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추승현 기자] 2018년 연예계는 그 어느 때보다도 다사다난했다.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 폭로로 누군가는 연예계를 떠났고, 한 시대를 풍미했던 그룹은 음악만 남기고 추억 속으로 사라졌다. 또 동고동락했던 팀에 누군가는 남고, 누군가는 떠나며 울고 웃었다.
이처럼 올 상반기 사건 사고로 연예계를 은퇴하거나 그룹을 해체, 탈퇴한 스타들을 짚어봤다.
◆ "연예계 떠납니다" 은퇴 선언한 스타들
여성 퀴어 영화 '연애담'의 연출자인 이현주 감독이 지난 2015년 동료 여감독을 성폭행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는 사실이 지난 2월 세상에 알려졌다. 피해자가 '미투 운동'에 동참하며 자신의 SNS에 성폭행 피해 사실을 고백한 것. 논란이 거세지면서 한국영화감독조합은 이 감독을 조합에서 제명하기로 의결했다. 여성영화인모임도 그의 올해의 여성영화인상 수상 자격을 박탈했다.
이에 이 감독은 자신이 동성애자라고 고백하며 "당시 저로서는 피해자가 저와의 성관계를 원한다고 여길만한 여러 가지 사정들이 있었기 때문에 당연히 성관계에 대한 피해자의 동의가 있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고 무죄를 주장했다. 그러나 피해자는 이 감독의 주장을 전면 반박했다. '연애담' 조연출 또한 나서며 "이 감독은 자신이 여성 성소수자임을 권리삼아 피해자를 매도했다"고 폭로했다.
결국, 이 감독은 "제게 영화는 삶의 전부였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그것을 위해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이 일에 대한 책임을 지고, 더 이상 영화 일을 하지 않겠습니다"라고 은퇴 선언을 했다. 이후 영화진흥위원회 측은 한국영화아카데미가 이 감독의 사건을 이미 알고 있었으나 조직적으로 은폐하려 했다고 밝혀 논란이 가중됐다.
배우 이태임은 지난 3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여러 생각과 고통 속에서 지난날 너무 힘들었다. 저는 앞으로 평범한 삶을 살아가기로 결정했다. 그동안 저를 사랑해주셨던 분들 잊지 않고 살아가겠다"는 글을 게재했다. 소속사와도 상의되지 않은 갑작스런 그의 은퇴 선언이었다.
특히 그는 그룹 쥬얼리 출신 예원과 욕설 논란이 불거져 대중의 뭇매를 맞고, 자숙 후 JTBC 드라마 '품위 있는 그녀'로 연기력을 인정 받으며 배우로서 재도약하던 터라 결혼설, 임신설까지 나도는 등 대중의 의아함을 자아냈다.
이후 소속사 측은 사실관계를 확인한 후 "이태임이 지난해 연말 띠동갑 연상의 M&A 사업가와 만나 교제 중이며, 현재 임신 3개월"이라며 "출산 후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어 이태임은 소속사에 위약금을 물고 전속 계약을 해지해 연예계 은퇴를 가시화했다.
그러나 한 매체를 통해 공개된 이태임의 최근 모습은 임신 3개월이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배가 많이 나온 상태여서 그의 임신과 출산 시기에 대해 추측이 난무했다.
지난 4월 가수 마골피(마망)도 직접 자신의 SNS를 통해 은퇴를 선언했다. 그는 신보 '트래블러'를 소개하며 "은퇴앨범 1, 2 발매 기간 2018.4.6.~가을 임시운영"이라는 글을 게재했다. 마지막 미니앨범을 발표하고, 가을에 발표할 마지막 싱글까지 예고하며 은퇴 선언을 한 것. 한참 활동해야 할 30대 가수가 돌연 은퇴 선언을 하고, 은퇴 시기까지 예고하는 것은 흔치 않은 경우이기에 그의 이름은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리며 화제를 모았다.
