지금은 TV를 통해 그들의 세상이 즉각적으로 보이지 않나. 그걸 보면서 '저 사람들은 저렇게 사는데 우리는 땅만 파고 있다는 게 말이 되나' 이런 생각이 드는 것 같다. 그리고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서울만 생각해도 정말 열심히 산다. '잘 살고 있는 것 같지만 왜 저렇게 열심히 살지?'라는 질문을 하게 된 것이 상류사회를 다루게 된 것의 시작이다"고 강조했다.

특히 '상류사회'는 개봉 전부터 수위 높은 베드신으로 많은 주목을 모았다. 그중 배우 윤제문과 일본 AV 배우 하마사키 마오의 정사신은 그야말로 파격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변혁 감독은 "한국 영화가 폭력성을 꽤 많아졌지만 베드신은 전반적으로 많이 없어졌다. 하지만 나는 베드신에도 정당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여전히 전체적인 맥락에서 그 신이 있는 자체가 불편하게 느끼는 시선이 강하게 있다. 6개월~1년 사이부터 그런 분위기가 형성된 것 같다. 하지만 인물들의 총체성을 보여주는 데 필요했다. 그래서 한용석(윤제문) 베드신은 여느 정사신과 같이 어둡게 찍으면 옳지 않다고 생각했다. '작가 한용석'이라고 하면서 포장하고 있는 위선을 밝은 대낮에 '이건 아트야'라고 노골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상류사회' 변혁 감독 /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렇다면 왜 일본 AV 배우 하마사키 마오를 캐스팅했을까. 변혁 감독은 "톱 AV 배우 명단을 받았다. 일반인이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허영을 채우기 위해 어느 분야든 인지도가 있는 사람을 불러서 컬래버레이션 해야 하는 게 한용석의 기준이었다. 그래서 하마사키 마오에게 연락을 취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마사키 마오는) 얼굴이 만화 같은 느낌이 있었다. 그 얼굴이 한 회장의 위선이나 추악함을 보여주는데 유리하다고 생각했다. 발가벗은 한용석의 뒤태는 남자가 보기에도 힘든 모습이다. 추악하다는 느낌과 일본 배우의 얼굴의 낙폭이 커야 한다고 생각해서 연락을 취했는데 알고 보니 바쁜 분이었다. 그래서 힘들 뻔했는데 조율이 돼서 딱 하루 촬영하고 다음날 팬미팅을 하고 돌아갔다"고 전했다.

변혁 감독은 이 영화에서 중점을 둔 것은 파격적인 베드신이 아닌 각 캐릭터마다 보편적인 시대상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영화가 상류사회에 대한 이 시대의 이야기로 시작하다 보니 특별한 캐릭터의 이야기가 아닌 보편적인 시대상을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조, 단역들도 주제를 비슷하게 소화했으면 하는 욕심이 있었고 잠깐 나오더라도 그 자리에서 시대 풍자적인 대사를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또 비중과 관계없이 어떤 캐릭터든 자기 드라마를 안고 비슷한 주제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는 것을 유지하고 싶었다"며 "한 문장씩은 각인될 수 있고 떠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또 변혁 감독은 "영화가 부디 잘 되기를 희망한다. 목표는 200만 관객"이라고 간절한 바람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면서 아직 '상류사회'를 보지 않은 예비 관객들에게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그는 "피할 수 없게 노출, 베드신이 강하게 들어올 수 있는데 다른 이야기를 보면 영화 끝나고 나서 우리가 고민하는 부분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미술 이야기를 다루더라' '정사신이 세다고 하는데 저런 게 있더라' 등의 이야기를 나누든가, 심각하게 헤어지는 것을 고민하는 커플과 부부들, 사회생활하면서 자괴감을 느끼고 있는 직장인들이 서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지점이 있다. 물론 불편하게 보이는 신이 존재하지만 다른 것들과 함께 보고 나서 이야기하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그렇게 봐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채윤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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