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스포츠
포토
스투툰
"이게 페어플레이?" 일본, 페어플레이 점수로 16강 합류
작성 : 2018년 06월 29일(금) 09:39

사진=FIFA SNS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페어플레이를 하지 않은 일본이 페어플레이 점수 덕에 16강에 진출했다.

일본은 28일(한국시간) 오후 11시 러시아 볼고그라드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에서 폴란드에 0-1로 졌다.

H조에서는 2승1패(승점 6)를 기록한 콜롬비아가 조 1위를 차지한 가운데, 일본은 1승1무1패(승점 4)로 세네갈과 승점, 골득실, 다득점에서 동률을 이뤘다. 하지만 페어플레이 점수에서 앞서며 극적으로 16강에 오르게 됐다. 일본은 조별리그 3경기에서 경고 4장을 받았고, 세네갈은 경고 6장을 받았다. 간발의 차이로 16강 진출과 탈락이 갈린 셈이다.

일본의 16강 진출은 무시할 수 없는 성과다. 지난 2010 남아공 월드컵 이후 8년 만에 16강에 올랐고, 통산 세 번째로 16강에 오르며 한국(4강 1회, 16강 1회)을 제치고 아시아 최다 16강 진출국이 됐다.

하지만 세계는 일본을 향해 박수를 보내지 않고 있다. 16강 진출에만 신경을 쓴 나머지 스포츠 정신은 내팽개쳤기 때문이다.

이날 일본은 폴란드에 지고 있었음에도 후반전 막판 후방에서 패스를 주고받으며 시간을 보냈다. 일반적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이유가 있었다. 같은 시간 진행되고 있는 콜롬비아-세네갈전에서 콜롬비아가 이기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일본은 콜롬비아가 세네갈을 이기면 자신들이 폴란드에게 지더라도 조 2위로 16강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물론 이는 매우 위험한 선택이었다. 만약 세네갈이 동점이라도 만든다면 일본은 조 3위로 밀려서 탈락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본은 자신들의 힘으로 16강을 확정짓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대신, 운에 의지했다. 덕분에 전 세계 축구팬들은 역사에 남을 졸전을 지켜봐야 했다.

결과적으로 일본은 운에 힘입어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페어플레이를 펼치지 않은 일본이 페어플레이 점수로 16강에 오르는 역설적인 상황이 만들어졌다. 이날 경기를 중계한 안정환 MBC 해설위원은 "우리는 아름답게 탈락했지만, 일본은 추하게 올라갔다"고 꼬집었다.

30일부터 16강 일정이 시작되는 가운데, 15개 팀은 전 세계의 열렬한 응원을 등에 업고 그라운드를 누빌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일본에게는 일본 국민들 외에 박수를 보내줄 팬들이 있을지 모르겠다. 결과적으로 일본은 자기들 스스로 '16강 진출'이라는 자신들의 업적을 깎아내렸다.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가장 가까이 만나는, 가장 FunFun 한 뉴스 ⓒ 스포츠투데이>
스투 주요뉴스
최신 뉴스
포토 뉴스

기사 목록

스포츠투데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