지난 2007년 '비행소녀'로 데뷔한 그는 각종 음원차트를 휩쓸며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이후 그는 5년, 3년씩 공백기를 가지며 드문드문 노래를 발표했다. 특히 지난 2016년 JTBC '투유 프로젝트-슈가맨'에 슈가맨으로 출연, 추억을 소환했다.
대중들에게 많은 추억을 선사했던 가수의 은퇴 선언에 아쉬움의 목소리가 커져가고 있다.
더 모노톤즈, 티아라, 스텔라, 피에스타 / 사진=시네마달, 스포츠투데이 DB
◆ "추억 속으로" 해체 선언한 그룹들
티아라는 지난 1월, 10년을 함께 했던 소속사를 떠나게 됐다고 밝혔다. 효민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저희는 작년을 마지막으로 1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함께했던 회사와 이별하게 됐다"며 "10년간 아낌없이 응원해준 팬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내용의 자필 편지를 게재했다. 그는 "회사와 이별 후 새로 시작하기엔 조심스럽지만 끝은 아니다"라고 해체가 부정했지만, 이후 멤버들은 각자 다른 소속사의 둥지를 틀며 사실상 해체를 맞이했다.
티아라는 누구보다 다사다난했던 걸그룹이었다. 지난 2009년 데뷔 후 수많은 히트곡을 탄생시키며 대중성 있는 걸그룹으로 발돋움했다. 그러나 새 멤버 화영과 아름이 투입되면서 불화설, 왕따설이 돌았고, 티아라의 역사에 가장 큰 오점을 남기게 됐다. 이후 티아라는 중국에서 폭발적 인기를 누리며 기사회생했다.
하지만 지난 2017년 5월, 소속사 재계약 시기가 되자 보람과 소연은 티아라를 탈퇴했고, 큐리 은정 효민 지연은 재계약을 체결해 4인조로 10년의 티아라 역사를 마무리했다.
스텔라는 '마의 7년'을 넘지 못하고 지난 2월 해체를 선택했다. 지난 2월 25일 스텔라는 팬미팅 자리에서 직접 팬들에게 해체 소식을 전했고, 다음날 각자의 인스타그램에 해체 심경이 담긴 자필 편지를 게재했다.
지난 2011년 데뷔한 스텔라는 특히 멤버 탈퇴와 교체가 잦았다. 4인조로 데뷔한 스텔라는 이슬 조아가 탈퇴한 후 민희와 효은을 영입, 이후 소영을 추가 영입해 5인조로 탈바꿈했다. 하지만 원년 멤버인 가영과 전율이 전속 계약이 만료됨에 따라 자연스럽게 해체했다.
특히 데뷔 후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스텔라는 지난 2014년 발표한 '마리오네트' 이후 계속되는 선정적인 콘셉트로 논란이 이어졌다. 각종 논란에도 꿋꿋이 음악에 대한 열정을 내비쳤던 스텔라였기에 그들의 해체 소식을 안타까워하는 이들이 많았다.
또 다른 걸그룹 피에스타도 데뷔 6년 만에 해체 소식을 전했다. 지난 5월 15일 피에스타의 소속사는 "피에스타 재이 린지 예지 혜미 4명의 멤버가 지난달 30일 전속계약이 만료됐다. 차오루는 현재 재계약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후 차오루 또한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피에스타 멤버들은 모두 각자의 길을 가게 됐다. 이에 멤버들은 각자 심경 글을 게재하며 해체를 인정했다.
피에스타는 그룹보다 각 멤버가 더 주목을 받은 케이스다. 차오루는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계기로 각종 예능프로그램을 섭렵하며 '예능 대세'로 떠올랐다. 예지는 Mnet '언프리티 랩스타2'를 통해 걸크러시 매력을 뽐내며 '대세 래퍼'로 각인됐다. 재이와 린지는 연기자로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밴드 더 모노톤즈는 '미투 폭로'라는 오명을 남기고 불명예 퇴장을 했다. 멤버 최욱노에 이어 하선형의 성범죄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난 3월 해체를 결정한 것. 앞서 온라인 상에 "최욱노가 술을 억지로 먹이고 반 강간 식으로 관계가 이뤄졌다" "10여 년 전부터 이러한 일들이 빈번했고, 피해자만 다섯 명 이상" 등의 미투 폭로글이 올라왔고, 최욱노는 이를 인정하며 팀에서 퇴출 당했다. 하지만 이어 하선형 또한 미투 가해자로 지목 받았다.
