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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실수 않겠다"…약속 지킨 박기원 감독
작성 : 2018년 03월 30일(금) 20:40

[계양=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1년 전 눈물을 흘렸던 그 자리. 박기원 감독은 다시 한 번 눈물을 흘렸다. 1년 전 흘린 눈물이 아쉬움이 담긴 눈물이었다면, 오늘 흘린 눈물에는 기쁨과 감동이 담겨 있었다.

대한항공은 30일 오후 7시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7-2018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 4차전에서 현대캐피탈을 세트스코어 3-0(25-22 25-17 25-20)으로 제압했다.

1차전 패배 뒤, 2-4차전을 모두 승리한 대한항공은 시리즈 전적 3승1패로 챔프전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시즌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하고도 챔프전에서 현대캐피탈에게 패했던 아픔도 깨끗이 씻어냈다. 대한항공이 챔프전 우승을 차지한 것은 2005년 V리그 출범 이후 최초다.

경기가 끝난 뒤 박기원 감독은 눈물을 흘렸다. "배구 인생의 퍼즐을 맞춘 것 같다"고 말하는 박기원 감독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박기원 감독은 한국 남자 배구선수로는 최초로 이탈리아 리그에 진출한 '전설'이다. 은퇴 후에는 이탈리아에 머무르며 지도자 생활을 했고, 2002년 이란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아 세계 배구의 변방이었던 이란을 아시아 정상권 팀으로 견인했다.

이후 박기원 감독은 2007년 LIG의 지휘봉을 잡으며 국내 무대로 복귀했다. 하지만 LIG에서의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양강' 구도를 형성한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에 밀려 두 시즌 연속 4위에 그쳤다. 결국 2009-2010시즌 도중 사임하며 지휘봉을 내려놨다.

한동안 V리그를 떠나 있었던 박기원 감독은 2016년 4월 대한항공 사령탑으로 부임하며 재도전에 나섰다. 국내 최고 수준의 선수진에 1순위 외국인선수 가스파리니, 박기원 감독의 지도력을 더한 대한항공은 2016-2017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했다.

하지만 박기원 감독은 챔프전에서 3차전까지 2승1패로 리드했음에도 불구하고, 4, 5차전을 내리 내주며 고배를 마셔야 했다. 박기원 감독은 "챔피언결정전이 끝난 뒤 20-30분간의 기억을 하루도 잊지 않고 있다.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할 것"이라며 당시의 아쉬움을 표현했다.

박기원 감독의 '와신상담'은 2017-2018시즌 '봄배구'에서 결실을 맺었다. 정규리그 3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박기원 감독은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서 "마지막에 챔프전에서 우승하기 위해 (정규리그) 1, 2위를 양보했다. 트로피를 꼭 가져가겠다"면서 "이번에는 독하게 준비했다. 지난해에는 아쉬움을 넘어 화가 날 정도였다. 똑같은 실수를 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박기원 감독의 말처럼 2018년 봄의 대한항공은 예전과 달랐다. 플레이오프와 챔프전에서 모두 1차전을 내줬지만, 이후 나머지 경기를 모두 승리하는 저력을 발휘하며 끝내 우승이라는 목적지에 도착했다. 어느 때보다 치열했고 격렬했던 2017-2018 V리그는 '노장의 눈물' 속에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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