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호영 기자] '거기가 어딘데' 유호진 PD가 자신감을 내비쳤다. 사건과 볼거리 등 재료는 넘쳐나니, 앞으로 얼마나 잘 담아내느냐의 문제란다.
22일 오후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KBS 미디어센터에서 KBS2 예능프로그램 '거기가 어딘데' 기자 간담회가 열려 유호진 PD가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거기가 어딘데'는 예측 불가한 대자연의 위대함을 직접 체험하는 탐험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으로 지진희, 차태현, 조세호, 배정남이 탐험 대원으로 참여한다. 첫 번째는 오만의 아라비아 사막을, 두 번째는 스코틀랜드의 스카이섬을 다녀왔다.
이날 유 PD는 앞서 방송된 2회분의 시청률이 저조한 점에 대해 "예상했던 바"라고 자신했다. 그는 "예상한 부분이다. 희망컨대 조금 더 좋아지지 않을까 싶다. 편성할 때부터 이 자리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어려운 자리가 아닐까 싶다. 쟁쟁하고 재미있는 프로그램들이 워낙 많다. 붐비는 목에 좌판을 벌였다"고 솔직한 심경을 내비쳤다. 해당 시간대에는 Mnet '프로듀스48'과 MBC '나 혼자 산다'라는 큰 산이 존재하기 때문.
그럼에도 유 PD는 "지치지 않는 독특한 프로그램을 만들면 취향에 맞는 분들이 서서히 모이지 않을까 싶다"며 "프로그램의 특성이 진중하고 교양적인 성향도 있다. 움직임이 느린 시청자가 있지 않을까 '행복 회로'를 돌리고 있다"고 긍정했다.
근거 없는 자신감이 아니다. 유 PD는 이제 오만 편의 서론은 1, 2회에서 끝났고 본론이 3회부터 시작된다고 밝혔다. 진짜 재미는 지금부터라는 설명이다. 그는 "의도대로 가고 있다. 회차 단위로 봤을 때 완결성을 높이려고 노력했다. 1부는 소개, 2부는 처음 사막을 대면하는 사람들의 반응과 관찰에 집중했다"고 전했다.
이어 "다만, 이야기들이 3~5부로 진행이 되면서, 회차들이 내러티브를 가져야 한다. 탐험의 내러티브는 3부부터 시작된다"며 "모든 프로듀서들이 하는 고민이다. 어떻게 빠르고 재밌게 압축해서 시청자들을 유입할까하는 고민이다. 어려운 부분은 지나간 것 같다. 지금부터 그들이 겪은 일을 잘 풀어가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프로그램의 구성 다음으로 중요한 출연진의 합. 유 PD가 내세우는 '거기가 어딘데'의 강점 중 하나였다. 그는 '여성 게스트 유입 가능성'을 묻자 "현재로서는 계획 없다"고 단언했다. 유 PD는 "기존 멤버들의 합이 좋아서, 120% 아무것도 없는 땅에서 사람이 보여줄 수 있는 매력을 다 보여주지 않았나 싶다. 출연자들에 대한 아쉬움은 전혀 없다"며 만족했다.
유호진 PD는 멤버들 한 명 한 명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며, 각각의 장점을 설명하기도 했다. 먼저 유 PD는 차태현에 대해 "프로그램 참가 자체로도 고맙게 생각한다. 하지 않아도 될 프로그램을 나 때문에 한 사람"이라며 "장거리 비행을 어려워하는 개인적 이슈라던지, 자연을 좋아하지 않는 성향 등을 극복해줬다. 결국은 이번 촬영이 끝나고, 나에게 '이 촬영 나랑 잘 맞다'고 해줬다. 카메라가 돌지 않는데 그런 말을 해줬다는 변화가 정말 감사했다. 방송을 하러 왔다가 인생의 또 다른 재미를 알게 해 줬다는 성취감이 들었다"고 전했다.
조세호는 최고의 예능인이라고. 유 PD는 "서로 다른 4명이 모였다. 그 중 스스로를 낮추는 코미디를 하더라. 정말 세련됐다. 그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도 짜증내고 화낼 수 있는 상황이지만, 스스로를 낮춰가며 분위기를 풀어준다. 코미디를 전공한 사람을 달랐다. 장인의 느낌"이라고 극찬했다.
배정남은 '사나이'라고 표현했다. 유 PD는 "모든 일을 계산하지 않더라. 추우면 춥고, 더우면 더워한다. 깜짝 선물을 하기 위해 30kg의 짐을 들고 걸어간다. 사나이 중의 사나이다. 그런 성격으로 인해 사건이 발생한다. 자연과 부딪히는 상황을 가장 많이 만든다. 개성 있는 사고뭉치가 되어준 점이 고맙다"고 말했다.
지진희는 '진정한 탐험가'였다. 유 PD는 "지진희가 아니었다면 이 프로그램은 없었다"며 "진짜로 탐험에 애착을 가지는 사람이다. 카메라가 없고, 스태프가 없으면 더욱 기뻐한다. 프로그램의 존재 이유를 몸소 설명해주는 셈"이라고 표현했다.
마지막으로 유 PD는 "분명한 건 이러한 요소들이 모여 현장에서 굉장한 일들이 있었다는 것"이라며 "편집과 구성의 완벽함은 잘 모르겠다. 그들이 겪은 일들을 얼추 70%만 내보낸다 하더라도 그럴싸한 이야기가 나올 것이다. 팀의 리더와 대원으로서 문제와 마주했고, 극복했고, 마침내 도착했다. 해내는 과정이 흥미로웠다. 잘 담아내서 드라마성이 비쳤으면 좋겠다. 이전보다 분명 재밌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호영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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