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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스토리] 위기를 기회로 바꾼 ‘구찌’
작성 : 2014년 07월 28일(월) 17:22

구찌 제공

위기에 좌절하지 않는다. 오히려 기회로 잡은 현명한 역사를 가진 브랜드가 있다. 바로 ‘구찌’다.

1921년 밀짚모자 만드는 집에서 태어난 구찌오 구찌가 고향인 이탈리아 피렌체에 자신의 이름을 딴 가죽제품 전문매장 ‘구찌’를 열었다. 대상은 주로 승마를 스포츠로 즐기는 이탈리아 귀족이었다. 장갑 및 부츠와 같은 승마 용품을 선보였다.

1897년 전 세계의 부호들이 모이는 런던 사보이 호텔에서 벨 보이로 근무하며 귀족과 상류층의 기호와 문화를 익힌 감각과 1902년 고향 피렌체 가죽 제조업체 프란지에서 배운 가죽공방 기술이 토대가 됐다. 이것이 구찌의 시작이다.

구찌 로고


◆ 구찌, 전쟁의 위기에서 ‘뱀부 백’ 탄생시키다

구찌의 위기는 제2차 세계대전과 함께 찾아왔다. 전쟁에 온 나라의 물자가 총 동원됐다. 심지어 국제연맹은 이탈리아로 수출 금지령을 내렸다. 핸드백, 트렁크, 장갑, 신발, 벨트 등을 만드는데 필요한 가죽이나 금속 등의 소재가 턱없이 부족했다.

1947년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났다. 하지만 패전국 이탈리아의 물자 상황은 여전히 난항을 겪었다. 유일하게 수입이 가능했던 ‘일본산 대나무’가 구찌오 구찌의 첫째아들 알도 구찌의 눈에 들어왔다. 대나무와 말의 안창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것이 ‘0633’이라 불리는 첫번째 뱀부 백이다.

뱀부 백의 첫 번째 모델은 돼지피혁과 대나무 손잡이로 구성됐다. 둥근 손잡이의 형태는 말의 안장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라고. 자연 소재를 그대로 살린 ‘혁신적 디자인’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세계 디자인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다이애나 왕세자비를 시작으로 우리나라에서는 배우 이영애가 각별한 애정을 보인 것으로 유명하다.

구찌 제공


◆ 구찌, 가족경영 위기를 벗고 ‘전문경영 체제’ 영입하다

1953년 구찌오 구찌가 세상을 떠났다. 세 아들 알도 구찌, 바스코 구찌, 로돌프 구찌가 경영권을 나눠 가졌다. 1961년 알도 구찌가 창립자이자 아버지인 구찌오 구찌의 이름을 딴 ‘GG 로고’를 만들었고 뱀부 백에 이어 큰 사랑을 받는 ‘재키 백’을 만들었다. 구찌가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을 이어갔다.

하지만 가족경영의 서막과 함께 구찌에는 또 다른 위기가 찾아왔다. 1983년 구찌오 구찌의 셋째 아들 로돌프 구찌가 사망하고 그의 아들 마우리초 구찌가 경영권을 승계 받았다. 알도 구찌의 아들 파울로 구찌는 자신의 이름으로 핸드백, 액세서리, 와인 등을 저렴하게 판매했다. 구찌 이사회에 반말이 심했고 그 사이 구찌의 재정난도 악화됐다.

1989년 마우리초 구찌가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해 ‘가족 경영 체제’에 변화를 줬다. 대신에 ‘전문 경영인 체제’로 변화를 줬다. 1994년 구찌 디자인 팀원이었던 톰 포드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승격했다. 변화는 성공적이었다.

톰 포드는 컬렉션은 물론 선글라스, 향수, 광고, 매장 등 구찌의 모든 외양을 책임졌다. 1995년에 선보인 구찌의 ‘젯셋 글래머’는 좋은 반응을 얻었다. 로고, 호스빗 등 구찌의 유산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구찌를 대중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했다.

구찌 제공


◆ 뱀부 백, 프리다 지아니니에게 ‘영예’ 안기다

2006년 톰 포드의 뒤를 이어 프리다 지아니니가 구찌 전체를 단독으로 총괄하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됐다. 하지만 톰 포드의 ‘젯셋 글래머’처럼 대중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업적은 없을 때였다. 그 때 또 다시 ‘뱀부 백’이 등장한다.

2010년 프리다 지아니니가 오리지널 뱀부 백을 새롭게 재해석한 ‘뉴 뱀부 백’을 선보이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뉴 뱀부 백은 오리지널 뱀부 백의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며 사이즈가 넉넉해진 것이 특징이다. 숄더 스트랩과 내부의 거울과 주머니 장식에 실용성을 가미했다. 뱀부 프린지 태슬 장식으로 화려함을 더했다.

이것은 여담이다. 2012년 3월 우리나라에서 ‘구찌 서울 플래그십 스토어’가 14개월간의 리노베이션을 마치고 오픈했다. 당시에 프리다 지아니니가 직접 이를 기념하여 새로운 스타일의 뉴 뱀부 백을 선보였다. 베이지 컬러의 크로커다일 소재를 이용하여 전 세계 단 하나 밖에 없는 디자인 ‘익스클루시브 뉴 뱀브’다. 고가(2,500만원)였음에도 오픈 당일에 판매되어 화제였다.

구찌 제공



오리지널 뱀부 백의 재해석은 오늘날까지도 계속된다. 2013년 프리풀 컬렉션과 함께 ‘뱀부 쇼퍼’와 ‘레이디 락’이 등장했다. 뱀부 쇼퍼는 모브리프케이스 형태에 뱀부 손잡이를 장착했다. 레이디 락은 기존의 뱀부 백 손잡이 라인을 조금 늘어뜨린 것이 특징이다. 가을겨울 시즌을 맞이해 재규어 프린트의 송치, 파이톤 소재를 추가한다니 귀추가 주목된다.



스포츠투데이 스타일뉴스 황인선 기자 sunnyday@s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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