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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전 5기' 대한항공, 챔프전 잔혹사 끊었다
작성 : 2018년 03월 30일(금) 20:34

[계양=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인천 대한항공 점보스가 '챔피언결정전 잔혹사'를 끊었다.

대한항공은 30일 오후 7시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7-2018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 4차전에서 현대캐피탈을 세트스코어 3-0(25-22 25-17 25-20)으로 제압했다.

대한항공은 2005년 V리그 출범 이후 처음으로 챔프전 정상에 오르는 감격을 누렸다. 대한항공은 그동안 정규리그 우승을 2차례 차지했지만, 챔프전 우승은 없었다. 챔프전에 4번이나 진출하고도 모두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다섯 번째 도전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그동안의 한을 모두 씻어냈다.

대한항공은 지난 2005년 V리그 출범 이후 '양강'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에 가려 조연에 머물렀다. 꾸준히 좋은 신인과 외국인선수를 선발하며 반란을 노렸지만, 이미 국가대표급 라인업을 갖춘 '양강'을 넘어서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2010-2011시즌 첫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양강' 구도에 균열을 일으켰다. 그러나 챔피언결정전에서 준플레이오프-플레이오프를 거친 삼성화재에게 4연패를 당하며 허무하게 시즌을 마감해야 했다.

대한항공은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하지만 결과는 늘 아쉬웠다. 2011-2012시즌 정규리그 2위를 차지한 뒤 플레이오프를 거쳐 챔피언결정전에 올랐지만 삼성화재에게 1승3패로 무릎을 꿇었다. 2012-2013시즌에도 챔프전에서 삼성화재를 만나 설욕을 노렸지만, 결과는 3연패였다.

시련의 시간이 계속 됐다. '막내 구단' OK저축은행이 삼성화재, 현대캐피탈의 양강 구도를 무너뜨렸지만, 대한항공은 여전히 우승에 도전하기 부족했다. 배구팬들에게 대한항공은 '우승후보이지만, 우승은 못하는 팀'이라는 이미지로 굳어졌다.

힘든 시기를 보낸 대한항공은 2016-2017시즌을 앞두고 박기원 감독을 선임하며 체질 개선에 나섰다.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에서 1순위 지명권을 갖는 행운까지 거머쥐며 '대어' 가스파리니까지 영입했다.

'박기원호'는 이전의 대한항공과는 분명 달랐다. 파죽지세로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챔피언결정전에서도 3차전까지 현대캐피탈에 2승1패로 앞서며 통합 우승을 눈앞에 뒀다. 그러나 대한항공은 이번에도 마지막 단추를 꿰지 못했다. 한 경기만 이겨도 되는 상황에서 4, 5차전을 내리 내주며 안방에서 현대캐피탈의 우승 잔치를 지켜봐야 했다.

하지만 2016-2017시즌의 실패는 대한항공에게 재도약의 발판이 됐다. 2017-2018시즌을 미디어데이에서 박기원 감독은 "챔피언결정전이 끝난 뒤 20-30분 간의 기억을 하루도 잊지 않고 있다.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전의를 불태웠다. 정규리그 3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뒤에도 "마지막에 챔프전에서 우승하기 위해 (정규리그) 1, 2위를 양보했다. 트로피를 꼭 가져가겠다"면서 "이번에는 독하게 준비했다. 지난해에는 아쉬움을 넘어 화가 날 정도였다. 똑같은 실수를 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리고 박기원 감독은 약속을 지켰다. 플레이오프에서 삼성화재에게 1차전을 내주고도 2, 3차전을 내리 따내며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이어 챔프전에서도 1패 뒤 3연승으로 시리즈를 마무리 지으며 대한항공에 첫 챔프전 우승 트로피를 선물했다.

경기가 끝난 뒤 곽승석과 한선수, 김학민, 신영수 등은 모두 끌어안으며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대한항공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챔프전에서 4번의 좌절을 겪었던 이들은 끝내 자신의 첫 우승을 대한항공에서 이뤄냈다. 2017-2018 V리그는 대한항공 유니폼에 첫 별을 새기며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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