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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소설' 지현우 "원조 국민연하남? 이제는 '어른멜로' 할 나이" [인터뷰]
작성 : 2018년 04월 20일(금) 05:54

지현우 / 사진=페퍼민트앤컴퍼니 제공

[스포츠투데이 이소연 기자] "더 늦기 전에 멜로물도 다시 해보고 싶어요."

서울 팔판동 한 카페에서 영화 '살인소설'(감독 김진묵·제작 페퍼민트앤컴퍼니)에 출연한 지현우를 만났다. 어느덧 30대 중반이 됐지만 그는 아직도 '싱그러운 청년'의 이미지를 간직하고 있었다. 백구를 연상케 하는 순한 외모에 풋풋한 미소가 여전했다.

25일 개봉하는 '살인소설'에서 그는 기존의 따뜻한 이미지를 갖고 있으면서도 정체를 알 수 없는 캐릭터 순태를 연기한다. 순태는 촌으로 내려온 미스터리한 소설가로, 여당 시장 후보로 지명된 경석(오만석)을 궁지로 몰아넣는 인물이다. 그는 "기존에 해보지 않았던 연기에 대한 욕심이 있었다"면서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표했다.

그는 "(순태는) 손에 낫을 들고 있지만 엔간한 것은 다 입으로 도발하는 인물이다. 계산적으로 연기하려기 보다 진정성을 갖고 하려고 했다. 연기하면서 참고한 사람은 감독님이다. 순태도 감독님이 창조한 캐릭터 아니냐. 감독님께서 순태에 대해 설명해주셨는데 그 과정에서 눈빛이 약간 변하면서 웃을 때가 있었다. 자신만의 생각에 빠져 있다가 나온 표정이었는데 오싹하더라. 순태가 저런 모습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살인소설'을 택한 이유에 대해 "블랙코미디를 좋아하고 영화 '행오버'처럼 이야기가 말도 안 되게 확 가는 것도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또 우리 영화가 하룻밤 사이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 아니냐. 예산이 많이 필요하지 않으면서도 이야기가 계산적으로 잘 맞아떨어진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연기 데뷔 15년차지만 영화에 출연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는 그는 "촬영장에서 다음 날 연기에 대해 회의하면서 너무 빠르지 않게 작업을 하는 것이 참 좋았다"며 영화 작업이 즐거웠다고 털어놨다.

지현우 / 사진=페퍼민트앤컴퍼니 제공


최근 배우 정해인 등이 국민 연하남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사실 지현우는 '원조 국민 연하남'이다. 지난 2004년 그는 KBS2 드라마 '올드 미스 다이어리' 지 PD역을 통해 예지원과 호흡을 맞추며 여성들의 이상형으로 떠올랐다. '로코'에 주로 얼굴을 내비치던 지현우는 어느새 사회적인 메시지를 담은 작품에 참여하고 있다. '살인소설' 또한 블랙코미디지만 사회 비판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지현우는 "서른 이후에는 사회 문제를 다룬 작품을 연달아 5편 정도 하고 있다. 특히 드라마 '송곳'을 하고 나서부터 그런 류의 작품이 많이 들어온다. 물론 장르적으로 그때는 로코가 많이 나올 시기이기도 하지만…"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가 연기경력이 쌓였다고 해도 그 때 연기를 다시 하라면 더 잘할 자신이 없다. 풋풋함 같은 건 연기로서 해결되는 건 아닌 것 같다"며 미소 지었다.

그러면서도 그는 가끔 그 시절이 그립다고 털어놨다. 지현우는 "참 겁이 없이 모든 걸 했던 것 같다. 후배들이 당돌하게 얘기하거나 당차게 받아칠 때 있지 않나. 나도 저때 저랬었지 싶기도 하면서 겁 없던 시절이 그립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올드 미스 다이어리'에서 예지원 누나와 11살 차이가 났다. 지원이 누나 연기를 덤덤하게 받아들이던 시절이 그립더라"고 털어놨다.

지현우 / 사진=페퍼민트앤컴퍼니 제공


지현우는 "음악을 해서 그런지 예전에는 굉장히 즉흥적이었다. 뭘 결정할 때도 남들이 볼 때는 '시건방지다' '싹수없다'고 느낄 수 있게끔 '좋아요' '싫어요'가 명확했다. 그런데 군대를 계기로 바뀌었다. 단체생활을 하다 보니 참는 습관이 생겼다. 그런데 너무 눈치만 보다 보면 자기 색깔이 없어지지 않나. 20대는 좀 건방진 게 당연할 수도 있는 나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 시절이 그립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매사 고민과 생각이 많아졌다는 그는 연기에 대해서도 한층 신중해졌다고. 지현우는 "요즘에는 연기할 때 정답이 하나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이 연기가 꼭 이게 정답이 아니구나' '다른 사람이 봤을 때는 다르게 볼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에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제는 '어른들의 멜로'를 해야 할 나이"라며 너스레를 떨던 그는 멜로도 더 늦기 전에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사실 사회 문제를 다룬 작품을 연달아하다 보니 지치기도 해요. 영화 '코코'를 보고 펑펑 울었는데 제가 '코코'를 보고 감동을 받은 것처럼 제 작품을 보고 누군가 말랑말랑한 감정을 받게끔 해보고 싶어요. 영화 '어바웃 타임'처럼요."




이소연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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