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황덕연 기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이끄는 포르투갈이 이란의 '늪 축구'를 넘을 수 있을까.

포르투갈은 26일 오전 3시(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모르도비아 아레나에서 펼쳐지는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B조 조별예선 3차전 경기에서 이란과 한 판 승부를 벌인다. 포르투갈은 1승1무(승점 4)로 스페인과 동률을, 이란은 1승1패(승점 3)로 3위를 마크하고 있다.

포르투갈은 지난 1차전 스페인과 혈투를 벌인 끝에 3-3으로 무승부를 거두며 대회 최고의 경기를 이끌어냈다. 당시 포르투갈의 주포 호날두는 해트트릭을 작성하며 자신의 진가를 유감 없이 발휘했다.

하지만 모로코와 2차전은 녹록지 않았다. 포르투갈은 호날두의 결승골로 1-0 신승을 거뒀지만 내용은 패배나 다름 없을 정도로 좋지 않았다. 포르투갈은 모로코에게 슈팅 숫자, 드리블 돌파 성공 횟수, 점유율 등 대부분의 수치에서 밀리며 체면을 구겼다. 호날두의 존재를 제외하고는 포르투갈이 모로코보다 결코 나았다고 할 수 없는 게임이었다.

이란은 타이트하고 단단한 수비를 바탕으로한 빠른 템포의 역습 축구를 구사한다. 이란은 모로코와 1차전에서 상대의 자책골로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이전 과정에서 숱한 공격 상황을 만들어내며 모로코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아시아의 유럽'이라는 별명처럼 이란은 탄탄한 피지컬을 가지고 있다. 이란은 스페인과 2차전에서 강한 피지컬을 바탕으로 제공권 경합에서 이겨낸 뒤, 스페인의 골망을 흔드는데 성공했다. 비록 비디오판독(VAR) 결과 오프사이드가 선언되며 아쉬움을 곱씹었지만, 이란이 보여준 세트피스 상황에서의 피지컬은 포르투갈이 느낄 또 다른 위협이다.

이란의 지휘봉을 잡고 있는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의 존재도 포르투갈에는 부담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다.

포르투갈 출신의 케이로스 감독은 누구보다 자신의 조국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케이로스 감독은 지난 1991년~1993년, 2008년~2010년까지 포르투갈 국가대표팀 사령탑을 지냈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수석코치, 레알 마드리드 감독직을 거치며 지도자 경험을 쌓았다. 현재 포르투갈의 에이스로 활약 중인 호날두를 정상급 선수로 키워낸 것도 케이로스 감독의 잘 알려진 업적 중 하나다.

객관적인 전력, 선수 개개인의 면모를 봤을 때 포르투갈은 분명 이란에 비해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이란이 월드컵 무대에서 보이고 있는 경기력을 고려하면 포르투갈의 16강 진출을 낙관할 수는 없다. 호날두를 주포로 삼는 포르투갈이 앞선 경기의 부진을 딛고 16강 진출이라는 대업을 달성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황덕연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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