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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군' 류효영 "가수 내 길 아냐…빠른 포기는 잘한 일" [인터뷰]
작성 : 2018년 05월 11일(금) 18:37

류효영 / 사진=스포츠투데이 DB


[스포츠투데이 문수연 기자] 아이돌에서 배우로 전향했지만 무대 위에서의 모습보다 연기하는 그의 모습이 더 익숙하다. 배우로 전향 후 작은 역할부터 맡으며 차근차근 경험을 쌓아가던 류효영은 '대군'에서 연기 호평을 받으며 배우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첫 사극에 첫 악역 연기였지만 완벽하게 소화해 낸 류효영. 그는 모든 공을 스태프와 배우 동료들에게 돌리며 종영에 대한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벌써 5개월이 지나서 끝을 향해 달려왔네요. 너무 아쉬운 마음이에요. 이번 작품은 촬영 분위기도 좋고 정이 돈독하게 들어서 더 아쉬워요. 확률적으로는 적겠지만 다음 작품에서도 같은 스태프와 함께 일하고 싶어요. 종방연에서도 제가 펑펑 울었거든요. 감독님이 '나겸이 또 운다' '죄는 자기가 지어 놓고 왜 그러냐'고 놀리셨어요.(웃음) 종방연에서 다 같이 마지막 회를 보니까 더 몰입되고 아쉬웠나 봐요. 그래도 작품이 잘 돼서 행복해요."

류효영은 '대군'에서 윤나겸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윤나겸은 아름답고 총기 어린 모습 뒤에 야망과 욕심을 품은 인물로 극에서 악역을 담당했다. 어려운 감정 연기가 요구됐지만 류효영은 어색함 없이 캐릭터에 녹아들며 호평을 이끌어냈다. 그가 아닌 윤나겸은 상상이 안 될 정도. 하지만 처음 그가 오디션을 봤던 역할은 다른 인물이었다.

"오디션을 보고 출연하게 됐는데 사실 제가 처음에 하고 싶었던 캐릭터는 윤나겸이 아니었어요. 그런데 제 생각과는 달리 나겸으로 감독님이 캐스팅을 해주셨죠. 5개월 동안 나겸으로 살아왔는데 후회하지 않아요. 오히려 나겸을 할 수 있어서 감독님께 너무 감사드리죠. 제가 처음에 해보고 싶었던 캐릭터는 끝단이(문지인)랑 루시개(손지현)였는데 감독님이 제가 나겸이와 비슷하다고 하시더라고요. 오디션 때 제가 욕심이 굉장히 많아 보였나 봐요. 감독님한테 질문을 굉장히 많이 했고, 궁금한 건 다 물어보고, 하고 싶다는 의욕을 내세웠는데 그 안에서 나겸이를 보신 것 같아요."

예상치 못한 큰 비중에 당황했지만 류효영은 함께 출연하는 배우들, 드라마 '공주의 남자'를 연출했던 김정민 감독과 함께 일해보고 싶은 마음에 출연을 결정했다. 그리고 촬영하며 류효영은 자신의 선택이 옳았음을 더욱 느낄 수 있었다. "나겸이 굉장히 중요한 역할이라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촬영해보니까 그런 걱정은 안 해도 되겠다 싶었어요. 배우들 모두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촬영할 수 있었고, 선배님들이 이끌어주셔서 다행히 첫 사극임에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죠."

류효영 / 사진=스포츠투데이 DB



꾸준히 작품 속에서 활약하는 그의 모습을 보니 그룹 남녀공학과 파이브돌스 멤버로 활동했던 그의 과거가 믿기지 않았다. SBS '스타킹'에 출연해 김광수 대표의 눈에 띄면서 우연한 계기로 가수 활동을 시작하게 된 류효영. 자신과 맞지 않는 길을 걸으면서 힘든 시간도 거쳤지만 그러한 시간이 있었기에 진짜 하고 싶은 일을 찾을 수 있었다.

"가수 활동이 행복하지는 않았어요. 성격적으로 맞지 않았거든요. 물론 멤버들과는 친구처럼 학교 다니듯이 잘 지냈는데, 제 인생을 생각했을 때는 도움이 되지 않았어요. 꾸준히 가고 싶다는 생각도 없었고, 고민을 많이 했죠. 그때가 10대였는데 21살까지 방황한 것 같아요. 그러다 KBS2 드라마 '학교 2013'을 찍고 배우 꿈이 살아났어요. 연기를 제대로 배우지 못한 상태에서 하게 됐는데 찍으면서 감독님께서 많이 도와주고 이끌어주셨어요. '아 이 길로 들어서야겠구나' 다짐하는 계기가 됐죠."

배우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지금, 과거를 돌아보면 아쉬움이 조금은 남아 있지 않을까. 하지만 류효영은 단번에 "아니"라며 지금 걷고 있는 길에 대한 확신을 드러냈다. "제가 랩을 했었다는 게 안 믿기고 빨리 포기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웃음) 전 회사 대표님께 미안한 말이지만, 저는 제 길이 아닌 것 같다는 직감을 일찍이 했거든요. 하고 싶은 걸 빨리 찾았죠. 요즘 정말 행복해요.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는 건 정말 복 받은 일인 것 같아요."

가수로 데뷔한 후 배우로 전향해 또 다른 삶을 살게 된 류효영의 곁에는 그가 어떤 모습이든 늘 응원해주는 팬들이 있었다. 류효영은 언제나 곁에 있어 준 팬들에 대한 고마운 마음도 잊지 않고 전했다. "가수 시절 제 모습을 보면 너무 애쓰는 게 보여요. 안 되는 걸 자꾸 하려는 그런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요. 그런 저를 바라보는 대중들은 어땠을까 싶어요. 그래도 좋은 추억이었던 것 같아요. 응원해주는 팬들도 고마웠고요. 지금은 배우가 돼 다른 모습으로 서 있는데 '잘 어울린다' '힘내라'고 해주시니까 너무 감사해요. 매 작품 팬들 생각하면서 열심히 하고 있어요."



류효영은 '대군' 팀과 베트남 다낭으로 포상휴가를 다녀온 후 차기작 선택과 준비에 집중할 예정이다. 현대극을 넘어 사극 도전까지 무사히 마친 그는 다음 작품에서도 여러 가지 역할을 통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며 웃었다. "무사 역할, 요원 역할도 해보고 싶고 엄마 역할도 해보고 싶어요. 미혼모 역할도 괜찮아요. 실제로 10살 어린 동생이 있어서 부모님 마음을 잘 알 것 같아요. 영화 '과속스캔들' 같은 것도 해보고 싶어요. 또 서른이 되기 전에는 애절한 로맨스를 해보고 싶어요. 모든 여배우들의 소망 아닐까요? 재밌을 것 같아요."

반짝이는 눈빛으로 차기작 이야기를 하는 류효영의 모습에서는 설렘과 열정이 묻어나왔다. "배우 생활이 정말 행복하다"는 그의 말이 얼마나 진심 가득한 말이었는지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죽을 때까지 배우를 하고 싶다"는 그가 그리는 '배우 류효영'의 모습은 어떤 모습인지 궁금해졌다.

"저는 배우라는 직업을 갖게 돼서 너무 행복해요. 하고 싶은 일을 하니까 그 안에서 행복을 느끼며 좋은 에너지를 받을 수 있는 것 같아요. 이 일은 죽을 때까지 하고 싶고, '여러 얼굴을 갖고 있는 무지개 같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다양성이 돋보이는 배우'라는 말을 들으면 제일 행복할 것 같고요. 그 말을 들을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문수연 기자 ent@stoo.com
사진=방규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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