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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투상반기결산] 종편 드라마, JTBC의 연타석 안타…TV조선은 사극으로 선방
작성 : 2018년 06월 17일(일) 18:17

'미스티' '스케치' '으라차차 와이키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 사진=JTBC 제공


[스포츠투데이 김현민 기자] 올해 상반기 종합편성채널 드라마 부문에서는 JTBC가 또 히트 드라마를 탄생시키며 안방극장에서의 입지를 다졌다. TV조선은 사극으로 성과를 거뒀고, MBN은 3년 만에 다시 드라마 영역의 포문을 열었다. JTBC의 독주 속의 TV조선의 선방이라고 볼 수 있는 상반기 종편 드라마를 돌아보자.

◆ JTBC, '미스티'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로 연타석 안타…'으라차차 와이키키'로 신선한 재미도 선사

지난 3월 종영한 JTBC 금토드라마 '미스티'(극본 제인·연출 모완일)는 시종 상승세를 보인 끝에 최종회에서 무려 8.5%(이하 닐슨코리아 전국유료방송가구 기준)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 같은 성과에는 6년 만에 드라마에 복귀한 배우 김남주의 열연이 컸다. 극 중 성공을 향해 달리는 JBC 9시 뉴스 메인 앵커 고혜란을 연기한 그는 아나운서 못지않은 정확한 발성과 발음을 보여줬고, 치열하면서도 냉철하게 사는 여성의 삶을 적절하게 표현해내 호평받았다. 화제성 조사회사 굿데이터코퍼레이션에 따르면 김남주는 6주 연속으로 TV 출연자 화제성 부문 1위(이하 굿데이터코퍼레이션 기준)를 기록하며 드라마의 인기를 견인했다.

'미스티' 후속으로 방송된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극본 김은·연출 안판석)는 연타석 흥행을 이끌었다. 각종 방송 프로그램에선 '밥 잘 사주는 예뻤던 누나' '밥만 잘 먹는 그냥 누나' '밥 잘 먹는 예쁜 동생' 등 패러디가 쏟아졌고, 가장 화제가 된 상반기 드라마 1위에 뽑히기도 했다. 그 인기의 중심에는 '연상녀 연하남' 연기를 펼친 두 주연 배우가 있었다. 특히 데뷔 6년 차 배우 정해인은 이 드라마를 통해 단숨에 스타가 됐다. 그간 각종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다년간 다져온 안정적인 연기력에, 만 30세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한 동안 외모까지 갖춘 그는 '연상녀 연하남의 연애'라는 드라마의 콘셉트와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며 시청자의 몰입을 이끌었다. 손예진이라는 걸출한 상대역까지 있었으니 말 다했다.

지난달 25일부터 방송된 '스케치'(극본 강현성·연출 임태우)는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의 바통을 이어받았다. '스케치'는 정지훈이 2년 만에 선보이는 복귀작이면서 '상두야 학교 가자' 이후 무려 15년 만에 이동건과 재회해 주목받았다. 미래를 볼 수 있는 형사 유시현(이선빈)과 강력계 형사 강동수(정지훈)가 공조 수사를 펼치며 살인 사건을 쫓는 얘기를 그린 '스케치'는 반환점을 돈 상태. 아쉽게도 시청률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3%대에 머무르던 시청률은 15일 7회 방송분부터 2%대로 떨어졌다. 스토리의 중반을 지난 '스케치'가 이대로 하락세를 이어갈지 흥미로운 얘기로 시청률 반등을 보일지는 지켜볼 일이다.

월화드라마도 순항 중이다. 지난 4월 종영한 '으라차차 와이키키'(극본 김기호·연출 이창민)는 1~2%대의 높지 않은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당초 16회분에서 4회분이 연장될 정도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마니아층까지 형성돼 시즌2에 대한 요구도 이어졌고 제작진은 내년 하반기 편성을 목표로 시즌2를 기획 중이다. 드라마는 게스트 하우스 '와이키키'를 운영하는 세 친구 강동구(김정현), 이준기(이이경), 봉두식(손승원)과 이들 앞에 갑자기 나타난 싱글맘 한윤아(정인선), 강동구의 여동생으로 수염이 자라는 강서진(고원희), 강동구의 전 여자친구 민수아(이주우)가 한 집에 살게 되면서 일어나는 사건을 매회 에피소드 형식으로 엮어 신선한 재미를 선사했다. 각박한 사회에서 살아가는 한국 청년들의 현실을 반영하면서도 그 과정을 과장과 비약을 통해 코믹하게 묘사해 주목받았다.

