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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엘리야가 틀을 깨고 도약하는 법 [인터뷰]
작성 : 2018년 07월 19일(목) 12:07

이엘리야 / 사진=킹콩by스타쉽 제공


[스포츠투데이 추승현 기자] 성공을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여자, 전 남자친구의 연애를 훼방 놓는 얄미운 전 여자친구, 우월의식에 사로잡힌 재벌가 공주님 등. 데뷔 6년 차 배우 이엘리야가 3년간 맡은 악역들이다. 연이은 악역으로 악녀 이미지가 강했던 그는 그러나 '미스 함무라비'로 그동안의 틀을 깨고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이엘리야는 종합편성채널 JTBC 월화드라마 '미스 함무라비'(극본 문유석·연출 곽정환)에서 이도연 역을 맡았다. 이도연은 서울중앙지법 민사 제 44부 속기실무관으로, 칼 같은 성격에 유능하고, 베일에 싸여 있는 인물이다. 극 초반 차가운 이미지와 다르게 정보왕(류덕환), 박차오름(고아라) 등과 관계를 맺으며 인간적이고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변화를 맞이한다. 그는 이렇게 변화무쌍한 캐릭터로 자신에게 만들어진 악녀 프레임을 단번에 타파했다.

그는 이도연을 표현하기 위해 문유석 작가와 곽정환 감독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밝혔다. 특히 그와 곽 감독은 tvN '빠스껫 볼' 이후 두 번째 만남이다. 곽 감독은 그를 배우로 데뷔시켜준 장본인이다. 첫 시작을 함께 한 만큼 그의 매력을 잘 캐치한 곽 감독은 그가 그동안 쌓인 악역 이미지에 국한되지 않고 이도연과 잘 맞을 것이라고 믿었다.

그렇지만 그는 그동안 일부러 악역 캐릭터를 찾아서 했던 것은 아니라고 했다. 오히려 전작들을 돌아보고 "'악역이 많구나'라고 생각을 했다"며 "저라는 사람의 이미지가 이렇게 형성돼있다는 건 연기한 후에 알았다"고 털어놓았다.

"저는 꼭 이미지가 좋은 배우이고 싶지는 않아요. 그래도 오랜만에 사람들에게 좋은 느낌을 줄 수 있는 역할을 하니까 저에게 돌아오는 이야기들이 너무 감사하고 좋더라고요. 신기한 경험이기도 했어요. 기존에 갖고 있었던 악역이나 강한 이미지들에 대해서 이제는 다른 이미지도 보여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엘리야 / 사진=킹콩by스타쉽 제공



또 그는 극 중 정보왕 역의 류덕환과 러브라인을 형성해 시청자들의 많은 지지를 받았다. 특히 짝사랑 연기를 많이 했던 그는 "사랑받는 역할을 하니 마음에 형성되는 편안함이 있었다. 그래서 저도 연기를 하면서 편하기 때문에 보시는 분들도 편하게 몰입해주신 것 같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도연이라는 캐릭터와 더불어 '미스 함무라비'는 방송 내내 호평이 이어졌고, 자체 최고 시청률 5.333%(닐슨코리아 유료기준)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렇게 시청자들에게 큰 반응을 불러일으킬 줄 알았냐고 묻자, 그는 "전혀 아니다"라고 딱 잘라 말하며 "방송을 보면서 대본, 연출, 배우 삼박자의 중요성을 또다시 느꼈다"고 감탄했다.

"사실 원작을 읽지 않았어요. 도연이라는 인물은 원작에 없었고, 원작을 참고하게 되면 제가 틀을 만들 것 같아서 대본에 중점을 뒀어요. 처음에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문학책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어떻게 입체적으로 구현돼서 방송될지 궁금했어요. 시청률이 잘 나올지는 몰랐지만, 좋은 작품에 참여하게 돼서 사람으로서, 배우로서 가치 있고 행복한 일이라고 생각해서 감사함을 느끼고 있어요."

많은 시청자들이 시즌2에 대한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시즌2에 대해 묻자, 그는 화색이 돌며 "무조건 출연하고 싶다"고 답했다. "도연이와 보왕이 그리고 다른 인물들이 어떻게 이야기를 새롭게 만들어 갈지가 궁금하다. 작가님이 또 판사 생활을 하며 직접 경험한 진짜 이야기를 써주셔야 하지 않을까"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엘리야 / 사진=킹콩by스타쉽 제공



지난 2013년 tvN '빠스껫 볼', 2014년 KBS2 '참 좋은 시절', 2015년 SBS '돌아온 황금복', 2016년 KBS2 '함부로 애틋하게‘, 2017년 KBS2 '쌈, 마이웨이', 2018년 OCN '작은 신의 아이들' 등을 통해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그는 자신이 이번 작품을 하며 성장했다고 느낀 것에 대해 자평했다.

그는 신인 시절에는 현장에서 목이 말라도 물을 갖다 달라고 말을 못 했을 정도로 의사 표현을 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렇게 소심하고 자신감 없었던 그도 많은 작품들을 거치면서 연기 외의 것들 보다 연기만 신경 쓸 수 있을 정도로 조금 더 여유를 갖게 됐다. 이엘리야는 "남들에게는 쉬울 수 있겠지만, 저라는 사람을 표현하는 게 어려웠다. 이제는 연기 외적인 것에 대해 신경 쓰지 않고 연기만을 생각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고 뿌듯함을 드러냈다.

연기를 위해 자신의 목소리를 내게 될 줄 알게 된 그는 앞으로 자신의 배우 생활의 방향에 대해서도 좀 더 진취적으로 말할 정도로 변했다.

"앞으로 하고 싶은 역할이 정해져 있는 건 아니지만, 이제까지는 강한 느낌이 많이 있어서 배우로서 다른 모습도 보여드려야 하는 게 맞지 않나 싶어요. 하지만 제 생각대로만 되는 건 아니니까 앞으로 제가 하고 싶은 방향을 어필해서 다양한 것에 도전하고 싶어요."




추승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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