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의 개발 및 유통사 라이엇 게임즈(한국대표 이승현, www.leagueoflegends.co.kr)는 지난 8일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를 대표해 출전한 4개 팀이 중국 다롄 스포츠 센터 스타디움(Dalian Sports Center Stadium)에서 개최된 리프트 라이벌즈(Rift Rivals) 결승전에서 중국에 세트 스코어 2-3으로 패배하며 준우승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8천여 현지 팬들의 뜨거운 응원 속에서 진행된 결승전은 치열하게 진행됐다. 지난 5월 '2018 LoL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하며 LCK를 무섭게 위협하던 중국의 LPL의 실력이 우연이 아니었음이 '리프트 라이벌즈'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LCK를 대표해 출전한 킹존 드래곤X(이하 킹존), 아프리카 프릭스(이하 아프리카), kt 롤스터(이하 kt), SK텔레콤 T1(이하 SKT)의 여정은 그리 순탄치만은 않았다. 그룹 스테이지에서 LMS와 LPL팀들에게 연달아 패하며 4승 4패를 기록한 것. 반면, LPL은 플래시 울브즈와 kt에게만 1패씩을 내주며 6승 2패로 결승에 직행했고, LCK는 2승 6패 최하위로 그룹 스테이지를 마무리한 LMS와 준결승에서 맞붙어 3대0으로 셧아웃 시키고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결승전 선봉은 LCK의 kt와 LPL의 인빅터스 게이밍(IG)이었다. 지난 리프트 라이벌즈 결승전에서 유일하게 중국팀에게 패배를 안긴 kt는 믿을 수 있는 카드였고, 그 기대를 충족시켰다. 중후반 상대방 정글 쪽에서 벌어진 교전에서 손해를 입은 것만 제외하면 kt 특유의 운영과 교전 능력이 빛을 발했던 경기였다. 3분 만에 상단에서 첫 킬을 올린 kt는 지속적으로 상단을 후벼팠다. 적극적인 포탑 다이브를 통해 상대방을 숨쉴 틈 없이 몰아쳤고, 주요 목표물도 독식했다. ‘내셔 남작’ 앞에서 벌어진 교전에서 IG에게 대승을 거둔 kt는 ‘루키’ 송의진을 중단에서 끊어내고 진격해 IG의 넥서스를 함락했다.
이어진 2세트는 SKT와 로얄 네버 기브업(RNG)의 대결이었다. 2018 LoL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 우승팀이자 세계 최고 원거리 공격수로 평가받는 '우지' 지안 쯔하오와 '페이커' 이상혁이 버티고 있는 팀 간의 대결로 많은 기대를 모았다. 승리는 RNG가 가져갔다. 몰아주기 조합을 꾸린 SKT는 주요 공격수를 키우는 전략으로 RNG를 상대했지만 역부족이었다. RNG는 허를 찌르는 이른 공격로 개입으로 킬 수를 쌓았고, SKT 역시 호락호락 물러서지 않고 반격을 가했다. 그러나 22분경 '내셔 남작'을 공략하던 SKT를 포위한 RNG는 그대로 모조리 몰살시키고 2세트를 가져가며 세트 스코어를 1대1로 맞췄다.
3세트는 그룹 스테이지에서 한번 맞붙었던 아프리카 대 에드워드 게이밍(EDG)의 재대결이었다. 아프리카는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기인' 김기인이 굳건하게 중심을 잡고 '에이밍' 김하람이 '자야'를 선택해 적재적소에 공격을 퍼부었다. 이전 두 경기와는 다르게 상대적으로 초반에 킬이 많이 나오지 않았지만, 아프리카는 특유의 안정적인 플레이로 상대방을 압박하며 앞서 나갔다. 중단에서 한 차례 교전에 패하면서 '내셔 남작'까지 내줬지만 아프리카는 흔들림이 없었다. 이후 '내셔 남작'이 재생성된 뒤 서로 치열한 눈치 싸움 끝에 빈 틈을 노려 아프리카가 가져갔다. 버프를 두르고 EDG 진영으로 진격한 아프리카는 상대방의 교전 개시를 제대로 맞받아치며 그룹 스테이지 패배를 설욕했다.
4세트는 킹존이 나서 로그 워리어즈(RW)와 싸웠다. 중반까지 근소한 차이로 킹존이 앞서나가는 듯 했지만, '도인비' 김태상을 필두로 RW도 잘 받아치며 엎치락뒤치락하는 양상이 이어졌다. 후반부 드래곤을 사냥하던 킹존을 상대로 RW가 싸움을 걸었고, '도인비' 김태상이 '프레이' 김종인을 끈질기게 괴롭히며 3명이 전사했다. 수적 우위를 바탕으로 곧장 킹존의 넥서스로 진격한 RW는 킹존의 필사적인 저항을 무너뜨리고 승리했다.
세트 스코어 2 대 2에서 마지막으로 등장한 에이스는 아프리카와 RNG였다. RNG는 세계 최강 팀답게 라인전과 교전 능력, 운영적인 측면에서 흠잡을 데 없는 실력을 선보였다. 라인전에서의 우위를 바탕으로 아프리카측 정글을 자유롭게 돌아다녔고, 주요 목표물도 챙기며 일찌감치 우위를 점하기 시작했다. 아프리카도 몇 차례 상대방을 끊어내며 반격을 꾀했지만, 이미 성장을 마친 RNG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상단 2차 포탑을 막기 위해 이동하던 아프리카를 잡아내고 RNG는 2년 연속 LPL의 리프트 라이벌즈 우승을 견인했다.
지난 해 대만 가오슝에서 첫 대회가 열린 후 올해로 2회째를 맞은 리프트 라이벌즈는 전세계 14개 지역의 LoL 리그를 실력 및 경쟁 관계 등을 고려, 5개 권역으로 구분해 치열한 라이벌 대결을 펼치는 지역대항전 성격의 대회다. 한국(LCK), 중국(LPL), 대만/홍콩/마카오(LMS)가 포함된 아시아 권역 대회는 지난 7월 5일부터 8일까지 4일간 중국 다롄시에서 진행됐다.
'리프트 라이벌즈'가 열리는 기간 내내 중국 다롄 시내 곳곳에서 LoL e스포츠에 대한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 다수의 시내 버스 정류장에는 '리프트 라이벌즈'에 출전하는 LPL팀들의 사진이 부착됐고, 결승전 티켓은 좌석 등급에 따라 최저 380위안(한화 약 6만4000원)에서 최고 1280위안(한화 약 21만5000원)의 가격대였음에도 불구하고 8천 여명의 관객들이 들어찼다. 대회 3일차에는 중국 스피드 스케이팅 국가대표 출신으로 지난 2014년 소치 동계 올림픽 여자 스피드 스케이팅 1000m 골드 메달리스트이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인 장홍(?虹)이 무대 위에 올라와 언젠가 스케이팅 종목처럼 올림픽에서도 e스포츠를 볼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해 팬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올해 대회부터는 새롭게 리프트 라이벌즈 우승 트로피가 제작돼, 우승 지역은 자신들의 지역 리그 로고가 새겨진 트로피를 받게 된다. 회오리를 형상화한 트로피는 우승 지역이 보관한다. 이외에 14만 4천 달러 규모의 총상금은 지역별로 4개 출전팀이 동일하게 나눠 가지며, 1위 지역은 각 팀 당 2만 달러, 2위 지역은 각 팀 당 1만 달러, 3위 지역은 각 팀 당 6천 달러를 받는다.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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