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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디스] '하트시그널2'가 뒤통수 때린 꼴
작성 : 2018년 06월 08일(금) 11:54

'하트시그널 시즌2' / 사진=채널A 방송화면 캡처


[스포츠투데이 문수연 기자] '하트시그널 시즌2'가 뜨거운 화제 속에 최종 선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하지만 방송 후반으로 갈수록 긍정보다는 부정적인 반응으로 뜨거운 상황이다. '하트시그널 시즌2'의 명성은 어쩌다 얼룩지게 됐을까.

지난 3월 16일 첫 방송된 채널A 예능프로그램 '하트시그널 시즌2'는 청춘 남녀들이 '시그널 하우스'에 같이 머물며 '무한 썸'을 타고 윤종신 이상민 김이나 양재웅 소유 원 등 연예인 예측단이 이들의 '썸'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는지를 추리하는 러브 서스펜스’예능 프로그램이다.

'하트시그널 시즌2'는 8주 연속 비드라마 부문 화제성 1위(굿데이터코퍼레이션 조사 결과)에 오르고, 출연자 김현우와 오영주가 3주 연속 비드라마 출연자 화제성 1위, 2위 자리를 수성하는 등 그야말로 최근 가장 핫한 프로그램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트시그널'은 한동안 볼 수 없었던 리얼 예능 프로그램의 부활을 알리며 SBS '로맨스 패키지', tvN '선다방' 등 여러 유사 프로그램을 낳을 만큼 시즌1부터 시청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하트시그널'은 입주자들이 함께 사는 모습이 담기면서 그들이 '썸'을 타는 모습이 리얼하게 보였고, 이들의 심경 변화, 관계 변화가 낱낱이 드러나면서 재미와 공감을 선사했다. 또 패널들은 그저 VCR을 시청하며 리액션을 하는 게 아니라 날카롭게 이들의 심리를 분석해 흥미를 유발하기도 했다.

이러한 이유들로 시청자의 사랑을 듬뿍 받은 '하트시그널'은 시즌1 종영 6개월 만에 시즌2를 공개했다. 그리고 시즌2는 시작부터 주목을 받았고, 회를 거듭할수록 반응은 날로 뜨거워졌다. 드라마를 뛰어넘는 서사와 갈등을 보여준 입주자들의 관계가 주된 이유였다.

하지만 방송 중반부터 시작된 논란의 불씨는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지고 말았다. 먼저 '시그널 하우스'가 '무한 썸'을 타는 공간인 만큼 입주자들의 마음은 다양한 상황 속에 시시각각 변했다. 이에 시청자들은 여러 의견을 냈고, 그 의견은 점점 과열돼 출연자를 향한 무분별한 비난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예리한 시청자들은 '하트시그널 시즌2'가 실제로 상황이 발생한 것과 다른 순서로 편집됐다는 것을 포착했다. 실제 제작진은 데이트 순서를 바꾸는가 하면, 입주자의 말과 행동 순서를 교묘하게 편집하기도 했다. 특히 김도균 임현주의 데이트가 김장미와의 데이트보다 앞서 진행된 것으로 분석돼 논란을 일으켰다. 늘 임현주를 선택했던 김도균이 김장미와의 데이트 후 김장미에게 문자를 보내고 다시 임현주와 데이트 후 임현주에게 문자를 보낸 것으로 방송됐지만 실상은 쭉 임현주를 선택했고, 김장미와 데이트 후 김장미에게 문자를 보낸 셈이다.

물론 프로그램의 재미와 편의를 위해 타임라인이 다르게 편집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하트시그널 시즌2'는 다른 프로그램과 다르게 입주자들의 마음을 예측하는 것을 중요한 차별점으로 내세운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입주자들이 매일 마음이 가는 사람을 선택하는 프로그램에서 날짜 순서가 다른 편집본이 전파를 타게 되자 입주자의 마음이 왔다 갔다 하는 모양새가 됐고, 여기에 자극적인 부분만 강조된 편집까지 더해지면서 쏟아지는 비난은 일반인인 출연자가 감수해야 했다.

특히 송다은은 악플에 시달리자 SNS를 통해 "앞으로 한 번만 더 악플 다시면 고소 진행하겠다"고 밝혔고, 그럼에도 비난이 사그라지지 않자 결국 계정을 비활성화했다. 이뿐만 아니라 다른 출연진의 SNS에도 악플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주에는 김현우도 계정을 비활성화했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출연진을 사칭한 SNS 계정까지 등장하고 있는 것. 물론 악플을 달고 사칭하는 사람들이 가장 큰 문제지만, 방송의 영향력을 알면서도 일반인을 내세운 프로그램에서 그저 자극적으로만 그려낸 제작진에게도 분명 책임이 있다.

지난 1일 방송에서는 이러한 열띤 반응을 의식한 듯 제작진이 '비방은 자제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라는 자막을 띄웠다. 패널 이상민은 "일반인 출연자분들이 마음이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시청자분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으면 굉장히 많은 안 좋은 이야기로 마음이 아프니까"라고 당부를 전했다. 제작진이 화제성을 높이기 위해 갖은 방법을 동원해놓고 이후 불거진 일에 대해서는 시청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듯한 당부를 해 시청자를 더욱 황당하게 만들었다.

'하트시그널 시즌2' / 사진=채널A 방송화면 캡처



그리고 이러한 일이 발생하면서 프로그램도 원래의 색을 잃어가고 있다. 자막 한 줄, 패널들의 한 마디가 입주자들의 이미지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출연진에게 쏟아질 비난을 우려해 패널들은 예측은커녕 말을 아끼며 한마디조차 조심스러워 하고 있는 모양새다. '하트시그널'만의 차별점이 흐려진 꼴이다.

이처럼 스튜디오 분위기가 싸해진 가운데 1일 방송분에서는 '시그널 하우스'에서 촬영 중인 스태프의 모습이 CG로 지워지는 모습이 노출되는 방송사고까지 발생했다.

이 같은 여러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는 가운데 채널A 측은 편집 논란과 방송사고에 대해 이렇다 할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채널A 관계자는 "따로 공식입장을 밝히지 않을 예정이다. 내부에서도 특별한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하트시그널'은 채널A 역사에 한 획을 그을 정도로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불거지는 논란과 명성에 맞지 않는 무책임한 태도는 큰 아쉬움을 자아낸다. 이 같은 상황 속 '하트시그널 시즌2'는 이제 최종 선택까지 단 2회 분량만을 남겨두고 있다. 최종 결과에 대해 이목이 집중됐던 만큼 시청자들도 마지막 선택을 주목하겠지만, 이번 시즌으로 실망한 시청자들이 다음 시즌도 함께해줄지는 미지수다.




문수연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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