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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이송희일 감독, 동성 성추행 사과 "끔찍했을 피해자 고통, 진심으로 사죄"
작성 : 2018년 07월 03일(화) 17:31

이송희일 감독 / 사진=전주국제영화제



[스포츠투데이 이채윤 기자] 이송희일 감독이 동성 감독 후배에게 성희롱을 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이송희일 감독은 3일 인디포럼 공식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재했다.

그는 "지난 6월 7일 인디포럼 개막식과 공식 뒷풀이가 끝난 후 사적인 술자리에서 상영작 영화의 남성 감독과 피디에게 성적 대상화와 성희롱을 저질렀다"며 "합석했던 다른 두 여성과 엮어준다는 핑계로 피해자에게 성적 수치심을 안겨주는 언어 성희롱을 연이어 가했다. 피해자에게 커다란 모욕과 상처를 입혔다. 또한 다음 날 상황파악을 하던 중 실수로 2차 가해도 저질렀다"고 자신의 잘못을 밝혔다.

이어 "만취 상태여서 그 어느 것도 기억하지 못한다. 하지만 그것은 그저 핑계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피해자의 고통이 존재하는 한 어떤 말도 변명이 될 수 없다"며 "끔찍했을 피해자의 고통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를 드린다. 어떤 말로도 용서가 어려우시겠지만, 마음을 다해 사죄를 드린다"고 사과했다.

또 이송희일 감독은 또 인디포럼 작가 회의 제명을 요청하며 "달게 받겠다. 또한 제가 관련된 모든 독립영화 단체들로부터 탈퇴하겠다. 제게는 자격이 없습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변화된 세상에 발맞춰 바뀌지 않으면 아무 삶의 의미가 없다는 교훈을 주홍글씨처럼 가슴에 각인한 채 살아가겠다. 반성하고 반성하고, 또 자숙하며 살아겠습니다"라며 재차 사과했다.

이하 이송희일 감독 사과문 전문


이송희일입니다.

6월 8일 성폭력 사건의 가해자로 지목되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인디포럼 작가회의 내 성평등-성폭력 대책위의 조사가 진행되었습니다. 당시 저는 제 잘못과 인생을 되짚어보며 공개 사과문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6월 12일 신고인이 SNS에 실명 폭로한 직후 바로 공개사과문을 작성했지만, 대책위의 권고 사항도 있었고 조사가 원활히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뜻에서 사과문 공개를 지금껏 유예해왔습니다. 오늘 대책위 보고서가 올라왔습니다. 이에 사과문을 올립니다.

지난 6월 7일 인디포럼 개막식과 공식 뒷풀이가 끝난 후 사적인 술자리에서 상영작 영화의 남성 감독과 피디에게 성적 대상화와 성희롱을 저질렀습니다. 합석했던 다른 두 여성과 엮어준다는 핑계로 피해자에게 성적 수치심을 안겨주는 언어 성희롱을 연이어 가했습니다. 피해자에게 커다란 모욕과 상처를 입혔습니다. 또한 다음 날 상황파악을 하던 중 실수로 2차 가해도 저질렀습니다. 씻을 수 없는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만취 상태여서 그 어느 것도 기억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그저 핑계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피해자의 고통이 존재하는 한 어떤 말도 변명이 될 수 없습니다. 끔찍했을 피해자의 고통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를 드립니다. 어떤 말로도 용서가 어려우시겠지만, 마음을 다해 사죄를 드립니다.

또한 최근 성평등한 조직 문화 개선을 위해 성평등위원회와 성평등 규정을 만들고 대책을 강구하던 인디포럼에도 커다란 누를 끼치게 되었습니다. 앞장서 조직의 성평등 기조를 지지하고 응원했어야 할 회원이 오히려 성폭력의 얼룩을 남기는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그 동안 술버릇을 조심하라던 주변인들의 경고음과 지적이 여러 번 있었습니다. 제대로 반성도 하지 못한 채 또다시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그 동안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남성들에게 했던 성적 농담과 미러링을 핑계로 가했던 언어 성희롱에 대해 깊은 사죄를 드립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입으로는 진보를 말하면서도 여전히 시대의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는 낡은 시대의 구태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진보적인 척하지만 실상 제 발 밑에서 저지르는 폭력을 성찰하지 못하는 위선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주변인들의 우려조차 헤아리지 못하는 늙은 꼰대였습니다. 오래 독립영화인으로 살아온 자존감이 연하의 영화인들에게 권위적인 모습으로 보일 수 있었다는 점에 대해서도 둔감했습니다. 이제서야 지체된 저의 본모습과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인디포럼작가회의의 제명을 요청합니다. 달게 받겠습니다. 또한 제가 관련된 모든 독립영화 단체들로부터 탈퇴하겠습니다. 제게는 자격이 없습니다. 더 이상 변화된 세상에 발맞춰 바뀌지 않으면 아무 삶의 의미가 없다는 교훈을 주홍글씨처럼 가슴에 각인한 채 살아가겠습니다. 반성하고 반성하고, 또 자숙하며 살아겠습니다.




이채윤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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