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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가 어딘데?' 종영] 마니아층 형성 성공…졌지만 잘 싸웠다
작성 : 2018년 08월 25일(토) 00:32

'거기가 어딘데?' 차태현 지진희 조세호 배정남 / 사진=KBS2 방송화면 캡처


[스포츠투데이 이호영 기자] '졌지만 잘 싸웠다'는 수식, '거기가 어딘데?'에 제격이다.

KBS2 예능프로그램 '거기가 어딘데?'가 24일 11회(스페셜 제외) 대단원의 막을 내리며 종영됐다. 지난 방송에서 지진희 차태현 조세호 배정남은 제작진으로부터 탐험대 졸업 미션을 받았다. 내용은 순금 5돈짜리 '위대한 탐험가 배지'를 걸고, 팀을 나눠 지도와 나침반만 가지고 목적지를 찾아오는 탐험 대결. 그간 '나 홀로 탐험'을 갈망하던 지진희는 차태현 조세호 배정남과 1:3 대결을 펼쳤다.

이들은 극과 극 상반된 탐험 스킬로 웃음을 유발했다. 예상했던 대로 지진희는 진지했다. 90도에 가까운 암벽을 밧줄 없이 내려가는가 하면, 뜬금없이 전력질주를 하는 등 실제 탐험가에 빙의했다.

차태현 조세호 배정남 역시, 그간 해오던 그대로였다. 이들은 탐험보다는 관광에 가까운 모습으로 재미를 배가시켰다. 길을 걷다가 풍광에 반해 연신 포토타임을 가지는가 하면, 걸핏하면 방향을 잃어 헤매었다.

'거기가 어딘데?'는 과거 '1박 2일'의 재기를 성공시킨 유호진 PD가 몬스터유니온으로 이적한 뒤 처음으로 연출을 맡게 된 예능 프로그램. 예측 불가한 대자연의 위대함을 직접 체험하는 탐험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다.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탐험대를 안방에서 관찰하는 게 포인트였다.

얼핏 들으면 다큐멘터리가 연상되지만, 예능 타이틀에 적합한 웃음도 빠지지 않았다. 입담으로 둘째 가라면 서러운 조세호를 필두로 '1박 2일'로 유 PD와 예능 호흡을 익힌 차태현이 분위기를 띄웠다. 엉뚱한 매력의 배정남과 진지함을 웃음으로 승화시킨 지진희도 톡톡히 한몫했다.

카메라에 담기는 절경들은 다큐멘터리에 뒤지지 않았다. 첫 번째 탐험지인 오만부터 시작해 2차 탐험지인 스코틀랜드까지 그야말로 생생한 오지를 탐험했다. 사막을 거닐다가 실제로 물이 떨어져 위기에 처하는가 하면, 유목민들과 어울려 정을 쌓기도 했다. 고생 끝 다다른 아라비아해 풍광을 고스란히 안방에 전달했고, 펭귄의 몸과 오리의 다리를 가진 퍼핀을 시청자에 선보였다.

오지에 떨어진 인간이 목표를 가지고 앞으로 나아갈 때의 발생하는 리액션. 유 PD는 이 과정을 고스란히 녹여냈다. 전혀 다른 네 사람이 만나 만들어내는 시너지는 볼거리로 작용했다. 지진희는 직진했고, 배정남은 꾀를 부렸다. 중간에서 조세호와 차태현은 분위기를 조절했다. 결국엔 융화되고, 고생 끝 찬물 한잔에 돈독해지는 우정은 시청자의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 것.

금요일 심야 시간대에는 '기센 예능' 천지다. 유 PD의 옛 '1박 2일' 사수 나영석 PD가 연출한 tvN '꽃보다 할배 리턴즈', 지금은 시간대를 옮겼으나 줄곧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자리하고 있었다. 최근 방송되는 예능을 통틀어 가장 '핫'하다는 MBC '나혼자 산다'도 있으며, 종영된 채널A '하트시그널2'와도 맞섰다. 이 와중 4회 4.6%(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이라는 적지 않은 수치도 기록했으나, 전회 평균 2~3%대에 머물렀다. 들인 공에 비해 다소 아쉬운 수치였다.

다만 소소한 재미와 다양한 볼거리를 만들어낸 덕분에 탄탄한 마니아층 형성에는 성공했다. 방송 직후부터 마지막까지 줄곧 호평일색. 여행과 탐험이 범람하는 예능판에서 차별화된 결과물을 만들어냈다는 평이었다. 여행과 예능의 적절한 조화를 이룬 '거기가 어딘데?', 졌지만 잘 싸웠다.




이호영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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