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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비서' 황찬성 "가수해도, 배우해도 욕…제가 잘해야죠" [인터뷰]
작성 : 2018년 07월 30일(월) 17:35

황찬성 /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투데이 문수연 기자]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을 통해 연기로 먼저 데뷔했지만, 대한민국을 '짐승돌'의 늪에 빠뜨렸던 2PM 멤버로 12년간 활약한 만큼 대중에게는 브라운관 속 모습보다 무대 위에서의 황찬성이 더 익숙하다.

하지만 tvN 수목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극본 백선우·연출 박준화)'에서 그는 반전 매력이 있는 고귀남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해내며 배우로서도 인정받기 시작했다. 고귀남은 사내 인기투표에서 1등을 할 정도로 훈훈한 외모를 소유한 데다 능력까지 갖춘 인물이다. 하지만 옥탑방에 살며 단벌 신사로 살아가는 '짠돌이'의 반전 면모를 갖고 있기도 하다. 조연이지만 누구보다 강렬한 역할을 맡았던 황찬성에게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더욱 큰 의미로 남을 수밖에 없었다.

"좋은 작품이고 잘 된 작품이기도 하지만 현장에서 굉장히 편하게 연기를 할 수 있었다는 게 가장 좋았어요. 선배님들, 배우 동료분들 등 너무 좋은 분들과 함께해서 연기하는 게 즐거웠어요. 또 귀남이를 잘 살려주신 감독님, 작가님께 감사해요. 굉장히 사랑스러운 작품을 만난 것 같아요. 오래 잊지 못할 작품이 될 것 같아요. 끝났다는 것 자체가 너무 아쉬워요."

고귀남은 사실상 황찬성의 아이디어로 확장된 캐릭터다. 원작에서는 이영준(박서준)과 김미소(박민영) 사이에서 질투심을 자극하는 역할에 불과하지만 드라마에서는 달랐다. 원작의 고귀남을 보고 '이 정도면 특별출연이 아닌가' 싶었다는 황찬성은 스스로 반전이 될만한 소스를 찾아 나섰고 박준화 감독도 그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새로운 고귀남을 탄생시킬 수 있었다.

"원작 고귀남 캐릭터는 '사내 킹카' '갖고 싶은 남자 1위' 이미지가 다잖아요. 감독님과 캐릭터에 대해 고민하다가 제가 아이디어를 던졌어요. '돈을 아끼려고 철벽남이 된 남자'라고 말했더니 감독님이 좋아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몇 가지를 더 던졌는데 감독님께서 '네가 캐릭터 써봐'라고 하셔서 '정말요?'라는 말을 네다섯 번은 했어요. 감독님께서 '네가 원한다면 작가실로 와도 돼'라는 말도 하셨어요. 그래서 그날 써서 보내드렸는데 그게 반영이 됐어요. 저는 두서없이 전사를 써 내려갔는데 감독님과 작가님이 너무 잘 살려주셔서 기쁜 마음으로 촬영했어요. 이런 경우는 저도 처음이에요."

황찬성 /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제공



캐릭터 구상까지 직접 나설 정도로 황찬성의 연기 열정은 그 누구보다 뜨거워 보였다. 연기 경력만 벌써 13년 차인 그가 아직도 이러한 열정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사실 '거침없이 하이킥' 할 때는 뭣도 모르고 막 달려들었어요. 주위에서 어떻게 하는지 다 알려줬고 저는 주어진 대로 열심히 했어요. 그런데 그 이후 작품들을 할 때는 캐릭터로 가는 길을 잘 모르겠더라고요. 어떻게 구축을 해야 할지도 몰랐고, '이 캐릭터는 왜 저렇지?' 이런 고민들을 하는 방법을 몰랐어요. '이 캐릭터는 이렇게 해야지'라는 감상과 생각이 없었던 거죠. 작품을 하면 할수록 이런 걸 알아가다 보니 더 재밌더라고요. 표현법을 상상하고 고민하는 게 재밌게 다가왔어요. 드라마뿐만 아니라 뮤지컬이나 연극을 할 때도 많이 배웠어요. 그러다 보니 연기에 재미도 더 붙이게 됐고 진지하게 생각하게 됐어요."

연기를 하면 할수록 욕심이 생긴다는 황찬성이지만 그렇다고 가수의 길도 포기할 수는 없었다. 가수와 배우는 '엄마와 아빠 중 누가 좋냐'는 질문과 같아서 선택할 수 없다는 그. 하지만 활동에 대한 방향성은 분명히 갖고 있었다.

"가수와 배우 중 뭐 하나를 선택할 수는 없지만, 2PM으로 활동을 하게 된다면 우선순위는 무조건 2PM 활동이에요. 피치못할 사정으로 인해 2PM 활동이 없을 때는 개인적인 활동 영역을 넓혀가며 연기자로서의 길에 도전해야겠죠. 지금이 그런 시기인 것 같아서 최대한 열심히 달리고 있습니다."