'으라차차 와이키키' 후속으로 지난달 21일 첫 전파를 탄 '미스 함무라비'(극본 문유석·연출 곽정환)는 시청률 4~5%대를 유지하고 있다. 현직 판사가 쓴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제작된 해당 드라마는 이상주의 열혈 초임 판사 박차오름(고아라), 섣부른 선의보다 원리원칙이 최우선인 엘리트 판사 임바른(김명수), 세상의 무게를 아는 현실주의 부장 판사 한세상(성동일) 세 사람이 펼치는 법정 드라마로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는 평을 받았다. 원작자면서 드라마 대본을 집필한 문유석 판사는 드라마의 인기에 대해 "호평의 이유는 무엇보다 '개떡같은 초보 대본을 찰떡같이 살려준 배우들' 덕"이라고 배우들에게 고마움을 표한 바 있다.

'대군 - 사랑을 그리다' '너의 등짝에 스매싱!' '연남동 539' / 사진=TV조선·MBN 제공



◆ TV조선, '대군'으로 자사 최고 시청률 경신…MBN은 '연남동 539'로 가능성 열어

TV조선은 올해 상반기 희소했던 장르인 시트콤과 사극을 들고 나왔다. 먼저 TV조선 일일드라마 '너의 등짝에 스매싱'(극본 이영철·연출 김정식)은 'LA 아리랑'부터 '순풍산부인과'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 '거침없이 하이킥' 등 수많은 히트 연출작을 남긴 시트콤계의 '거장' 김병욱 PD가 크리에이터로, 시트콤 연기 '장인' 박영규 박해미 권오중 등 소위 '김병욱 사단' 배우들이 출연해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성과는 아쉬웠다. 시청률 0%대를 맴돌다 지난 3월 아쉬운 종영을 맞았다. 그 외부 요인으로 TV조선이라는 채널에 대한 접근성이 높지 않아 젊은 시청층을 끌어들이기 쉽지 않았던 점, 방송 시기가 평창동계올림픽과 맞물려 화제성에서 밀린 점을 들 수 있다. 내부 요인으론 후반부로 갈수록 떨어진 스토리의 개연성과 전작과 크게 다를 바 없는 배우들의 캐릭터가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 3월 첫 방송된 TV조선 주말드라마 '대군 - 사랑을 그리다'(극본 조현경·연출 김정민, 이하 '대군')는 TV조선이 무려 3년 만에 선보인 주말 드라마로 그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첫 방송에서 2.5%로 시작한 '대군'의 시청률은 지난달 5일 마지막회에서 5.6%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뿐만 아니라 TV조선 드라마 사상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대군'은 은성대군 이휘(윤시윤)와 그의 형 진양대군 이강(주상욱)이 조선의 미녀 성자현(진세연)을 두고 벌이는 욕망과 순정을 담은 드라마다. 특히 이번 상반기에 사극은 지상파 방송사에서도 볼 수 없었던 장르기 때문에 TV조선의 사극 편성은 우려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대군'은 탄탄한 스토리와 속도감 있는 전개, 배우들의 연기력과 조화 등으로 선입견을 걷어내고 흥행을 이끌었다. JTBC만 유독 돋보이던 종편 드라마 시장에서 '대군'은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지난 1월 첫 방송된 MBN 드라마 수요드라마 '연남동 539'(극본 김진경·연출 강훈)는 2015년 1월 종영한 '천국의 눈물' 이후 MBN이 3년 만에 편성한 드라마다. 12부작으로 제작된 이 드라마는 '비혼족'들의 얘기를 통해 사람들을 혼자로 만드는 사회에 대한 경고, 이웃의 소중함 등의 메시지를 에피소드 형식으로 전했다. 그러나 MBN 역시 TV조선이나 채널A와 같이 그동안 보도 부문에만 집중해 왔기 때문에 드라마에 대한 기대가 높지 않았던 점이 극복해야 할 부분이었다. 수요일 밤 11시에 편성돼 MBC '라디오스타', JTBC '한끼줍쇼' 등 동시간대 인기 예능 프로그램과 경쟁해야 하는 점도 난관이었다. 아쉽긴 하지만 어려운 조건에서 1.1%의 시청률로 종영한 것은 선방이라고 볼 수 있다. 이번 드라마를 통해 MBN도 드라마에 대한 가능성을 열었다.

이어 MBN은 지난달 9일부터 수목드라마 '리치맨'(극본 황조윤·연출 민두식)을 방송 중이다. 일본 드라마 '리치맨, 푸어우먼'을 원작으로 제작된 '리치맨'은 안면인식장애로 사랑하는 여자의 얼굴을 못 알아보는 안하무인 천재 사업가와 알파고 기억력을 지닌 '취준생'의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로 그룹 엑소의 수호가 김준면이라는 본명을 내걸고 하연수와 함께 주연으로 발탁됐다. 시청률은 1%대를 유지하고 있다. 원작 드라마가 일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었던 점을 고려하면 아쉬울 수 있는 수치지만 드라마 기근에 시달리던 MBN으로선 소기의 성과를 봤다고 볼 수 있다.




김현민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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