이에 더 모노톤즈 측은 "더 모노톤즈는 하선형 군의 퇴출과 별도로 뒤늦게 이와 같은 사실을 인지하게 됐다는 고백과 함께, 그것에 대한 어떠한 사과의 말씀도 더 이상 진정성을 가지게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더 모노톤즈는 이 시간부로 모든 활동을 종료하고 해체하겠다"고 발표했다.
더군다나 자신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인투 더 나잇' 개봉을 앞두고 있던 터라, 배급사 시네마달 또한 "오늘부로 더 모노톤즈는 해체, 갈재민 감독 및 제작 배급사 시네마달, 그리고 남은 2명의 멤버인 차승우, 조훈은 이날부로 '인투 더 나잇' 상영을 비롯한 모든 활동을 접는다"고 공식 입장을 전했다.
◆ "누군가는 남고, 누군가는 떠나고" 탈퇴 선언한 스타들
그룹 애프터스쿨 리지는 '탈퇴' 대신 '졸업'이라고 표현하며 아름다운 이별을 했다. 지난 5월 그는 애프터스쿨 공식 팬카페에 "언젠가 저도 졸업을 할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어느덧 9년차 임에도 불구하고 졸업이 빨리 다가온 것 같이 느껴진다"고 자필 편지를 게재했다. 이어 그는 "다시 돌이켜봐도 제 인생에서 정말 아름다운 시간이었다"며 "동고동락하면서 잘 지내온 멤버들 정말 고맙고 많이 사랑한다. 그리고 지금까지 '플레이걸즈' 팬분들과 함께해온 순간들도 잊지 못할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지난 2009년 데뷔한 애프터스쿨은 멤버들이 졸업하고 입학하는 시스템으로 각자 계약 시기가 만료되면 탈퇴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다. 리지에 앞서 유소영 베카 가희 정아 유이 이주연 등이 탈퇴했고, 현재 애프터스쿨에는 레이나 나나 이영 가은이 남았다.
그룹 다이아 은진은 지난 5월 건강 악화를 이유로 팀을 탈퇴했다. 그는 다이아 팬카페에 장문의 편지를 게재하며 직접 팬들에게 탈퇴를 알렸다.
그는 지난 2017년부터 건강에 문제가 있었다며 "무대에 섰을 때 느끼는 위압감과 공포감은 떨치기 어려웠다"고 고백했다. 실제로 그는 지난 2017년 4월 다이아 정규 2집 '욜로(YOLO)' 발매 기념 쇼케이스 도중 태도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결국, 그는 이날 쇼케이스 말미 호흡 곤란으로 병원으로 향했고, 건강의 문제가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에 그는 팀 탈퇴 뿐만 아니라 연예계를 공식적으로 은퇴하며 평범한 20대로 살아갈 것을 선택했다.
그룹 일급비밀 경하는 성추행 논란 끝에 결국 팀 탈퇴를 결정했다. 앞서
한 여성은 SNS를 통해 지난 2014년 경하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고, 경하의 소속사 측은 이를 부인했다. 이에 여성은 경하를 강제추행 혐의로 고소했고, 경하는 지난 5월 실형 선고를 받았다.
이후 소속사 측은 일급비밀 공식 팬카페에 "현재 일급비밀 멤버들은 활동 중단으로 인해 정신적으로 상당히 지쳐 있으며,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이에 이경하 군은 본인으로 인해 멤버들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 않다는 의견을 전달, 팀 탈퇴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경하 측은 혐의를 인정하지 않고, 항소장을 제출한 상황이다.
추승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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