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박혜미 기자]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의 부인 목혜정 씨가 남편의 성추행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10일 목혜정 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17대 국회 말기에 의원들끼리 히말라야 트래킹 갔다 안면만 튼 50대 여성이 인터넷 뉴스 사업을 해보자며 불러냈다, 그 때 그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있다. 지인들과 함께 모임자리를 만들었고 만취 끝에 노래방을 갔나 보다. 이 지점은 낙선의원이라도 공인으로서 주의해야 할 것이었음을 인정한다. 그리고 그 여성분이 기분 나쁜 일이 있었다면 물론 잘못이고 사과해야할 것"이라며 당시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 일이 완전 잘못 없다 말할 수는 없지만 남편의 성격과 강직성을 알고있기에 한 번의 실수로 부부간에 용서하고 이해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기사가 난 직후 남편이 전화를 걸어 의원직까지 내놓겠다고 동의해줄 수 있겠냐고 물었다. 1초도 망설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야 한다고 답했다. 남편다운 결정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시시비비는 나중에 가려도 될 것 같고 의원직은 사퇴하는 것이 자신에게의 엄격함을 실천하는 길이라고 믿는다. 저는 남편을 위로하고 보듬기로 했다. 저와 남편을 아는 분들. 남편의 성격과 그간의 태도를 봐오신 분들도 같은 마음일 것이라 믿고 이해를 구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0일, 한 여성은 민 의원에게 강제로 키스를 당하는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이에 민 의원은 입장문을 내고 "저는 문제 될 만한 행동을 하지 않았다고 기억한다"면서도 의원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하 목혜정 씨 페이스북 글 전문
이런 일로 아내가 공개적으로 글을 쓰는 것은 처음일 것입니다. 담대하고 담담하게 쓰겠습니다.
아침에 남편이 사색이 되어 뉴스타파에서 보도하겠다고 한다고 이야기를 하더군요.
낙선의원 시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낙선의원이 남한테 손벌리며 살지 말자고 우리 부부는 대학 강의를 하며 쥐꼬리만한 월급 받아 근근이 살아갔고 남편은 여의도에서 집까지 걸어오는 일도 허다했습니다.
17 때 말기에 의원들끼리 히말라야 트래킹 갔다 안면만 튼 50대 여성이 인터넷 뉴스 사업을 해보자며 불러냈습니다, 그 때 그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있습니다. 워낙 돈 없이 살았던 시기였고 정당한 사업을 해볼 수 있는 것이 있으면 관심을 가졌을 것이고 지인들과 함께 모임자리를 만들었고 만취 끝에 노래방을 갔나봅니다. 이 지점은 낙선의원이라도 공인으로서 주의해야 할 것이었음을 인정합니다. 그리고 그 여성분이 기분 나쁜 일이 있었다면 물론 잘못이고 사과해야할 것입니다. 일회성 실수라도 사과해야 마땅합니다. 권력형 성추행 성폭력과는 다르다는 이야기는 궁색할 수 있음을 인정합니다.
그러나 남편은 수줍음도 많고 강직한 삶의 기준을 가지고 있었고 조금만 잘못해도 성당에서 고백성사를 보는 사람이었습니다. 일 때문에 여성과 일대일로 식사를 하거나 어디 갔다올 일이 있었으면 집에 와서 찝찝하다며 제게 이야기했던 사람입니다.
이 일이 완전 잘못 없다 말할 수는 없지만 남편의 성격과 강직성을 알고있기에 한 번의 실수로 부부간에 용서하고 이해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사가 난 직후 남편이 전화를 걸어 의원직까지 내놓겠다고 동의해줄 수 있겠냐고 물었습니다. 1초도 망설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지인들이 전화를 걸어와서 왜 의원직 사퇴까지 하냐고 실수에 사과하고 시장출마만 안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했지만 저는 남편의 강직성을 압니다.
이번 출판 기념회에서도 남편은 책을 안 팔고 각자 사와서 사인 받으라고 했습니다. 지역구에서도 돈을 안 받고 안 쓰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습니다. 조금이라도 자기도 모르게 잘못한 것이 있으면 의원직 내놓을 것이라는 것을 입버릇처럼 말하더니 그렇게 단행하네요. 전 남편다운 결정이라 믿습니다.
얼마전 제자에게서 자신이 미투운동을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격려했습니다. 권력을 이용한 성추행, 성희롱 근절되어야합니다. 쉽게 술자리나 노래방 등에서의 여성이 성희롱되는 일 없어야합니다. 저는 제 자신 페미니스트이고 미투운동 꾸준히 진행되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남편도 같은 생각일 것입니다.
시시비비는 나중에 가려도 될 것 같고 의원직은 사퇴하는 것이 자신에게의 엄격함을 실천하는 길이라고 믿습니다.
이런 일이 일어나면 다들 아내 걱정들을 합니다. 저는 기사가 나기 전에 제가 아는 그룹의 대표격인 사람들에게 모두 전화를 해서 충격받지 말라고 일의 내막은 이렇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다들 당황하고 어떤 사람들은 억울하다고도 말하고 어떤 사람들은 굳이 의원직까지 사퇴해야 하냐고 말합니다.
그러나 저요 저는 갑자기 날아갈 것 같은 기분입니다. 정치하는 남편을 두고 공인으로 살아가는 것이 너무 힘들었습니다. 지금 지자제 선거를 앞두고 공천 문제로 경선을 해야 하는 분들 다들 얼마나 고마운 분들인데 한 분도 낙오자가 없으면 좋겠기에 너무 입장이 곤란했습니다. 그분들께 죄송하지만 저는 자유인으로 살아갈 수 있어 좋습니다.
저는 남편을 위로하고 보듬기로 했습니다. 저와 남편을 아는 분들. 남편의 성격과 그간의 태도를 봐오신 분들도 같은 마음일 것이라 믿고 이해를 구합니다.
박혜미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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