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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부탁' 임수정, 그는 왜 천만 배우가 되고 싶을까 [인터뷰]
작성 : 2018년 04월 16일(월) 22:09

임수정 / 사진=명필름 제공


[스포츠투데이 이채윤 기자] 데뷔 후 첫 도전이다. 여전히 동안 미모를 자랑하며 나이듦과는 거리가 멀어보이는 임수정이지만, 그도 어느덧 데뷔 17년차 배우로서 처음으로 '엄마' 캐릭터를 만나 여배우로서 또다른 시작을 알렸다.

'당신의 부탁'(감독 이동은·제작 명필름)은 사고로 남편을 잃고 살아가는 32살 효진(임수정) 앞에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남편의 아들 16살 종욱(윤찬영)이 갑자기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두 사람의 좌충우돌 동거를 그린 영화.

임수정이 맡은 효진은 남편을 잃고 세상의 고단함과 무게감을 짊어지며 살아가는 인물. 그러던 어느 날, 갈 곳 없는 16살 소년의 엄마가 되기를 결심한다.

임수정은 "드라마 '시카고 타자기'를 마치고 바로 촬영에 들어갔다. 부산에서 촬영을 했는데 오랜만에 드라마를 하다 보니까 지친 몸과 마음이 캐릭터에 그대로 녹아들었다. 뭔가 딱히 하지 않아도 효진의 피곤함, 남편을 잃고 난 뒤의 상실감, 우울감, 공허함 등이 잘 표현됐다"며 "그래서 나도 굳이 에너지를 끌어올리려고 하지 않았다. 원래 여배우들이 얼굴이 안 좋으면 스케줄을 조정하는데 나는 오히려 이게 효진답다는 생각에 그냥 찍었다. 그래서 편하고 재미있게 촬영했다"고 밝혔다.

'당신의 부탁'은 가족, 엄마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임수정 또한 "이 작품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현실적으로 가족의 형태가 변하고 있지 않나. 1인 가족, 재혼 가족, 입양 가족, 다문화 가족 등 정말 다양하다. 엄마라는 존재도 다양한 형태의 엄마가 있다. 하지만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사회가 마련한 법들은 그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해 조금씩 나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다"고 강조했다.

임수정 / 사진=명필름 제공



최근 임수정은 최근 '더 테이블'부터 '당신의 부탁'까지 저예산 독립 영화에 잇따라 출연했다. 그 이유에 대해 묻자 한국 영화에 대한 애정이 담긴 답변이 돌아왔다.

그는 "몇 년 전부터 크고 작은 한국 영화제들과 단편·장편 영화 심사위원으로 참여하면서 다양한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워낙 소재도 다양하고 훌륭한 작품들이 많았다. 이런 영화들을 좀 더 많은 분들이 본다면 영화계가 풍성해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업영화에서 주로 활동하는 배우들과 감독들이 저예산 영화와 협업을 해준다면 이 시장이 더 활성화되지 않을까 싶어서 나에게 들어오는 흥미로운 작품들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임수정은 저예산 독립 영화를 선택하면서 물질적 가치를 포기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창의적인 작업을 하며 행복을 얻었다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이 지점은 영화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하나를 선택하면 다른 하나는 포기해야 한다'는 효진의 대사처럼 말이다.

임수정은 "그 대사는 나이 들수록 공감이 되는 것 같다. 20대까지만 해도 몰랐다. 배우는 유명인이다 보니 개인 삶에서의 자유를 포기해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꼭 배우라서가 아니라 다른 부분들을 생각하면 그 말에 공감한다. 무엇을 하나 선택하면 다른 하나는 포기하게 되는 것에 대해 나이 들수록 공감하게 된다"고 얘기했다.

나이가 들어가는 것은 배우 임수정에게도 자연스럽게 거쳐야 하는 관문이었다. 어느덧 엄마 역할을 맡은 나이가 된 그는 엄마 역할이 들어오는 것 또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임수정 / 사진=명필름 제공



임수정은 "몇 년 전부터 나에게 엄마 역할이 들어온다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겠다 싶었다. 실제로 나이가 들어가면서 주변 친한 친구들이 가정을 이뤄서 아이 엄마가 되지 않나"며 "이번이 첫 엄마 역할이지만, 내가 낳은 아이가 아니고 남편의 아들을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역할이다. 만약에 내가 낳은 아이와의 관계를 그린 이야기가 들어오면 내가 직접 낳아보지 않아서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라 부담이 됐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에는 엄마 타이틀이지만 그래도 다른 사람을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이다 보니 좀 더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실제로 어떤 엄마가 되고 싶을까. 임수정은 "낳아봐야 알 것 같다. 그래도 나는 자식과 가정을 위해 애쓰고 희생하고 헌신하는 우리 엄마만큼은 못 따라갈 것 같다"며 "앞으로 나도 결혼이라는 걸 하게 되고 아이가 생기게 되면 그때까지 좀 더 진지하게 고민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아직은 어떤 엄마가 될지는 모르겠다"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데뷔 17년 차가 된 연기 베테랑 임수정은 아직도 연기에 대한 갈증이 가득했다. 앞으로 해보고 싶은 캐릭터에 대해 묻자 "이제는 좀 더 주체적인 캐릭터를 하고 싶다. 악역도 좋고, 몸과 마음을 다 던져서 사랑하는 역할도 좋다. 좀 더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끌고 가는 캐릭터를 만나고 싶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또한 그는 '천만 배우'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 이유 또한 독립 영화에 대한 애정 때문이었다. 임수정은 "좋은 상업영화를 만나 몇 년 안에 천만 영화를 한 번 해보고 싶다. 그래야 내가 하고 싶어 하는 독립 영화를 힘 있게 할 수 있으니까"라고 덧붙였다.




이채윤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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