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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희 "정신적으로 고통컸던 비정한 엄마 연기, 미혼이라 가능했다" [인터뷰]
작성 : 2018년 06월 20일(수) 09:20

고성희 / 사진=사람 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투데이 오효진 기자] 배우 고성희가 미혼 임에도 엄마 연기가 가능했던 비결을 털어놨다.

고성희가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스포츠투데이 편집국을 찾아 KBS2 수목드라마 ‘슈츠’(극본 김정민·연출 김진우)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고성희는 지난 2013년 개봉한 영화 ‘분노의 윤리학’에서 강렬한 연기를 펼치며 연예계에 데뷔했다. 이후 고성희는 드라마 ‘미스코리아’, ‘야경꾼 일지’, ‘스파이’, ‘마더’, ‘슈츠’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탄탄히 연기 내공을 길렀다. 특히 고성희는 지난 14일 종영한 ‘슈츠'에서 법무법인 강&함의 법률보조 사무 주임 김지나 역을 맡아 일도, 사랑도 화끈하게 해내며 많은 여성 시청자들의 동경을 불러 일으켰다.

이와 관련 고성희는 “지나는 실제 고성희와 정말 많은 부분이 닮아있다”면서도 사랑관만큼은 달랐다고 했다. 특히 연우(박형식)가 가짜 변호사란 사실을 알고 잡혀갈 위기에 처했음에도 기다리겠다 선언한 것만큼은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고백했다.


고성희는 “솔직히 공감이 가지 않았다. 저였다면 (진실을 알고) 처음에는 화가 많이 났을 것 같다. 물론 저 역시 지나처럼 기다렸을 것 같다. 그럼에도 연우에게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변명이라 해도 듣고 싶었을 것 같다. 그래서 지나의 순애보가 존경스럽다”고 말했다.

고성희 / 사진=사람 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렇다면 고성희는 사랑을 할 때 어떤 사람일까. 그는 “실제로 사랑 할 때는 최선을 다해서 집중한다. 그런 제 자신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시작을 잘 하지 못한다. 정말 마음이 깊어졌다고 생각해야 연애를 시작할 수 있다”며 “일과 사랑 두 가지 다 잘하고 싶지만, 사랑을 하면 감정 소모가 커지는 만큼 밸런스를 맞추는 건 어려운 일이다”고 연애에 대한 진솔한 생각을 털어놨다.

고성희는 일과 사랑 사이에서 많은 고민을 거듭해본 만큼 여배우로서 연애, 결혼에 대해 진중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드라마 ‘아름다운 나의 신부’ 이후 2년 간 휴식기를 가지며 연기에 대한 갈증이 컸던 만큼 연애에 대해 조심스런 입장을 보이면서도 선배 이보영 지성 부부를 보며 결혼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고 귀띔했다.

그는 “지성 이보영 선배님을 보면서 ‘결혼은 저렇게 아름답게 하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며 “개인적으로 결혼을 되게 잘하고 싶다. 좋은 가정을 이루는 것도 한 사람으로서의 꿈이다. 하지만 결혼을 ‘언제 하고 싶다’ 혹은 ‘언제까지 해야겠다’는 명확한 기준을 두고 있지는 않다. 빠르고 늦고는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다만 확신이 드는 사람이면 그 시점이 언제라도 할 것이다”고 밝혔다.

고성희 / 사진=사람 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렇게 고성희의 결혼관까지 뒤흔들게 한 이보영을 만나게 해줬던 작품이 지난 3월 종영한 tvN 드라마 ‘마더’였다. 고성희는 ‘마더’를 촬영하며 배우로서 한 단계 성장하게 된 작품이라 소회했다. 고성희는 극 중 어린 나이에 딸 해나(허율)를 출산한 탓에 모성애가 결핍된 자영 역을 맡았다. 특히 자영은 남자친구 설악(손석구)이 딸 해나를 폭행한다는 사실을 알고도 이를 방관하며 시청자들의 분노를 사기도 했다.

고성희는 “사실 ‘마더’ 출연을 결정한 뒤 스스로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을 많이 했다. 주변에서도 제가 결혼이나 출산 경험이 없는 만큼 자영 역을 잘 해낼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 그래도 잘 해내고 싶었고, 다행히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물론 촬영 할 때는 한 신만 찍어도 모든 기운이 빠져서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고성희는 “모성애는 제가 경험해 보지 않은 영역이기 때문에 상상조차 되지 않더라. 그런데 생각을 해보니깐 자영이가 일반적인 모성애를 가진 인물이 아니었기 때문에 오히려 도움이 됐던 것 같다. 자영이한테 해나는 딸이 아니라 친구고, 자매고, 어쩔 때는 애완동물 같은 내 곁에 있는 인물이었다”고 자영 캐릭터의 특징을 설명했다.

또 그는 “제가 실제로 미혼이고 엄마가 아니기 때문에 가능했던 연기다. 저희 드라마 출연하는 배우 대부분이 결혼과 출산을 경험했다. 그렇기 때문에 엄마의 시각으로 자영이의 행동을 보면 제가 느끼는 것보다 그 분노나 상처를 더 깊게 받아들이더라”며 “그때 이혜영 선배님이 ‘사실 가장 현실적인 엄마 모습은 자영이한테 있다. 엄마라면 다 알 거다. 한 번쯤 내 아이가 밉고, 화나고, 한 대 쥐어박고 싶을 때가 있다. 출산에 대한 원망, 나를 잃어버린 감정들이 있다. 현시대 어머니들은 그걸 참고 희생하면서 살고 있다. 단지 자영이는 드러내는 것뿐이다’고 말씀해 주신 적이 있다. 그 말에 많은 힘을 얻고 책임감을 가지고 연기했다”고 했다.

고성희 / 사진=사람 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럼에도 고성희는 ‘마더’가 끝난 후 꽤 오랜 시간 심적 고통을 느끼기도 했다고. 그는 “‘마더’를 성공적으로 잘 마쳤지만 정신적으로는 많이 힘들었다. 그래서 ‘마더’가 끝난 후 곧바로 ‘슈츠’를 넘어가는 부분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저 스스로 캐릭터에 이입을 못하지 않을까 걱정했다”고 밝혔다.

고성희는 자신 우려와 달리 ‘마더’ 이후 약 한달 만에 시작한 ‘슈츠’에서 자영이의 강렬한 인상을 지우고 패러리걸(법률사무 보조원) 지나로 완벽하게 거듭났다. 그는 “다행히 지나가 저와 닮은 지점이 많았기 때문에 잘 해낼 수 있었던 거 같다. 감독님 역시 ‘마더’를 훌훌 털어내고 고성희로 돌아오라고 하더라. 그 말에 용기를 얻고 더 열심히 촬영에 매진했다”면서 연달아 변화하는 캐릭터를 연기하는데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준 감독 및 배우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마지막으로 고성희는 “내년이 되면 서른이 된다. 20대 마지막과 서른을 시작할 때도 여전히 일을 하고 있으면 좋겠다. ‘20대를 열심히 살았구나. 대견하다’는 마음을 가지고 20대 마지막을 보내고 싶다. 그리고 30대에 접어들면 조금 더 탄탄하게 ‘믿을 수 있는 배우가 돼 가는 구나’라는 말을 듣고 싶다”면서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는 만큼 항상 보답하는 마음으로 살겠다”고 덧붙였다.




오효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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