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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 조민수 "죽을 때까지 연기할 수 있을까 고민" [인터뷰]
작성 : 2018년 07월 03일(화) 09:37

조민수 / 사진=엔터스테이션 제공


[스포츠투데이 이채윤 기자] 배우 조민수의 카리스마는 영화 '마녀' 속 닥터 백 캐릭터에 제격이었다. 그는 4년간의 공백이 무색할 만큼 강렬한 캐릭터로 돌아와 관객들에게 살벌한 인상을 남겼다.

'마녀'(감독 박훈정·제작 영화사 금월)는 시설에서 수많은 이들이 죽은 의문의 사고, 그날 밤 홀로 탈출한 후 모든 기억을 잃고 살아온 고등학생 자윤(김다미) 앞에 의문의 인물 귀공자(최우식)가 나타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액션 영화. 조민수는 극 중 자윤의 과거를 알고 있는 박사 닥터 백으로 변신했다.

초능력을 가진 여성 히어로를 내세운 '마녀'는 비현실적인 빠른 액션이 두드러지는 작품이다. 할리우드에서는 쉽게 접할 수 있지만, 한국영화에서는 상대적으로 새로운 시도다. 조민수 역시 처음 시나리오를 접하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조민수는 "보자마자 '와 좋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영화가 어떻게 만들어질까 궁금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영화가 없지 않나. 첫 시도를 높이 봤다"고 설명했다.

극 중 닥터백은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한 자윤을 보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윤을 쫓는데 집중한다. 목적을 위해서라면 저돌적으로 달려드는 냉철한 캐릭터인 닥터 백은 원래 남성 캐릭터였지만 박훈정 감독은 이 역할이 여성에게 가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조민수에게 시나리오를 건넸다. 그 결과 강렬한 카리스마를 가진 여자 닥터 백이 탄생하게 됐다.


조민수 / 사진=엔터스테이션 제공



그는 "내 지인이 박훈정 감독에게 나를 추천했다고 하더라. 박훈정 감독이 오케이를 했는데 '나의 어떤 점을 보고 괜찮다고 한 거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를 추천하고 나를 쓴 감독에게 연기로 최선을 다해서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촬영에 임했다. 너무 감사한 마음으로 시작했고, 아주 특별했다"며 '마녀'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특히 조민수는 남성적 톤이 강했던 닥터 백의 대사를 일부러 바꾸지 않고 그대로 자신만의 스타일로 소화하며 독창적인 여성 캐릭터를 완성했다.

그는 "남자의 화법을 내가 하면 어떨까 싶었다. 거기에서 오는 투박함을 갖고 가고 싶어서 감독님께 말씀드렸더니 감독님도 바꿀 생각이 없다고 하셨다. 보통 여자가 쓰는 화법과 남자가 쓰는 화법은 다르다. 그래서 바꾸지 않고 그대로 가져가면 다른 인물이 나올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며 "대본을 편하게 바꾸는 사람도 있지만 난 내가 부족하기 때문에 어미 하나 바꾸려고 하지 않는다. 물론 처음에는 갑갑하지만 익숙해지면 다를 거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닥터 백의 비주얼도 인상적이다. 정돈되지 않은 듯한 반백발의 헤어스타일과 주근깨가 많은 외모는 서늘한 분위기를 풍긴다.

조민수는 "원래 놀 때는 머리를 안 자르기 때문에 허리까지 머리를 길렀었다. 감독님께서 긴 머리를 보더니 자르라고 하더라. 합의 하에 단발로 자르고 염색을 하려고 했지만 뿌리가 올라와서 세 달을 버틸 수가 없다고 하더라. 그래서 분장팀이 일일이 색을 칠했다"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조민수 / 사진=엔터스테이션 제공



조민수는 1986년 KBS 특채 탤런트로 데뷔해 어느덧 연기 32년 차 베테랑 연기자가 됐다. 30년 이상 꾸준하게 활동을 해온 그에게 원동력을 묻자 그는 고민 없이 '칭찬'을 꼽았다.

그는 "좋은 사람들이 나를 칭찬해줄 때 좋다. 또 칭찬을 들으면 실망시키기 싫다. 가끔은 친한 사람들에게 '나 잘했지? 칭찬해 줘' 이렇게 한다. 그게 내 힘이다"라며 "'마녀'를 통해서도 칭찬받고 싶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그렇다면 고민은 무엇일까. 조민수는 "앞으로 죽을 때까지 연기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난 할 줄 아는 게 연기밖에 없어서 더욱 이런 생각이 든다"며 "또 할 줄 아는 게 연기 밖에 없다는 게 슬프기도 하다. 하지만 이건 배우들 대부분이 하는 이야기다"며 호탕한 웃음을 지었다.

그러면서 "난 인생 마무리를 잘 하고 싶다. 그래서 죽을 때 나에게 '그래도 잘 살았어'라고 말하고 싶다. 그래서 계속해서 사람다운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내가 그래도 많은 사람을 앞에서 이름 석자가 불렸던 사람인데 좋은 기억 속에 회자되는 마무리를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채윤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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