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황덕연 기자] 16년만에 월드컵 본선에 오른 세네갈이 또 한 번의 이변을 준비한다.

지난 2002년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에게 패배를 선사하며 세계 축구계에 충격을 줬던 세네갈이 16년 만에 월드컵 무대로 돌아왔다. '황금세대'를 맞은 세네갈은 당시의 영광을 재현하며 또 다시 월드컵 역사에 자신들의 이름을 새길 준비를 마쳤다.

▲ 조별예선 무패행진
세네갈은 부르키나 파소, 카보베르데 제도, 남아프리카 공화국과 함께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아프리카지역 최종예선 D조에 묶였다. 상대적으로 전력이 떨어지는 부르키나 파소와 카보베르데 제도를 제외하고 남아프리카 공화국과 세네갈의 이파전을 예상한 이들이 많았으나, 조별예선 D조는 세네갈의 독주로 막을 내렸다.

세네갈은 예선 첫 경기에서 카보베르데 제도에 2-0으로 완승을 거두며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세네갈은 이후 부르키나 파소와 2연전에서 0-0, 2-2로 무승부를 거두며 잠시 주춤했지만, 이후 카보베르데 제도와의 리턴매치에서 2-0으로 완승을, 남아프리카 공화국과 연이은 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챙기며 4승2무 무패로 예선 1위를 확정했다. 특히 세네갈은 조별예선 6경기를 치르면서 10골을 넣는 동안 단 3실점 밖에 허용하지 않으며 공수양면에서 안정적인 밸런스를 가진 팀의 면모를 발휘했다.

▲ 유쾌한 반란을 준비하는 '황금세대'
현 세네갈 대표팀에는 해외 유수의 빅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즐비하다. 웨스트 햄 유나이티드 듀오 체이쿠 쿠야테와 디아프라 사코, '중원의 청소기' 이드리사 게예(에버턴), '골 넣는 수비수' 칼리두 쿨리발리(나폴리) 등이 세네갈 축구 대표팀을 이끌고 있다.

하지만 이중에서도 가장 빛을 발하는 '에이스'는 2017-2018시즌 리버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을 이끈 '마네 킹' 사디오 마네다. 지난 2016-2017시즌 리버풀에 입성한 마네는 리그 27경기 13골 5도움을 기록하며 화려한 데뷔시즌을 보냈다. 마네는 2017-2018시즌 '2년 차 징크스'에 시달리며 잠시 주춤했으나 이내 경기력을 회복하고 리그 10골 7도움, UEFA 챔피언스리그 10골 2도움을 기록하며 리버풀의 성적에 큰 공헌을 했다. 마네는 세네갈 국가대표 소속으로도 아프리카지역 최종예선에서 2골 3도움을 올려 팀 내 가장 많은 공격포인트를 생산해 세네갈의 월드컵 본선행을 도왔다.

▲ '세네갈 쇼크'로 기억된 2002년
세네갈은 지난 2002년 FIFA 한일월드컵에서 처음 세계무대에 모습을 드러냈다. 세네갈은 지난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에서 기권을,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서는 불참을 선언했지만, 이외에는 계속해서 월드컵을 향해 도전장을 던졌음에도 단 한 번도 본선 무대를 밟지 못했다. 하지만 세네갈은 월드컵 전 말리에서 열린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서 준우승을 달성하며 기대를 모았고, 그 여세를 몰아 2002년 아프리카 최종예선에서 모로코를 득실차로 누르고 대망의 첫 월드컵에 출전하게 됐다.

처녀 출전이었지만 세네갈은 돌풍을 일으키며 2002년 월드컵 최대 이변의 주인공으로 자리매김했다. 세네갈을 첫 경기부터 뜨거운 승부를 펼치며 전 세계의 시선을 자신들에게 집중시켰다. 세네갈은 개막전에서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를 1-0으로 꺾는 기염을 토했다. 세네갈은 이후 처러진 덴마크, 우루과이와 경기서 무승부를 거두며 1승2무로 조 2위를 확정하며 첫 출전한 월드컵에서 16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세네갈은 16강에서 '바이킹의 후예' 스웨덴 마저 무너뜨리며 8강에 진출했다. 비록 터키에게 패배하며 월드컵 여정은 마감됐지만, 그들이 보여준 저력은 월드컵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기에 충분했다.




황덕연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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