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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나 좀 잘해" 서인영의 혹독한 자아성찰 [인터뷰]
작성 : 2018년 08월 06일(월) 12:00

서인영 인터뷰 / 사진=소리바다 제공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서인영, 너나 좀 잘해라. (자신의 머리를 손가락으로 툭툭 치며) 알았지? 너나 좀 잘해."

설득의 과정은 어렵다. 이미 한 번 신뢰를 잃었다면 더더욱. 1년 반 전, 예능 녹화 도중 불미스러운 욕설 논란을 일으켰던 서인영은 2년 만에 본업인 가수로 복귀하며 대중의 혹독한 저항을 받아야 했다.

그런 그가 인터뷰로 정면 돌파에 나섰다. 하고 싶은 말 하고, 하고 싶은 대로 행동했던 소위 '가요계 센 언니'였던 그는 여전히 솔직하게, 하지만 진심을 담아 자신을 반성했다. 거침없이 잘못을 인정하고 스스로에게 날선 비난을 가하며 공백기 동안 반추했던 시간들을 가감 없이 녹여냈다.

"'서인영, 넌 반성해야 돼. 네가 저지른 일이니까' 그 생각으로 조용히 지냈어요. 말 그대로 로그아웃한 상태였어요. 벽만 쳐다보고. 이렇게 아무것도 안 한 적은 처음이에요. 그 일에 대해서 뭘 잘못했는지, 어떻게 살아왔는지 돌아봤죠. 나름 시끄러운 일 없이 지냈었는데 시끄럽게 만들어서 너무 죄송했고, 제 자신한테도 너무 창피하고 제 자신이 싫었어요. 자책을 되게 많이 했어요."

서인영 인터뷰 / 사진=소리바다 제공



아픔의 시간들은 서인영이 변화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그는 그 중심에 '사람'을 놨다. 그는 "내 표현 방법에 문제가 있으니까 나를 싫어하는 사람도 있고 욕을 먹는 게 아닐까 생각을 했다. 그러면 내가 표현 방식을 바꿔서 좋아하는 사람들한테 더 표현을 많이 해야겠다 싶었다. 정신없을 때는 주변에 신경을 많이 못 썼던 것 같다. 지금은 좀 더 사람을 챙겨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아직 모자라겠지만 성숙할 수 있는 계기가 됐고, 그 일이 좋았다고는 말 못 하지만 이걸 노래로 승화시킬 수 있어 결과적으로 '좋은 길을 열어줬구나' 생각했어요. 물론 다시 시작할 때는 두려움이 있었죠. 원래 그런 성격이 아니잖아요. 조금 바뀐 것 같아요. 어떤 면에서는 슬프기도 하고, 어떤 면에서는 좋은 일인 것 같기도 해요."

두려움을 이겨내고 서인영은 가수로 다시 섰다. 최근 발매된 싱글 '눈을 감아요'는 미디엄 템포 장르의 발라드로, 혼자 사랑하고 아파하다가 결국 혼자 이별까지 경험하는 짝사랑의 감정을 담았다. 서인영은 "결과물이 만족스럽다"고 자평했다.

"오래 쉬었잖아요. 어릴 때부터 계속 달리다가 처음으로 쉰 거였어요. 정신이 하나도 없는 거예요. 긴장하거나 걱정하는 성격이 아닌데 좀 바뀐 거죠. 너무 집에만 있고 사람도 안 보고 하니까. 근데 녹음실 들어가서 하다 보니 '나 노래했었지?' 생각보다 적응이 좀 빨리 끝난 거예요. 진행도 잘 되고 보컬도 좋게 나와서 기분이 좋았어요."

서인영은 발라드와 댄스, 갈림길에서 발라드를 택했다. 서인영의 표현에 따르면 호불호가 갈리는 자신의 스타일로 인해 항상 장르를 정할 때마다 고민이 크다고. 다만 이번엔 그냥 발라드를 하고 싶었단다. 그는 "'스케치북' 녹화를 하는데 유희열 오빠가 '노래할 때 제일 서인영이 나오는 것 같다'고 하더라.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진심을 다해서 노래를 안 하면 안 되는 거니까. 진심이 담긴 노래를 부르고 싶었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심을 공유할 수 있는 그날까지 열심히 노력해야겠구나 싶었다"고 털어놨다.

서인영 인터뷰 / 사진=소리바다 제공



고등학교 2학년이던 2002년 쥬얼리로 데뷔한 서인영은 어느덧 30대 중반에 들어섰다. 그는 "(박)정아 언니랑 몇 주 전에 만났다. 맨날 '너무 많은 일들이 있어서 기억할 수 없지 않니?' 얘기한다. 돌이켜보면 어렸을 때 너무 바빠서 힘들었던 게 나중엔 추억이 되더라"라며 롤러코스터 같았던 가수 인생을 돌아봤다.

"화장실도 못 가고 밥 먹을 시간도 없었어요. 한 번은 털기춤을 해야 되는데 화장실에 가면 펑크라는 거예요. 집중해서 열심히 해야 되는데. 그 느낌 모르시죠. 털 때 죽는 줄 알았죠.(웃음) 달리는 차 안에서 떡볶이 하나 더 먹겠다고 서로 먹여주기도 하고. '원 모어 타임(One more time)' 때는 정말 사랑받는 느낌이었어요. 물론 정아 언니 덕분이긴 한데 팬뿐만 아니라 다른 분들도 컬러링으로 해주셨고, 그렇게까지 1위를 오래 한 적도 처음이었으니까. 그런 날이 또 올까 싶죠."

격한 희로애락을 지난 서인영은 지금을 "특별한 시기"라고 규정했다. 그는 "이렇게 깊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생겼다는 게 저한테는 진짜 전성기보다 더 소중한 시간인 것 같다. 중요한 순간"이라면서 가수로 다시 인정받길 원했다.

"목표가 없는 게 목표예요. 다 내려놓은 상태라서. 잘 되면 행복하겠지만 지금 바라는 점은 '서인영 가수였구나' '또 목소리 듣고 싶다' 그런 말을 듣고 싶어요. 제 목소리에 좀 더 귀 기울여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으니까요."




윤혜영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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