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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월드컵스타] '기적의 사나이' 로만 토레스, 파나마를 지켜라 <22>
작성 : 2018년 06월 02일(토) 19:12

로만 토레스 / 사진=Gettyimages 제공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2017년 10월11일. 2018 러시아 월드컵 북중미지역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가 펼쳐졌다. 이미 멕시코와 코스타리카가 러시아행을 확정지은 가운데, 남은 1.5장의 티켓을 걸고 파나마와 온두라스, 미국이 경쟁을 벌이고 있었다.

직전 경기에서 미국에 0-4로 대패했던 파나마는 홈에서 코스타리카를 꺾고, 미국이 트리니다드 토바고에 패하기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었다. 상황은 좋지 않았다. 트리니다드 토바고는 미국을 상대로 전반에만 2골을 넣었지만, 정작 파나마는 전반전까지 코스타리카에게 0-1로 뒤지고 있었다.

끌려가던 파나마는 후반 17분 '유령골'(가브리엘 토레스의 슈팅이 골라인을 넘지 않았지만, 득점으로 인정)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하지만 월드컵으로 가기 위해서는 1골이 더 필요했다. 어느새 시간은 후반 40분을 넘어섰고, 파나마의 월드컵 꿈은 그대로 사라지는 듯 보였다.

하지만 하늘은 파나마를 버리지 않았다. 후반 42분 공격에 가담한 중앙 수비수 로만 토레스(시애틀 사운더스)가 상대 수비의 빈틈을 파고들어 발리 슈팅으로 코스타리카의 골망을 흔들었다. 파나마의 사상 첫 월드컵 진출을 결정지은 골이었다. 파나마 전체에 임시공휴일이 선포될 정도로, 온 나라가 환희에 빠진 가운데 토레스는 말 그대로 '국민 영웅'이 됐다.

토레스는 '세계 축구의 변방'으로 꼽히는 파나마 출신 선수 가운데, 가장 꾸준히 국제무대에서 경쟁력을 증명한 선수다. 콜롬비아의 명문 AT 나시오날에서 활약했으며, 최근에는 미국 시애틀 사운더스에서 주전 수비수로 출전하고 있다.

188cm의 신장을 갖춘 토레스는 공중볼에 강한 모습을 보이며, 때로는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해 스스로 해결사 역할을 하기도 한다. 파나마가 수비 위주의 역습 전략으로 러시아 월드컵에 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토레스의 높이는 파나마가 공수에서 가장 믿을만한 '카드'다.

다만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기동력과 빌드업은 토레스의 약점이다. 또 다른 중앙 수비수 펠리페 발로이(무니시팔) 역시 민첩성에서 문제를 드러내는 만큼, 이에 대한 대비가 없다면 월드컵에서 혼쭐이 날 수 있다. 장점인 높이 역시, 로멜루 루카쿠(벨기에), 해리 케인(잉글랜드) 등 세계적인 공격수들 앞에서는 오히려 약점이 될 수 있다.

토레스에게 2018 러시아 월드컵은 생애 첫 월드컵이자, 가장 큰 도전이다. '파나마의 기적'을 일궈낸 토레스가 러시아에서도 파나마의 기적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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