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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뷰] '괴물들', 경종 울리는 학교폭력의 민낯
작성 : 2018년 03월 08일(목) 14:21

괴물들 스틸 / 사진=리틀빅픽처스 제공



[스포츠투데이 이채윤 기자] 학교폭력의 피해자가 자신을 괴롭히는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가해자로 변해간다. 학교폭력의 악순환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무엇이 그들을 괴물로 만들었을까.

'괴물들'(감독 김백준·제작 케이프로덕션 버티고필름 플로우식스)은 살아남기 위해 무슨 짓이든 해야 하는 소년과 원하는 건 어떻게든 가져야 하는 소년, 그리고 그 두 소년 사이에 있는 천진난만한 소녀, 가장 찬란하게 빛나는 10대들의 권력과 폭력의 비극을 그린 영화다. 지난 2011년 자신을 괴롭히던 같은 반 급우에게 제초제 음료수를 먹여 복수하려고 했던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교내 권력 1인자가 제초제가 든 음료수를 마시고 병원에 입원하자 2인자인 양훈(이이경)이 그의 자리를 대신한다. 양훈은 재영(이원근)에게 일명 '빵셔틀'을 시키며 그를 괴롭히고 폭력을 행사한다. 양훈의 괴롭힘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자신이 짝사랑하는 여학생 보영의 뒤를 밟게 하며 재영을 점점 구렁텅이로 밀어 넣는다.

괴물들 스틸 / 사진=리틀빅픽처스 제공



재영은 양훈에게 벗어나려고 발버둥을 치지만 학교 선생님, 부모님 등 그 누구도 그를 도와주지 않는다. 결국 재영은 보경과 똑같이 생긴 정신지체 장애를 가진 예리를 이용해 그 상황을 모면하려고 하고, 그는 점차 괴물로 변해간다.

'괴물들'은 약자를 대상으로 발현되는 폭력의 속성과 쉽게 벗어날 수 없는 폭력의 굴레를 사실적으로 그렸다. 순수한 10대 청소년들이 학교라는 사회 안에서 살아남기 위해 각자의 생존 방법을 모색하는 모습은 그들을 방관한 어른들 향해 무언의 메시지를 남긴다. 결국 어른들도 학교폭력에 일조한 '괴물들'이었다는 것을 보여주며, 학교폭력의 결과는 얼마나 처참한지 경종을 울리게 한다.

특히 이원근과 이이경의 연기는 빛을 발한다. 끊을 수 없는 폭력의 사슬에 묶인 청소년들의 불안한 눈빛과 급변하는 감정의 변화를 세심하게 그려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괴물들'을 연출한 김백준 감독은 "이 영화는 학교폭력 피해자들에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에 가까운 위로"라고 밝혔다. 그의 말처럼 이 영화는 폭력을 외면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임을 강조하며 외면 받은 그들을 향해 위로를 건넨다. 8일 개봉. 러닝타임 102분.




이채윤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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