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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파리니, 우승 트로피로 전한 작별 인사
작성 : 2018년 03월 30일(금) 20:53

[계양=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미차 가스파리니가 대한항공에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 트로피를 선물했다.

대한항공은 30일 오후 7시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7-2018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 4차전에서 현대캐피탈을 세트스코어 3-0(25-22 25-17 25-20)으로 제압했다.

1차전 패배 뒤, 2-4차전을 모두 승리한 대한항공은 시리즈 전적 3승1패로 챔프전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시즌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하고도 챔프전에서 현대캐피탈에게 패했던 아픔도 깨끗이 씻어냈다. 대한항공이 챔프전 우승을 차지한 것은 2005년 V리그 출범 이후 최초다.

승리의 주역은 가스파리니였다. 가스파리니는 이날 양 팀 최다인 22점을 기록하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비록 챔프전 MVP는 한선수에게 내줬지만, 가스파리니가 없었다면 대한항공의 첫 우승은 없었다.

대한항공에게 큰 의미가 있는 우승이지만, 가스파리니에게도 V리그에서의 첫 우승이다. 가스파리니는 지난 2012-2013시즌 현대캐피탈에 입단하며 V리그와 인연을 맺었다. 높은 타점의 공격과 강력한 서브를 보유한 가스파리니는 현대캐피탈의 주포로 활약하며 팀을 정규리그 2위로 이끌었다.

하지만 당시 V리그에는 레오(삼성화재), 마틴(대한항공) 등 뛰어난 외국인 선수들이 즐비했다. 상대적으로 가스파리니의 활약은 빛이 바랠 수밖에 없었다. 또한 현대캐피탈이 정규리그 2위를 차지하고도 챔프전 진출에 실패하면서 가스파리니에 대한 평가는 더욱 박해졌다. 결국 가스파리니는 재계약에 실패하며 한국을 떠나야했다.

잊혀진 선수였던 가스파리니는 V리그가 2016-2017시즌부터 외국인 선수를 트라이아웃을 통해 선발하면서 다시 한국의 문을 두드렸다. 한국을 떠난 사이 기량이 한층 발전한 가스파리니는 트라이아웃 내내 '최대어'로 주목을 받았다. 결국 1순위 지명권을 얻은 대한항공에 선택을 받으며 V리그에 복귀하게 됐다.

김학민, 곽승석, 신영수, 정지석 등 뛰어난 윙스파이커들을 갖춘 대한항공에게, 아포짓 가스파리니의 가세는 천군만마와 같았다. 최강 날개를 갖춘 대한항공은 2016-2017시즌 정규리그 정상에 오르며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했다. 일등공신은 가스파리니였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챔피언결정전에서 현대캐피탈에게 2승3패로 밀려 준우승에 그쳤다. 가스파리니 역시 고개를 숙여야 했다.

하지만 대한항공과 가스파리니는 2번 실패하지 않았다. 2017-2018시즌 대한항공과 재계약한 가스파리니는 다시 팀의 주포로 활약하며 '봄배구'로 견인했다. 삼성화재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여 우려를 자아냈지만, 2, 3차전 승리를 이끌며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이끌었다.

챔프전 상대는 지난 시즌 가스파리니와 대한항공에 아픔을 안겨준 현대캐피탈이었다. 1차전 패배 때만 해도 지난해의 악몽이 재연되는 듯 싶었지만, 이번에는 3연승으로 시리즈를 마무리 지으며 설욕에 성공했다. 가스파리니는 매 경기 팀 내 최다 득점을 기록했다.

가스파리니는 2017-2018시즌 후 대한항공을 떠날 가능성이 높다. 한국배구연맹(KOVO) 규정상 트라이아웃을 통해 선발된 외국인선수의 계약 연장은 1년만 가능하다. 가스파리니는 V리그를 떠나거나 다시 트라이아웃을 거쳐야 한다. 가스파리니가 다시 트라이아웃에 나와 대한항공에 지명될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

어쩌면 대한항공에서의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경기에서 가스파리니와 대한항공은 잊지 못할 추억과 함께 작별 인사를 하게 됐다.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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