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소연 기자] "제 20대 시절 덕분에 영화에 공감하는 건 어렵지 않았어요."
김무열이 12일 개봉하는 '머니백'(감독 허준형·제작 젠픽쳐스)을 통해 카리스마 있는 기존의 이미지를 벗고 '짠내' 나면서도 코믹한 캐릭터로 변신했다.
지금까지 그가 보여준 모습과는 딴판이다.
서울 팔판동에서 만난 김무열은 "배우로서 한번 굳어진 이미지를 바꾼다는 게 쉽지 않다. 죄송스럽게도 출연 제안을 받은 것 작품 중에 캐릭터가 그 전에 했던 것과 비슷해 거절하는 경우가 있다. 제가 잘하는 게 뭔지는 아는데 잘하는 걸로 사람들과 만나서 편안하게 갈 것인지, 아니면 좋은 결과가 나올 거라고 확신이 안 드는데 도전할 것인지 고민할 때 주로 도전을 선택하게 된다"고 변신 이유를 설명했다.
그가 연기한 민재는 어머니 병원비를 위해 집 보증금을 털고 도박에까지 손을 대는 캐릭터.
김무열은 "실제 인물을 인터뷰 해서 나온 캐릭터다. 현실적이라 생각했다. 민재의 절실함에 공감이 됐다"면서 "아버지가 20대 내내 아프셨다. 실제로 가난에 놓여있는 상황이 많았다. 20대에 내가 경제적으로 가장이 됐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는 "굳이 영화 속과 비슷한 장면을 경험한 걸 꼽자면 편의점에서 날짜 지난 음식을 먹던 일이다. 편의점에서 일하는 친구가 있었다. 음식 유통기한이 11시 50분이라면 그걸 12시에 내게 줬다. 10분이지만 어쨌든 유통기한이 지난 거니깐. 그렇게 도시락을 받아서 먹은 적도 있었다. 하지만 민재는 나보다 철부지 같은 느낌이다. 200만 원이 모자라서 오락실에 가서 돈을 따려고 하지 않나. 저라면 그런 선택을 하지는 않았을 것 같았다"고 털어놨다.
가장 처절했던 순간에 대해 김무열은 일용직 아르바이트를 했던 시절을 떠올렸다. 그는 "어렸을 때 막일 아르바이트를 많이 했다. 일용직이기 때문에 신분증 내고 기다리다가 몸싸움을 하기도 했다. 그 때가 가장 처절했던 때가 아닌가 싶다. 무대에 서기 직전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는 "20대 때 제가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하다 보니
돈이 전부인 것처럼 행동하게 되더라. 연기가 그런 걸 좀 잊게 해줬다. 연극을 하고 뮤지컬을 하면서 연기에만 몰두를 하면서 그런 것들이 자연스럽게 잊혀갔던 것 같다"며 연기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표했다.
영화 속에서는 거액이 든 돈가방을 두고 인물들이 추격전을 벌인다. "결말에서 돈가방이 누구에게 갔으면 좋겠냐"는 질문에 그는 "민재 것도 아니었으면 좋겠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민재가 어려운 위기에 놓여있어도 본인이 급하고 절실한 어머니 수술비는 충당했기 때문에"라면서 "시간이 있고 기회가 앞으로 많으니까 민재 본인이 노력했으면 좋겠다. 정당하게 벌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무열은 '머니백'에 대해 "주요 키워드가 돈가방이고 그다음이 총이다. 사실 돈보다는 생명을 위협하는 총이 더 무서운 것 아니냐. 어마어마한 무기인데. 영화를 보면 총보다 무서운 게 돈이라는 생각을 하실 수 있을 거다"면서 "
현실에 닿아있는 영화 속 '짠내'나는 캐릭터 중에서 자신을 대입해서 투영시켜 봤으면 좋겠다. 풍자와 해학이 느껴지실 거라고 생각한다"며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이소연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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