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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스페셜]홈런치고 삼진잡고…'천재' 오타니의 거침없는 질주
작성 : 2018년 04월 09일(월) 11:37

오타니 쇼헤이 / 사진=Gettyimages 제공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지금 현재 2018 메이저리그 최고의 스타는 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도,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도 아니다. 이제 막 빅리그에 발을 내딛은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가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오타니는 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메이저리그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1피안타 12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2승을 신고했다.

이날 오타니는 최고 100마일(161Km/h)의 강속구와 절묘한 스플리터로 오클랜드 타자들을 요리했다. 1회 3명의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처리한 것을 시작으로, 내리 19타자를 퍼펙트로 봉쇄하기도 했다.

불과 이틀 전, 타자로 3경기 연속 홈런을 때리며 관객들의 '커튼 콜'을 받았던 오타니는 이번에는 마운드를 내려가면서 기립박수를 받았다.

기대는 했지만 이렇게 잘 할 줄은 아무도 몰랐다. 오타니는 고교 시절부터 100마일(161Km/h)이 넘는 빠른 공과 빼어난 타격 능력으로 전 세계 스카우터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유망주이다. 일본은 물론 메이저리그의 수많은 구단들이 오타니를 영입하기 위해 공을 들였다.

프로 입성 후에도 '투타 겸업'에 도전한 오타니는 2016년 마운드에서 10승4패 평균자책점 1.86, 타석에서 타율 0.322 22홈런을 기록하며 퍼시픽리그 MVP에 등극했다. 타자로 출전할 때 외야 수비까지 소화한 것은 덤이었다.

오타니가 활약 할수록 야구팬들은 빅리그에서 뛰는 오타니의 모습을 고대했다. 그리고 오타니는 2017시즌 종료 후 에인절스에 입단하며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메이저리그에서도 투타 겸업에 도전하는 오타니에게는 기대와 걱정의 시선이 쏟아졌다. 시범경기에서 투타 모두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우려는 더욱 커졌다. 오타니가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해야한다는 주장은 물론, '투타 겸업'이 아닌 한 가지에만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우여곡절 끝에 메이저리그 개막 로스터에 합류하긴 했지만, 오타니에 대한 기대치는 한없이 내려간 상태였다.

그러나 지금까지 오타니의 활약은 자신에 대한 우려를 무색케 하고 있다. '투수 오타니'는 2경기에서 2승 평균자책점 2.08(13이닝 3자책) 18탈삼진 기록했으며, 특히 이닝 당 출루 허용률(WHIP)은 0.46이다. 결과도 내용도 흠잡을 곳 없는 성적이다.

'타자 오타니'의 활약 역시 만만치 않다. 4경기에 출전해 타율 0.389(18타수 7안타) 3홈런 7타점 4득점 출루율 0.421 장타율 0.889를 기록 중이다. 이 가운데 홈런 1개는 지난해 사이영상 수상자인 코리 클루버(클리블랜드 인디언스)를 상대로 뽑아낸 것이다.

이미 오타니는 올 시즌 가장 유력한 아메리칸리그 신인왕 후보로 꼽히고 있다. '투수 오타니'와 '타자 오타니'가 따로 신인왕 경쟁을 펼쳐도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물론 오타니가 지금의 모습을 시즌 내내 보여줄 것이라고 낙관하기에는 이르다. 그 어느 리그보다 정밀한 분석이 이루어지는 곳이 메이저리그다. 오타니가 활약할수록, 나머지 29개 구단은 더 열심히 오타니의 약점을 찾을 것이 분명하다. 오타니 자신조차 모르는 버릇이나 약점이 노출되고 성적이 하락할 수도 있다.

또한 메이저리그는 1년 내내 북미 대륙을 누비며 162경기를 소화해야 하는 체력전이다. 기차로 짧은 거리를 이동하며 시즌을 소화했던 일본프로야구와는 분명히 다르다. 특히 투타를 겸업하는 오타니는 그만큼 체력적으로도 많은 부담을 짊어져야 한다. 투타 모두에서 지금의 기세를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하지만 지금 당장 우리의 시선은 '롱런'에 대한 걱정보다, 지금 당장 오타니가 보여줄 투구 한 번과 스윙 한 번에 쏠려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항상 우리의 예상을 뛰어넘었던 오타니가 이번에도 우리의 생각보다 '롱런'할 가능성도 있다. 시즌 내내 글러브와 배팅 장갑을 번갈아 끼는 오타니의 '쾌속 질주'가 어디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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