황찬성 /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제공



'김비서가 왜 그럴까'를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았지만 황찬성은 12년간 아이돌 겸 배우로 지내오면서 대중의 부정적인 시선을 피할 수는 없었다. 아이돌 연기자라는 이유로 박한 평가를 받기도 했고, 연기를 제대로 보여주기도 전에 편견 가득한 시선부터 받아야 했다. 이러한 시간들이 힘들고 때로는 답답했을 법도 했지만 황찬성은 의외로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시청자분들은 어쨌든 드라마를 선택해서 보시는 거잖아요. 잠깐의 여가 시간에 자기 생활의 행복을 찾기 위해서 보시는 걸 수도 있고 다양한 이유가 있겠죠. 그런데 아이돌들은 보통 드라마에 들어와서 다른 배우들보다 연기를 못했잖아요. 그랬으니까 그런 시선이 생겼겠죠. 그런 거로 너무한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그런 시선이 생기는 게 당연하죠. 그러지 않으려면 연기를 잘해야 하는데, 기회를 얻었지만 그걸 소화할 능력이 안 되는 것 같아서 아쉬워요. 아니면 잘할 수 있는 분들인데 그걸 활용할 기회를 못 가졌을 수도 있고요. 욕먹는 건 어쩔 수 없는데 안타까운 거예요. 아이돌이 드라마에 나온다고 하면 기대치가 낮은 분들도 있고 '또 아이돌 나오네'라며 아니꼽게 보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그건 어쩔 수 없이 이해해야 해요. 시청자분들도 시청할 작품을 선택하시는 거고 저희도 하겠다고 선택했잖아요. 시청자분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거나 작품에 녹아들지 못했다면 본인이 감당해야죠."

어찌 보면 냉정해 보일 수도 있지만 황찬성도 데뷔 초부터 수많은 비난에 시달린 경험이 있었다. 그는 "저는 가수 데뷔할 때부터 욕먹었다. ''하이킥' 나온 애가 왜 아이돌을 하냐'고 하더라. 2PM 활동을 하다 드라마를 하니까 이제 '왜 아이돌이 드라마에 나오냐'고 하더라"라며 "그래도 이제는 제가 잘해야 시청자분들이 재밌게 보시니까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황찬성은 어떤 비판도 비난도 겸허히 받아들였고, 그러한 말들에 얽매이기보다는 이겨내기 위해 묵묵히 노력했다. 하지만 그가 이렇게 되기까지 쉬웠던 건 아니었다. "사실 악플을 쓰시는 마음을 자세히는 이해하지 못하는데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렇게 쓸 수 있어' 이렇게요. 제가 가진 직업이 가만히 있다가도 욕먹는 직업인데 계속 스트레스를 받으면 저도 너무 힘들잖아요. 그 사람도 어느 정도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는 게 마음 편해요. '아 스트레스가 많으셨구나' '내가 어느 순간 잘못 보였나 보다'라고 생각하는 거죠. 이렇게 이해하지 않으면 제가 받는 정신적 고통이 끝나지 않더라고요. 어떻게든 그 사람에 대해 합리화를 해서 이해하고 훅 털어버리는 게 나아요. 그렇게 안 하면 많이 힘들더라고요."

황찬성 /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제공



편견과 비난을 견뎌낸 황찬성은 오롯이 실력으로 인정받으며 또 한 작품을 마무리했다. "너무 행복했다"며 미소를 지은 황찬성은 "앞으로 제가 활동할 때 큰 힘이 될 것 같다"며 호평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리고 앞으로 2PM으로서, 또 배우로서의 목표도 전했다.

"2PM으로서 목표가 있는데 가족 같은 친구로 계속 함께했으면 좋겠어요. 굉장히 어려울 것 같아요. 10년이 지나든 20년이 지나든 계속 함께한다는 게 어려운 거잖아요. 어떤 일이 있을지도 모르는 거고요. 그리고 저도 계속 이렇게 활동하고 싶어요. 가수로서, 배우로서요. 이렇게 활동하는 게 얼마나 힘든 건지 잘 알고 있고요. 목표입니다."

앞으로도 가수와 배우 활동을 병행하며 필모그래피를 쌓아갈 황찬성. 배우로서는 아직 큰 산이 하나 남았다. 바로 조연을 넘어 주연으로 거듭나는 것이었다. "주연 욕심은 없냐"는 질문에 "있다"고 단번에 대답한 황찬성은 때를 기다리며 오늘도 달려가고 있다고 했다.

"주연을 처음 시작할 때 정말 잘하고 싶은 욕심은 있어요. 나중에 언젠가 저를 찾아주시겠죠? 누군가가 '넌 이제 해도 된다'고 해주시겠죠? 그런 시기가 자연스럽게 온다면 그때는 열심히 죽어라 공부해서 잘하고 싶어요."




문수연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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