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알란 자고예프의 부상에 울었던 러시아가 데니스 체리셰프의 활약에 웃었다.

러시아는 15일(한국시간) 오전 0시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개막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 5-0으로 승리했다.

서전을 승리로 장식한 러시아는 승점 3점을 쌓으며, 16강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반면 사우디아라비아는 12년 만에 돌아온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이번 대회 개최국인 러시아는 A조에서 우루과이,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와 16강 진출을 다투고 있다. 구소련 시절 이후 단 한 번도 16강에 오르지 못했던 러시아로서는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개막전을 무조건 승리해야만 16강 진출의 희망을 이어갈 수 있었다.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경기 시작 12분 만에 유리 가진스키가 헤더 선제골을 터뜨리며 러시아에 1-0 리드를 안겼다.

하지만 곧바로 위기가 찾아왔다. 2선 공격수 알란 자고예프가 역습 과정에서 허벅지에 고통을 호소하며 쓰러진 것이다. 이미 알렉산드르 코코린 등 핵심 공격 자원들이 부상으로 이탈한 러시아에게는 치명적인 장면이었다. 다급해진 러시아는 자고예프를 대신해 체리셰프를 긴급 투입했다.

분위기가 가라앉을 수도 있는 상황. 하지만 체리셰프는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며 자고예프의 빈자리를 메웠다. 역습 과정에서 적극적인 돌파와 슈팅을 시도하며 사우디아라비아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체리셰프의 노력은 전반 43분 결실을 맺었다. 역습 과정에서 로만 조브닌의 패스를 받은 체리셰프는 침착하게 사우디아라비아 수비수 2명을 제친 뒤 강력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추격 의지를 꺾는 골이었다.

체리셰프는 3-0으로 앞선 후반 추가시간에도 페널티 박스 근처에서 환상적인 왼발 아웃사이드킥을 성공시키며 추가골을 터뜨렸다.

자고예프의 부상이 심상치 않을 것으로 우려되는 가운데, 개막전 대승과 체리셰프의 활약은 러시아에게 큰 위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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